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건전지 2개와 모터로 움직이는 4륜구동 미니카 ‘미니사구'는 30~40대 남성들에게 어린시절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이다. 미니사구는 타미야가 만든 전동 4륜 구동 미니카로 조종하는 것이 아닌 트랙 벽에 부딪히면서 골 지점을 향해 빠르게 주행하는 작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로 트랙을 달리는 것이 특성이다.
▲ '미니사구 재팬컵 2014 트랙 영상/ 타미야 제공'

미니사구 재팬컵 2015 트랙 / 타미야 제공
▲ 미니사구 재팬컵 2015 트랙 / 타미야 제공
미니사구에 손을 대면 필연적으로 미니사구 대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대회에서 자신이 가진 차보다 몇 배나 더 빠르게 달리는 차를 보고 놀라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미니사구 초보가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빠른 차를 만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돌발상황이 많은 대회인 만큼 차량에 기본적인 튜닝을 가하면 우승은 아니라도 준우승 정도는 노려볼 수 있다.
스탠다드 클래스에서 최대 시속 40km라 알려진 나만의 튜닝 미니사구 차량을 만드는 방법을 정리했다.
미니사구는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타미야의 미니사구는 경기 내용에 따라 크게 ‘스피드', ‘점프' 두 가지 타입으로 차량을 튜닝할 수 있다. 스피드 타입은 말 그대로 최고 속도를 겨루기 위한 차량이며, 점프 타입은 ‘드래곤백'등 굴곡이 있는 코스에서 차량이 점프해도 안정적으로 착지해 달릴 수 있도록 세팅한 차량을 말한다.
한국타미야가 주최하는 미니사구 경기는 속도 경쟁 중심의 ‘스탠다드', ‘오픈' 클래스, 점프, 코너링 등 테크니컬 주행 성능을 겨루는 ‘아시아', ‘월드' 클래스로 나뉜다. 미니사구의 본고장인 일본의 경우 점프 코스가 반드시 포함되며 결과적으로 차량 속도도 빨라야 입상할 수 있다.

▲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미니사구 차량은 타미야가 정한 규격에 맞춰야 한다.
▲ 점프 타입 미니사구 끝판왕의 자태.
▲ 스피드 타입 미니사구 끝판왕, 대회 차량 규정을 맞추기 위해 페이크 타이어를 끼운 것이 보인다.
미니사구 초보가 대회에 참가하려면 차량을 어떻게 튜닝해야 하나?
미니사구는 차량을 어떻게 튜닝 했느냐가 대회의 승패를 가로 짓는 요인이다. 주인의 손을 떠나 트랙 위를 달리기 시작한 미니사구는 차주의 능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차량의 성능과 특성에 의존해 내달리기 때문이다.
미니사구 차량 튜닝은 실제 레이싱 자동차처럼 다양한 곳에서 세밀한 조절이 가능해 마치 하나의 전문가 영역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미니사구 끝판왕'이라 불리는 차량을 살펴보면 분명 타미야 공식 부품이 쓰이긴 했지만 한땀한땀 차주가 만들어낸 창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차량의 외모 또한 우리가 흔히 보는 미니사구 차량과는 많이 다르다.
홍기혁 한국타미야 미니사구 담당은 미니사구 초보자에게 ‘나사식 튜닝'을 권했다. 나사식 튜닝은 시중에 판매되는 공식 부품을 이용해 끼우고 나사를 조이기만 해 쉽게 완성시킬 수 있는 튜닝 방법을 말한다.
1. 차체(섀시)
미니사구 차량의 몸체인 섀시는 제품별로 각각의 주행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속도 위주의 스피드 타입 차량에는 ‘슈퍼2’가, 점프 등 테크니컬 주행에는 ‘MA’, ‘MS’등 프로 섀시가 많이 사용된다.
슈퍼2 섀시는 모터와 기어박스가 차량의 뒷 부분에 위치해 있어 가속 성능이 뛰어나지만 주행 안정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MA-MS 프로 섀시는 모터가 중간에 배치되고 차체가 넓어 주행 안정성이 높은 반면 가속 성능이 슈퍼2 섀시에 비해 뒤쳐진다.
슈퍼2와 같이 모터가 뒤에 있는 섀시는 리어 브레이크나 롤러 각도를 조절해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차량을 튜닝하면 되고, 모터가 중간에 있는 MA-MS 프로 섀시는 최고 속도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게 하는가가 차량 튜닝의 핵심 포인트가 된다.

▲ 슈퍼2 섀시, 모터와 기어박스가 차량 뒷 부분에 위치해 가속 성능이 뛰어나다.

