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게임 유저들을 잠못 이루게 만든 배틀필드의 최신 버전 '배틀필드4'가 정식 서비스에 들어감에 따라 게임 마니아들은 물론 PC 업계 또한 반색을 표하고 있다. 배틀필드는 최신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실감나는 스토리, 화려한 그래픽으로 최고의 FPS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반영이라도 하듯 배틀필드4는 출시 당일 PC 게임으로는 드물게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게다가 이번 버전은 전작에 비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프로스트바이트3 엔진으로 한층 사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고, 탄탄해진 스토리와 밸런스 조절, 다양한 무기 옵션이 더해져 최근 화두로 꼽히는 GTA5의 대항마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배틀필드4는 이전 버전들이 그래왔듯 당대 최고의 그래픽 품질을 자랑한다. 제작사인 다이스(DICE)가 야심차게 개발한 프로스트바이트3 엔진을 탑재해 하나의 반응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오브젝트 파괴 효과로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

PC 업계가 배틀필드에 기대를 거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서 꼽을 수 있다. 매번 향상된 그래픽을 구현하다 보니 요구하는 PC의 사양도 상당히 높다. 특히 게임 구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래픽카드의 경우 더욱 그렇다. 결국 배틀필드의 최신 버전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PC가 필요하고, 소비자들은 이를 위해 업그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PC 업계에서는 배틀필드가 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업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틀필드4에 최적화된 그래픽카드를 찾아보자.

그렇다면 배틀필드4를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할까? 여러 하드웨어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벤치마크 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다들 부품의 사양이 너무 높다보니 쉽사리 업그레이드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이에 중급형 CPU에 그래픽카드를 바꿔 사용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에 대해 테스트를 통해 알아봤다.

테스트 제품으로는 엔비디아 제품 5종(지포스 GTX770 / GTX760 / GTX660Ti / GTX660 / GTX650Ti Boost 2GB)과 AMD 제품 3종(라데온 R9 280X / 270X / HD7850 2GB)을 꼽았다. 각 제조사의 최고 사양 제품인 R9 290X와 지포스 타이탄/GTX780은 추후 별도의 테스트를 통해 결과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아쉽게도 배틀필드4는 이전 버전이 그랬듯 별도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내장하고 있지 않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쉽게 성능을 알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보니 동일한 챕터에서의 반복 플레이를 통해 평균 프레임을 구해야 한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라면 각 챕터마다 프레임 편차가 상당히 커 동일한 결과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각 챕터마다 상당한 프레임 편차를 보여줬다. 본 테스트는 싱글 캠페인 모드의 챕터 5에서 각각 3회 이상 실행 후 평균 값을 기록했다.

<테스트 사양>
- CPU : 인텔 코어i5-4세대 4570 (하스웰)
- 메인보드 : ASUS H87-PRO STCOM
- 메모리 : G.SKILL 8GB DDR3-2133 (4GBX2)
- 그래픽카드 : 엔비디아 지포스 GTX770 / GTX760 / GTX660Ti / GTX660 / GTX650Ti Boost 2GB
                    AMD RADEON R9 280X / 270X / HD7850
- SSD(HDD) : 인텔 335 시리즈(240GB)
- Power : FSP AURUM 시리즈 Gold 600
- 운영체제 : 윈도우7 64bit
- 드라이버 : AMD 카탈리스트 13.11 beta / 엔비디아 지포스 331.65

1920X1080 해상도에서 돌려보자

먼저 1920X1080의 해상도에서 옵션별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참고로 배틀필드4의 그래픽 옵션은 자동으로 낮음/중간/높음/최고 옵션을 설정할 수 있고, 사용자 지정으로 세세하게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테스트는 중간과 높음, 최고의 세 가지 단계를 설정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먼저 최고(Ultra) 옵션에서는 AMD R9 280X가 51.4 프레임으로 가장 높은 성능을 기록했고, GTX770이 49프레임으로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다음으로 GTX760과 R9 270X, GTX660Ti 등의 순으로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중보급형으로 꼽히는 라데온 HD7850 2GB와 GTX650Ti Boost 2GB는 30프레임 이하를 기록해 최고 사양에서는 원활한 플레이가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CPU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무엇보다 280X의 활약이 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80X는 가격면에서 GTX760의 경쟁 상대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TX770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줬다는 점은 가격대비 성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다음으로 높음 옵션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패턴은 앞서와 비슷했지만, GTX770이 280X를 근소하게 앞섰다. 아울러 최고 옵션에서 힘든 모습을 보여줬던 HD7850과 GTX650Ti Boost가 40프레임 내외를 기록해 '해볼 만하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중간 옵션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는 높음 옵션보다 평균 20~30 프레임이 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결과는 역시 앞선 테스트와 동일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안티앨리어싱을 끄고, 텍스처 품질을 낮췄으니 당연한 결과일 수는 있으나 그래픽에 민감한 유저라면 밋밋한 화면에 다소 실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세세한 그래픽 효과보다 게임 진행 자체에 더 의의를 둔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높음 옵션이라면 상당한 퀄리티의 화면을 보여주면서 중급형 그래픽카드로도 원활하게 돌릴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타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60X1440 해상도에서 돌려보자

