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제품이지만, 중소업체가 생산하는 휴대폰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이른바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제조사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고 있다. 국내에서 불고 있는 중소 휴대폰 업체들의 조용한 반란을 점검해 봤다. <편집자주>
[미디어잇 이진]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의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중저가폰이 뜨고 있다. 고사양에만 눈길을 주던 소비자들이 저렴하면서도 쓸만한 단말기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렴한 통신료를 내세운 알뜰폰 시장의 확대가 중소 제조사의 휴대폰 판매량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값싼 통신료·스마트폰 구매하는 트렌드 이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572만6538명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458만3890명이었음을 고려하면 10개월 새 114만 2648명이나 늘었다. 국내 통신시장에서의 알뜰폰 가입자 비중도 9.77%에 달하며, 연내 10% 돌파가 유력하다.
알뜰폰 시장은 특성상 '저렴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형성되고 있다. 처음 알뜰폰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통신료만 저렴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휴대전화도 저렴하면 좋겠다는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은 소비자들의 사정에 따라 희망하는 단말기 종류가 다양하다.
10대 청소년들은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만큼 간단한 카카오톡 등 앱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전화통화 등 기본기에 충실한 제품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60대 이상 성인들의 경우, 전화통화가 가능한 동시에 FM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는 기능이면 된다는 이도 많다. 굳이 값비싼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알뜰폰에서도 이들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며, 맞춤형 제품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눈에 띄게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알뜰폰 시장 확대가 중소 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치마켓 겨냥한 휴대전화 '인기몰이'
이같은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니치마켓을 만들고 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가 있다면 얼마든지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는 새로운 수요를 만든 것이다.
중소 휴대폰 업체들은 이같은 변화를 고려,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용 휴대폰을 내놓고 판매량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SK텔링크가 판매하는 '열공폰(열심히 공부하는 폰)'으로 불리는 '제로폰'을 들 수 있다. 국산 업체 비츠모가 제조한 3G폰인 제로폰은 통화와 메시지, 일정관리, FM라디오, MP3플레이어, 카메라 등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다. 중고생들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에 과몰입된 나머지 학업에 열중하지 못할 수 있는데, 제로폰의 경우 이같은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비스텔이 만든 '싸이너스 F6'도 관심 대상이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지만 내장 메모리가 4GB에 불과해 고사양 게임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 대신 카카오톡 등 기본적인 메신저 앱의 이용은 편리한 만큼,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부담이 없다.
중소업체 중 가장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 제품으로는 TG삼보가 출시한 LTE 스마트폰 '루나'를 들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닮은 루나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사양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SK텔레콤에 이어 알뜰폰 업체들도 판매를 시작한 후 대기업 제품 못지않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루나는 SK텔레콤을 통해 15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알뜰폰 업체들이 가세한 후 판매량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중소 업체의 휴대전화 중 루나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중고생이나 어르신들을 겨냥한 특화 폰의 인기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향후 중소 업체들은 니치마켓 공략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i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