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의 유니텔 접속 프로그램, UNIWIN. 커버 모델이 무려 김희선 씨였다.

<< 이미지출처 : http://help.unitel.co.kr/help/uniwin.jsp >>

전화선을 모뎀에 꽂아 ‘유니텔’이란 PC 통신을 사용할 때는, 비키니를 입은 모델의 사진 한 장을 받는 데에도 20여 초가 걸렸던 때가 20여 년 전이었다. 지금은 1기가비트, 약 125MB의 용량을 1초 만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기가인터넷 시대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지역 한정으로 약 12만 원의 이용료를 내야 이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선 대부분의 지역에서 월 3만 원대의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 (2년 이상 약정 기준)

최근 몇 년 내 출시된 대부분 메인보드는 기가 인터넷을 지원하지만, 유무선 공유기는 아직도 유선 속도 100Mbps인 제품이 주력이다.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고성능 공유기도 함께 준비해 PC는 물론 모바일 기기로도 굉장한 속도를 만끽해 보자.

유선보다 중요해진 무선 성능

1인 1PC 시대인 지금, 유선보다 무선인터넷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기자의 가정에선 PC와 노트북이 한 대씩 있고, 4대의 스마트폰과 2대의 태블릿 PC를 사용한다. 최근 100Mbps 서비스에서 500Mbps급으로 한 단계 높이면서, 사용 중이던 구형 공유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유선 1Gbps, 무선 약 860Mbps를 지원하는 공유기로 교체하고 나서야 PC와 스마트폰 모두 제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고급형뿐 아니라 대부분의 중저가형 이상의 유무선 공유기들은 최신 규격인 802.11ac를 지원한다. 안테나가 2개 이상인 공유기는 2.4GHz와 5GHz 망을 함께 지원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신호를 잡아 효율적인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2.4GHz는 오랫동안 사용돼 오면서 망 자체가 포화상태이긴 하지만, 공유기와 먼 거리에선 5GHz보다 신호가 안정적이다. 5GHz는 주파수 간섭이 적어 쾌적하지만, 장애물에 의해 신호의 강도가 많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니 공유기와 가까운 곳에선 5GHz 신호를, 먼 곳에선 2.4GHz 신호를 잡아 사용하면 된다.

혹 집이 넓은 편이고 방이 많아 벽과 같은 장애물 때문에 무선 신호를 멀리까지 보내지 못한다 해도 답은 있다. 중계기, Extender 등으로 불리는 무선 신호 확장기를 중간에 설치해 주면 된다. 무선 신호는 시멘트벽 2개를 넘으면 급격히 약해지는데, 두 번째 벽에 있는 콘센트에 확장기를 꽂아 신호를 중계해 주면 벽 너머까지 안정적인 신호를 잡을 수 있다. 여기 소개하는 고성능 공유기를 사용한다 해도, 사용하는 범위 자체가 넓을 때는 확장기가 필요하다. 공유기 2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용도 덜 든다.

무선 최대 3167Mbps, 초고속 Wi-Fi : ASUS RT-AC88U

공격적인 디자인이 특징인 에이수스의 ‘RT-AC88U’는 최대 3,167MHz의 속도를 바탕으로 강력한 게임 및 4K 스트리밍 네트워크 성능을 낼 수 있는 고성능 공유기다. PC와 모바일 기기, 게임 콘솔 등 무선 연결이 가능한 모든 기기의 네트워크 성능을 끌어낼 수 있고, 특히 게임에 최적화된 Adaptive QoS 기능으로 상황에 따라 파일 전송, 게임, 미디어 스트리밍 등 어떤 작업에 대역폭을 우선 할당할지 설정할 수 있다.

RT-AC88U는 윈도, 맥, 리눅스 등 어떤 OS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iOS와 안드로이드 등 양대 모바일 OS도 문제없이 지원한다. 4개의 고성능 안테나로 무선 신호를 최대 500㎡ 범위까지 보낼 수 있어, 장애물이 많지 않다면 대형 주택이나 다층 건물도 커버할 수 있다. 고성능 공유기 고유의 장점인 빔포밍 기능으로, 연결된 기기의 위치를 추적하며 무선 신호의 강도를 알아서 조절해 준다.

보통의 공유기의 LAN 포트는 4개를 지원한다. 사실 PC와 노트북에 하나씩 꽂으면 모자란 숫자는 아닌데, 사무실 등지에서 사용하기엔 조금 부족할 수 있다. RT-AC88U는 8개의 LAN 포트를 지원해 PC 두 대와 노트북 두 대, IPTV까지 연결해도 넉넉하다.

