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지에 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정말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올여름엔 거창한 휴가는 못 갈 것 같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 그렇다고 이 더위를 견디며 집에만 있을 순 없다. 나처럼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친구와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기왕 가는 물놀이 화끈하게 놀아보자. 예쁜 수영복은 기본일 테고 물놀이용품이 필요하다. (편집자 註:앞서 언급된 '예쁜 수영복'은 필자의 다이어트가 전제되어야 할 것임.)

▲ 여름엔 그냥 무턱대고 시원한 물총을 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사진은 지난 신촌 물총축제. 내년엔 꼭 참가하고 말리라!

< 이미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

놀이 시설이 뻔한 수영장에서 재미있게 놀기 위해선 ‘핫 아이템’이 필요하겠다. 워터슬라이드에서 망가지는 것도 지겹고, 모히토 쪽쪽 마시며 있어 보이는 포즈로 선텐하는 것도 지겹다. 그런 뜻에서 올여름, 수영장을 평정할 아이템으로 물총을 한번 가지고 노는 게 어떨까? 지난 7월 초 신촌을 시원하게 달군 물총축제가 흥했듯이 말이다.

어디로 갈까? 서울 시내 야외 수영장 리스트

멀리 바다나 워터파크로 떠나면 좋겠지만, 나처럼 서울 붙박이인 사람을 위해 수영장 리스트부터 뽑아보겠다. 서울에 놀 곳이 없다고 누가 그랬는가. 생각보다 물놀이를 즐길 곳이 많다. 실내 수영장에선 물총을 쏘기 어려울 것 같으니, 야외 수영장만 골랐다.  

▲ 연이은 폭염에 인기 절정을 맞이한 한강 뚝섬 수영장

< 이미지 출처 : 서울시청 보도자료 > 

입장료가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 한강 수영장만 한 곳이 없다. 광나루 한강공원 수영장, 난지 한강공원 물놀이장, 뚝섬 수영장,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수영장, 잠실야외수영장, 잠원한강공원 수영장까지 총 여섯 군데의 한강 수영장이 있다. 이용요금은 성인 기준 5,000원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까지다. 위치를 따져서 가장 가기 편한 곳으로 고르면 되겠다. 혹시 물 좋은 곳을 찾는다면, 잠원한강공원 수영장이 가장 핫하다고 들었다. 아, 수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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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남훈녀들이 모인다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서울 도심 속 해밀톤호텔 수영장

< 이미지 출처 : 해밀톤호텔 홈페이지 >

좀 더 럭셔리한 수영장을 찾는다면 쉐라톤워커힐호텔의 리버파크, 반얀트리클럽앤스파 수영장, 해밀톤호텔 수영장, 롯데호텔월드 수영장 등을 추천한다. 요금은 천차만별이며 장소에 따라 술과 바비큐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나 이런 럭셔리 수영장에서는 클럽 이벤트나 각종 주류 회사에서 주최하는 다채로운 행사도 덤으로 즐길 수 있어 몸매나 외모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가보는 걸 권하고 싶다. 물론 필자는 입구에서 제지당할 수...

물놀이에 무엇이 필요할까? 아이템 리스트

즐거운 물놀이를 위해선 어떤 아이템이 있어야 할까? 수영장에서도 남들보다 유난스럽게 재밌게 놀았다고 소문이 나려면 수영복 하나만 달랑 들고가선 곤란하다. 일단 튜브부터 특별한 제품으로 골라보자.

▲ 대략 이런 그림이 그려지는 스윔라인 자이언트 백조 튜브. 다이어트가 전제.

< 이미지 출처 : 이베이코리아 >

‘스윔라인 자이언트 백조 튜브’는 성인이 올라타기에도 충분한 크기다. 작년에 플라밍고 튜브가 유행했다면, 올해는 백조를 밀어보자. 어린아이라면 두 명을 태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이즈로 수영장에서도 보트를 탄 것 같은 우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물 위에 누워서 신선놀음을 즐기고 싶다면 ‘빅마우스 피자 슬라이스 튜브’도 좋다. 길이가 무려 174cm이며, 90kg의 체중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다소 유니크한 디자인 때문에 시선을 한몸에 받을 테니 각오하시길.

▲ 선베드가 없으면 비치타올을 깔고 일광욕하자.  

비치타올은 되도록 사이즈가 넉넉한 제품으로 고르자. 하나가 물에 젖는 것을 대비해, 두 개 정도 챙겨가는 것이 마음 편하다. 몸을 닦거나 감싸는 용도로 쓸 수 있음은 물론, 선베드를 차지하지 못했을 때 깔고 앉는 용도로도 훌륭하다. 세로 길이가 140cm 정도 되는 큼직한 타올로 골라두자. 개인적으로는 ‘무한타올 카카오프렌즈 비치바스타월’이 끌린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프린트해서 재미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 10분 후 이 여성은 관리인에게 끌려 퇴장 조치당했을 것이다. 수영장에서는 수영모를 꼭 쓰자!

대부분의 수영장에선 수영모를 쓰지 않으면 입수를 제한한다. 수영장 근처의 상점에서 이상한 디자인의 수영모를 강제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미리 체크하고 챙겨두자.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에 간다면 수경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방수팩도 준비하면 좋다. 수영장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하나 준비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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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몸매 얼마에요?

마지막으로 멋진 몸매를 준비해야 하는데…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검색해도 가격 정보를 알 수 없는 것을 보니, 멋진 몸매는 구입할 수 없는 것 같다. 현질이 불가능하니 열심히 운동하거나 과감히 포기하자. 그럼 휴가까지 포기해야하나?