▲ MA 프로 섀시, 모터가 차량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차체 폭이 넓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2. 범퍼 & 롤러
경기 트랙을 물고 달리는 미니사구은 가볍고 탄탄한 범퍼와 트랙 코너 벽을 부드럽게 치고 통과할 수 있는 롤러 성능이 중요하다.
미니사구 앞 뒤에 붙는 범퍼는 가볍고 강성이 좋은 ‘카본 범퍼'를 권한다. 롤러는 중심축에 베어링이 탑재된 롤러가 차량의 스피드와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롤러 상단이나 하단에 붙이는 스테빌라이저도 필수 튜닝 항목이다. 미니사구의 스테빌라이저는 차량의 코스 이탈을 막아준다.

▲ 카본 범퍼(왼쪽)와 FRP범퍼(오른쪽)
미니사구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다양한 방식과 부품을 이용해 롤러를 만드는데, 차량의 앞 왼쪽에는 보통 롤러 보다 구경이 작은 롤러 혹은 베어링만 끼워 달리기도 한다. 앞 윈쪽 롤러 구경이 작으면 좀 더 빠른 속도로 코너 주행이 가능한데, 선수들은 ‘830규격’ 베어링을 선호한다.

▲ 830규격 베어링
▲ 미니사구 롤러

▲ 다양한 형태의 미니사구 롤러
3. 타이어
미니사구 타이어는 크게 가운데가 볼록 튀어 나온 ‘베럴 타이어'와 평평하게 만들어진 ‘로우하이트 타이어'로 나뉜다. 베럴 타이어는 스피드 타입 차량에 주로 쓰이며, 로우하이트 타이어는 점프 타입에 주로 사용된다. 이들 타이어는 강도에 따라 하드 타입과 소프트 타입으로 나뉘는데 표면이 딱딱한 하드 타입이 코너링과 빠른 주행에 유리하다. 소프트 타입은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 로우하이트 타이어(왼쪽)와 베럴 타이어(오른쪽)
4. 베어링
미니사구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만큼 차량 내부에 고속으로 회전하는 부품이 많다. 이들 부품에 마찰을 줄여주는 ‘베어링'을 사용하면 모터 등 차량 구동부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베어링은 미니사구의 타이어가 연결되는 차축에 ‘AO파츠 620' 베어링을 반드시 끼워주고, 기어박스 내부 기어 부품에도 베어링을 장착하는 것이 빠른 속도를 이끌어 내는데 유리하다.

▲ AO파츠 620 베어링
5. 기어, 모터
미니사구 패키지에는 바퀴 구경이 큰 미니사구 차량에 ‘4:1 파워기어'가, 바퀴가 작은 차량에 ‘3.5:1 고속기어'가 기본 제공된다. 스피드 타입은 바퀴 구경이 크면서도 빠르게 바퀴를 굴려줘야 하는데, 이 때 기본 제공되는 4:1 파워기어가 아닌 조금 작은 3.5:1 고속기어를 끼워주는 것이 좋다.

▲ 미니사구 기어박스
▲ 고속기어
초보자에게는 ‘아토믹 모터'가 유리하다. 아토믹 모터는 ‘스탠다드 클래스’ 경기 종목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터로, 토크(파워)와 고속회전(스피드)를 모두 잡은 밸런스 타입의 구동 부품이다.
‘불소 코팅'된 기어봉도 스피드 향상에 도움을 준다. 불소 코팅된 기어봉은 부품 마찰을 줄여 기어를 좀 더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 아토믹 모터
6. 샤프트
‘샤프트'는 차체와 바퀴가 연결되는 차축과 모터-기어박스에서 바퀴로 힘을 전달하는 기어봉 등에 쓰인다. 이들 부품은 메탈 소재로 만들어져 무거운데, 미니사구 대회에서는 보다 가벼운 차체를 만들기 위해 속이 빈 ‘중공 샤프트'를 사용한다. 중공 샤프트 무게는 일반 철제 샤프트 대비 2/3 수준으로 가벼운 것이 특성이다.

▲ 중공 샤프트, 속이 비어있어 가벼운 것이 특성이다.

▲ 홍기혁 한국타미야 미니사구 담당이 추천하는 '슈퍼2 섀시'용 튜닝 부품들.

▲ 홍기혁 한국타미야 미니사구 담당이 추천하는 'MA프로 섀시'용 튜닝 부품들, 아토믹 모터까지 더하면 약 12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미니사구는?
미니사구는 일본 타미야가 만든 전동 미니카로 1980년대 청소년층에게 큰 인기를 끈 상품이다. 2개의 건전지로 움직이는 미니사구는 1968년 ‘퀵레이서'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현재의 미니사구처럼 하이파워기어 구성에 낮은 무게중심을 갖춘 4륜구동 차량은 1982년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타미야는 미니사구 이벤트와 공식대회를 전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MA섀시를 바탕으로 제작된 '라이즈 엠페러' 미니사구 (이미지=타미야)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