모바일 앱으로 공유기 설정을 간편하게 컨트롤할 수 있고, ASUS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AiCloud’를 이용하거나 네트워크 서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 중인 NAS에 연결했을 때는 2개의 LAN 케이블을 하나로 묶어 주는 Link Aggregation을 지원해 대역폭을 2Gbps까지 늘릴 수 있다. 기껏 기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적어도 그 속도를 90% 이상은 활용해 줘야 인터넷 서비스나 공유기에 아깝지 않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RT-AC88U는 전면 LED로 동작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면 우측의 커버를 열면 USB 3.0 포트를 볼 수 있고, 우측의 2개 스위치로 전면 LED와 무선 신호를 on/off 할 수 있다. 후면 인터페이스는 왼쪽부터 차례대로 리셋 버튼, WPS 버튼, USB 2.0 포트, 8개의 LAN 포트, WAN 포트, 어댑터 포트와 전원 버튼이다.

연결된 기기에 신호 직접 전송, 빔포밍 : D-LINK DIR-885L

ASUS 공유기 못지않게 우주선처럼 생긴 DIR-885L은, 4Tx-4Rx를 지원하는 4개의 안테나가 자랑이다. 1.4GHz 속도의 듀얼 코어 프로세서와 256MB RAM의 조합으로 802.11ac 2,167Mbps와 802.11n 1,000Mbps, 무선 속도 최대 3,150Mbps를 내 준다. 차세대 표준인 IPv6도 지원하니 업그레이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DIR-885L의 VPN 기능과 USB 미디어 서버 기능을 비롯해 공유기에 연결된 PC의 전원을 컨트롤하는 ‘WOL’ 기능, 제조사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 등 유용한 기능이 많다. 연결된 기기에 강한 신호를 보내주는 빔포밍 기술, 기기 여러 대가 연결돼 있어도 신호 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스마트커넥트 기술 등도 쓸 만하다. 기가비트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한 번에 9,000바이트씩 데이터를 전송해 주며 속도 저하를 막아준다.

 
양대 모바일 OS 마켓에서 공유기 관리용 ‘mydlink lite’ 앱을 받으면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DIR-885L의 첫 설치 및 설정이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공유기에 접속하는 기기들을 알려주고, 모르는 기기의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 접속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모바일 관리 앱에서 교체할 수 있다. 더불어 같은 기기라도 한 대 한 대에 고유의 무선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어 보안 역시 강력하다.

스텔스 전투기를 보는 듯한 본체와 붉은 컬러가 인상적이다. 4개의 안테나 모두 방향 설정이 자유롭고, 원하는 쪽으로 지향해 더 강력한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후면의 인터페이스는 보이는 그대로이고, 넓은 사무실에서 신호 확장기를 사용할 땐 왼쪽의 WPS 버튼으로 간단히 설정할 수 있다. 

3개의 Wi-Fi 밴드 적용, 최대 3.2Gbps : 넷기어 Nighthawk X6 Tri-Band R8000

위에서 보면 다리 6개의 거미처럼 보이는 넷기어의 ‘Nighthawk X6 Tri-Band R8000’(이하 나이트호크 X6)은 ‘IoT를 위한 공유기’를 표방하는 고성능 공유기다. 이름처럼 2.4GHz 1개, 5GHz 2개로 묶인 트라이밴드 WiFi로 600 + 1,300 + 1,300, 최대 3.2Gbps의 무선 속도를 지원한다.

2개의 USB 포트(3.0 x1, 2.0 x1)로 데이터의 공유가 간편하고, USB 3.0 포트에 저장장치를 연결하면 네트워크 외장 하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넷기어의 ‘ReadyShare’ 기능을 통해 무선 프린터, DLNA 미디어 서버, iTunes 서버도 지원한다. 무료 앱을 통해 나이트호크 X6에 연결된 PC의 자료를 USB 포트에 연결한 저장장치로 자동 백업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이트호크 X6는 빔포밍 기술과 스마트 커넥트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돼 있다. 연결된 기기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에 따라 자동으로 QoS를 적용해, 영상 스트리밍이나 게임 등의 높은 트래픽도 소화할 수 있다. 내외부 네트워크를 구분해 관리할 수 있고, HTTP, HTTPS, FTP를 통한 파일의 업로드 및 공유도 가능하다. WPA/WPA2와 802.1x RADIUS 인증으로 보안 수준도 높은 편이다. 모바일 관리 앱 지원은 물론이다.

접혀 있는 안테나는 양쪽으로 한껏 젖혀 무선 신호 범위를 넓힌다. 가운데에 배치된 LED로 동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앞쪽의 삼각형 버튼은 무선 신호 on/off 버튼과 WPS 버튼이다. 후면에는 전면 LED on/off 버튼을 포함해 일반적인 공유기 배열이다. 

기획,편집/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테크니컬라이터 정환용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