중한 것은 물놀이! 물총 추천 리스트

이제 수영용품은 충분히 챙긴 것 같다. 이번 물놀이의 화룡점정을 찍을 ‘물총’을 고를 차례다. 손바닥만 한 작은 물총을 상상하고 있다면 놀라게 될 것. 아주 멋지고 본격적인 전투를 위한 제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두세 번 쏘고 총알이 떨어지는 미니 물총은 시시하다. 제대로 전쟁을 즐길 수 있도록 물통 용량이 충분한 제품으로 골랐다.

▲ 요즘 물총계의 대세 아이템. 하스브로 너프 수퍼소커 버라지

오버워치 리퍼의 그것과 닮았다.

요즘 물총 업계를 평정하고 있는 하스브로의 제품들을 먼저 보자. ‘하스브로 너프 수퍼소커 버라지’는 가장 잘 나가는 제품 중 하나다. 물통 용량은 2.4L, 최대 발사거리는 무려 11.5m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완구 물총 중 가장 용량이 큰 편에 속한다. 회전식 분사기가 달려있어 3가지 발사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회전형으로 선택하면 물줄기가 원을 그리며 곡선으로 뻗어 나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발사 방식은 에어펌프형으로 앞으로 밀고 뒤로 당기며 사용하면 된다. 너프는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완구 브랜드다. 그만큼 제품의 품질도 믿을 수 있을 것.

▲ 하스브로 너프 수퍼소커 프리즈파이어. 오버워치 송하나의 그것?

더운 날씨에 맞게 아주 ‘서늘한’ 물총 싸움을 즐기고 싶다면, ‘하스브로 너프 수퍼소커 프리즈파이어’를 구입하자. 이 제품은 물통용량 680mL로 크지 않지만, 대신 프리즈라는 제품명처럼 시원하게 가지고 놀 수 있다. 물통 탱크 입구가 지름 4.2cm로 아주 넓은 편이라 물과 함께 얼음을 넣을 수 있다. 누군가 이 물총을 내게 쏜다면 피하지 않고 쫓아다닐 듯. 얼음물을 분사하다니 얼마나 시원할까! 이 제품 역시 에어펌프 방식으로 발사한다.

진정한 스나이퍼라면 에어펌프형 보다는 슈터 방식의 물총을 선호하는 법. 민첩한 슈팅 실력으로 근거리전을 원한다면, ‘하스브로 너프 수퍼소커 썬더스톰’을 추천한다. 최대 발사거리는 7.6m로 앞서 소개한 제품보다 짧지만, 에어펌프를 밀고 당기는 동작 없이 자동으로 발사되는 물총이다. 대신 AA배터리를 넣어 사용해야 한다. 물통용량은 300mL다. 너무 적다고? 대신 리필탄창을 별도로 제공한다. 심지어 물탄창을 바지에 걸어놓을 수 있는 워터클립까지 제공해, 빠른 장전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이거 하나 있으면 올여름 물놀이는 서든어택에 버금가는 스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서든어택2 말고.

썬더스톰의 용량이 아쉽다면 ‘하스브로 너프 수퍼소커 하이드로팩’을 함께 주문하자. 3L의 어마어마한 용량을 갖춘 물탱크다. 몸에 걸치는 조끼 형태인데 어린이들에게만 맞는 사이즈라 어른들은 포기하시길. 하스브로의 제품 중 아크틱샷, 썬더스톰, 스위치샷, 샷웨이브 모델과 호환된다.

좀 더 귀여운 제품을 찾는다면 미키마우스 캐릭터로 디자인된 배낭 형태의 물총도 있다. ‘아이산업 뉴 미키마우스 배낭물총’은 2L 용량의 미키마우스 물통을 가방처럼 메고, 호스로 연결된 물총을 쏘고 다니는 원리다. 3세 이상의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물통은 필요에 따라 분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비슷한 원리의 다른 디자인도 있다. ‘릴팡 마블 캡틴아메리카 배낭물총’은 물탱크가 캡틴아메리카의 방패처럼 생겼다. 물통용량은 2L이며, 이걸 가지고 다니면 캡틴아메리카가 된듯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제품 역시 물통이 분리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제품은 여태까지 중 가장 실제 총에 가까운 디자인의 ‘오로라월드 M-16 물총’이다. 이름처럼 M16에 물탱크를 달아놓을 것 같은 디자인이다. 디테일이 뛰어나 손에 잡고 쏘는 맛이 있다. 긴 몸체 덕에 옆구리에 물총을 끼고 발사할 수 있다. 신소재 플라스틱을 사용해 충격에 강하고, 크기도 다양하다. 52cm의 미니 사이즈부터 60cm의 중형, 77cm의 대형 모델까지 준비돼 있으니 원하는 크기를 선택하면 된다. 성인 남자라면 가장 큰 사이즈를 추천한다. 물통 크기도 넉넉하고, 실제 전투에 나서는 사람처럼 비장한 멋이 있다. 귀여운 물총 디자인이 어색하다면, 이 제품을 들고가면 되겠다. 밀리터리 덕후들에게 강추 아이템. 에어펌프 방식으로 발사되는 제품이다.

가장 덥지만 가장 활기찬 계절 여름이다. 부디 수영장이나 바다, 계곡에서 멋진 물총과 함께 즐거운 물놀이를 즐기시기를. 재밌게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준비운동을 꼭 해서 안전 사고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즐거움보다는 안전! 무엇보다도 안전이다!

기획, 편집/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 / 테크니컬라이터 하경화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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