다음으로 초고해상도인 2560X1440에서 플레이를 진행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옵션에 따른 편차 못지 않게 해상도의 변화에 따른 프레임 차이도 상당히 크다. 최근 여러 비율로 2560 이상의 해상도를 찾는 유저들이 많아졌지만, 해상도가 늘어남에 따른 프레임 하락은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배틀필드4 역시 다르지 않았다. 1920X1080 해상도와 비교해 모든 옵션에서 약 40%에서 많게는 절반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먼저 최고 옵션일 경우 거의 모든 제품이 원활한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의 프레임을 기록했다. 그 중 280X와 GTX770이 선전했지만, 이밖에 거의 대부분의 제품들은 20 프레임을 밑돌아 실질적인 플레이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2560X1440의 해상도에서 최고 옵션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최소 R9 290X나 지포스 타이탄 정도의 제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높음 옵션에서는 비교적 원활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R9 280X나 GTX770이 50 프레임 내외로 원활한 구동이 가능했고, 이밖에 다른 제품들도 비교적 높은 프레임을 기록했다. 물론 싱글 캠페인 모드임을 감안하면 멀티플레이에서는 이와 다른 양상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중간 옵션에서는 모든 제품이 문제없이 돌아갔으며, 그 중에서도 280X와 GTX770은 70 프레임 이상으로 빠른 속도를 보여주며 하이엔드 제품으로써의 위상을 세웠다. 하지만 해상도가 올라간 만큼 그래픽 품질이 더욱 신경쓰이는 점은 어쩔 수 없기에 중간 옵션으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가격대비 성능으로 본 배틀필드4용 그래픽카드는?

끝으로 배틀필드4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각 그래픽카드의 가격대비 성능을 계산해봤다. 기준은 1920X1080 해상도의 높음 옵션의 프레임 결과로 잡았다. 가격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최저가를 기준으로 인기 순위 상위 1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을 산출했고, 이를 1만원으로 환산해 계산했다.

그 결과 하이엔드 제품(GTX770 / 280X / GTX760) 군에서는 280X가 1.82로 가장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줬고, 중고급형 제품 중에서는 270X가 2.13으로 절대적인 우세를 보여줬다. 참고로 270X는 24만원 대의 평균 가격에도 불구하고 31만원 대의 GTX760과 10% 내외의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가격적인 성능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임을 입증했다. 또한 라데온 HD7850 2GB 제품 역시 2점의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줘 중급형 제품 중 가장 뛰어남을 증명했다.
 

	GTX770	280X	GTX760	270X	GTX 660Ti	GTX660	HD7850 2GB	GTX650Ti Boost 2GB
평균 가격 (원)	486239	384988.8	313270	247414.3	287910	224337	201053	190990
1만원당 성능	1.46	1.82	1.81	2.13	1.63	1.92	2.01	1.93

배틀필드4에 최적화된 AMD 그래픽카드

테스트 결과에서 보았듯 배틀필드4를 돌리기에 최적화된 제품은 AMD 라데온 시리즈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새롭게 출시된 R9 시리즈는 절대 성능은 물론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도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배틀필드4에 가장 어울리는 제품임을 입증하고 있다.

AMD의 그래픽카드가 이처럼 좋은 결과를 보여준 데에는 하드웨어적인 우수성도 있지만, 게임 개발사와 협업을 통해 라데온 제품을 최신 게임에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번 R 시리즈부터 게임 개발자를 위한 API 멘틀을 지원한다. 이는 게임 개발사가 콘솔용 게임을 PC 게임으로 더욱 원활하게 전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이번 배틀필드4에도 적용됐다.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배틀필드4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이러한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배틀필드가 이제 막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AMD와 엔비디아 모두 드라이버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배틀플드4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솔루션이 AMD R 시리즈라는 데에는 이견을 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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