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지난해보다 더 덥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덥다. 한낮에 35도를 오르내리던 더위는 밤에도 식지 않고 열대야로 이어진다. 오전 11시마다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폭염주의보와 폭염특보 알람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병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마치 적도 가까이에 온 것 같다.
▲ 출처: 다나와리서치
지속되는 무더위에 에어컨 판매량이 급상승하고 있다. 다나와리서치에서 지난 7월의 에어컨 판매량을 취합해 보니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06.5% 많은 수치. 말 그대로 두 배 이상 팔렸다. 전달인 6월보다도 87%나 늘었다. 7월 들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데다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난 것. 특히 7월 말과 8월 초에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 출처: 다나와리서치
에너지효율 별로 보면 1등급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월 37.6%에서 7월에는 64.4%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고효율 가전제품 인센티브 지원 사업 덕이다. 일반 가정의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 전환 수요를 창출하고 친환경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으로 7~9월에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구입하면 품목별, 개인별로 최대 20만 원 내에서 구매 가격의 10%를 돌려준다. 한 마디로 구입 가격의 일부도 돌려받고 전기요금도 덜 내는 것. 덕분에 판매량이 다른 등급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효율 5등급 제품의 경우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벽걸이 에어컨의 경우 5등급 제품이 1등급에 비해 두 배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유지비 측면에서는 썩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1등급에 비해 약 30~40%의 에너지를 더 소비하는 탓이다.
▲ 출처: 다나와리서치
형태별로는 벽걸이 에어컨이 잘 나간다.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 시즌에는 2-in-1 등의 멀티형이 많이 팔리다가 성수기로 진입하는 5월부터 벽걸이 에어컨이 역전하기 시작한다. 지난 7월에는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매년 이어지는 추세.
▲ 출처: 다나와리서치
국내 에어컨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0~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월간 판매량을 보면 둘이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올해 1~7월 판매량을 취합하면 삼성전자가 37%로 34%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보다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선보인 스마트에어컨 Q9000과 무풍에어컨 Q9500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59만 원대에 출시했던 이동식 에어컨 쿨프레소가 최근 인터넷 최저가 19만 원대까지 내려가면서 삼성전자 점유율에 일조했다는 것.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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