몇 년 전까지 만해도 PC시장의 강자는 당연 마이크로소프트(MS)였다. 하지만 지금 그러한 질문을 던졌을 때 많은 이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인다. 모바일부터 시작된 애플의 힘이 PC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만큼 MS의 영향력은 주춤해졌고, 애플의 힘은 강해졌다. 스마트폰, 태블릿, 맥, 맥북까지 전 분야에 걸쳐 애플은 지금도 힘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가만히 있을 MS가 아니다. 오는10월, MS는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우8을 들고 나오며 기존의 힘을 찾아 과시한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애플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내세운다. 그 근거 또한 합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야기하는 윈도우8에 걸고 있는 자신감은 무엇일까?
윈도우8에 대한 성공 가능성은 총 4가지로 초점을 맞춰 설명할 수 있다. 새로운 운영체제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기존 운영체제와 비교해 변화가 크고 태블릿 기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점, 기기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기기간 호환성이 크다는 점이다. 또 윈도우8을 넣은 새로운 기기가 제조사별로 다양하게 출시되고, 애플의 또 다른 힘이었던 앱스토어도 MS스타일로 새롭게 탄생해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기존 윈도우와는 다른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우8의 변화’
윈도우8은 기존 윈도우 시리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바탕화면에 시작버튼, 작업표시줄, 다양한 아이콘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윈도우7과 다르게, 새로운 운영체제는 태블릿에서 유용한 메트로 UI가 추가됐다. 메트로 UI는 터치 사용이 강화된 인터페이스로, 정리되어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손으로 쓸어 넘기거나 앱을 따로 구성, 선택할 수 있다. 커지는 태블릿 시장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인다.
물론 기존에 이용해 오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서도 사용하기 좋게 바탕화면의 윈도우의 모습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PC사용자는 물론 이동성이 강화된 태블릿 유저까지 매혹시키기 좋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MS측은 ‘도스(DOS)에서 윈도우로 바뀐 것만큼 혁신적 변화가 있는 운영체제가 윈도우8’이라고 설명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이동식 기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현 추세에 맞춰져 설계됐기 때문이다.
▲ 이동성이 강화된 태블릿 시장에서 ‘윈도우는 안 된다’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메트로 UI를 볼 수 있는 서피스.
<>윈도우8이면, 어떤 기기든 상관없다, 폭 넓은 호환성
더욱이 윈도우8은 기기를 구분하지 않고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폴더를 꺼내고 수정, 정리할 수 있다. 태블릿에서 메일을 보내고, 원하는 파일을 바탕화면 어딘가에 저장했어도, 데스크톱에서 동일하게 파일을 보고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과 노트북 어떠한 기기에서도 다 통용되는 일이다.
현재 IT기기를 좋아하는 이들을 보면 회사와 집에는 데스크톱과 노트북이, 가방과 주머니 속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자리하고 있다.
MS윈도우, 애플 iOS 등 서로 다른 기기 속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에 하나의 파일을 공유하려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따로 액션을 취하지 않는 이상 4개의 기기에서 같은 파일을 보긴 쉽지 않다. 하지만 MS 윈도우8을 이용하면 이러한 고민이 한번에 해결된다. 태블릿, 스마트폰, 노트북, 데스크톱 모두 윈도우8이 깔려 있으면 무엇을 저장하든 어디를 가든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게 잘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적응해야 하는 어른들에겐 그야말로 괜찮은 운영체제라 할 수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하나로, ‘하이브리드PC’ 출시
최근 노트북과 태블릿을 하나로 합친 새로운 PC가 공개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소니, HP, 레노버 등 굵직한 노트북 제조사들이 키보드는 달았지만, 디스플레이를 분리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출시한다고 밝힌 것. 이들 제품은 윈도우8에 맞춰 세상 빛을 보게 될 만큼 윈도우8에 최적화되어 있다. PC와 태블릿 어느 것에서도 사용하기 좋은 윈도우8의 특성을 한껏 이용한 것이 이들 제품의 특징이다.
▲ 하이브리드PC는 가벼움을 상징으로 하고 있어 비즈니스 맨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S가 공개했던 서피스처럼, 태블릿과 노트북을 혼합한 기기로 유저들의 IT기기 구매 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톱 4개를 구입하는 것이 아닌 3개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있지만, ‘태블릿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유저들에게는 더욱더 유혹적이다.
<>결제시스템도 넣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앱스토어 강화
애플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에는 탄탄한 기기와 디자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꾸렸던 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MS 또한 이를 모르지는 않는다. 10월 출시될 윈도우8에는 다양한 앱이 담긴 앱 장터를 볼 수 있게 된다. 그 속에는 애플과 안드로이드에서 보았던 생활에 꼭 필요한 앱부터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앱까지 다양하다.
이를 위해 MS는 오래 전부터 회의와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또 각 회사의 개발자들이 한데 모아 새로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고, 기업들이 그 속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까지 만들어놨다. 지금도 해커톤이라는 단어를 내걸고 앱 개발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소비자와 기업이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이익 구조를 기분 좋게 넓혀놨다. 이에 대해 MS측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볼 수 없는 이윤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MS가 추산하고 있는 윈도우 유저는 10억 명이다. 이를 타깃으로 앱 생태계 조성만 잘 된다면 PC는 물론 이동식 기기 시장에서도 군림할 수 있는 최고의 운영체제가 된다.
▲ MS가 앱 개발 행사를 진행한 해커톤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