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좋은 물을 마시는 것이다. 우리 몸의 약 70%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니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전한 편이지만, 실제 음용률은 5%에 불과하다. 반면 정수기 시장은 매년 급성장 중인데, 도시에서 깨끗한 물을 마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정수기 사용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직수 방식 정수기가 대박을 터뜨리며 업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 나에게 맞는 정수기는 무엇인지 찬찬히 알아보자.
천차만별 정수기 가격, 그 기준은?
국내 정수기 시장 부동의 1위는 코웨이다. 그 뒤를 청호나이스가 뒤따르고 있는데, 두 업체 모두 지난해 금속가루 검출 논란이 불거지며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심화되며 저수조 없이 곧장 물을 따라 마실 수 있는 직수형 정수기가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덩달아 시장은 ‘1강 다중(一强多中)’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에 공을 들인 SK매직, 쿠쿠전자, LG전자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업체 수가 워낙 많은 탓에 출시되는 정수기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가장 기본 형태는 정수 기능만 담은 제품이다. 이물질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대신 물 온도 기능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냉·온수기는 여기에 온도 기능이 추가돼 정수된 물을 시원하게, 혹은 뜨겁게 따라 마실 수 있다. 현재까지도 가장 대중적인 형태로 통한다. 이후 시장에는 한 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나는데, 얼음정수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2003년 청호나이스가 업계 최초로 냉·온수기에 얼음 추가하며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어느새 정수기를 고를 때 ‘얼음’은 기본이라는 인식마저 생겨났다.
시장이 커지고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정수기 시장에는 ‘더하기(+)’ 돌풍이 불었다. 기본 정수기에 제3의 ‘플러스알파’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었다. 탄산수 정수기, 커피 정수기 등 특이한 콘셉트의 제품들이 줄지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 영향력이 큰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정수조 안에 금속가루가 발견되며 화려한 기능으로 대결하던 시대는 저물었다. ‘안전한 물’이란 기본기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전체 정수기 시장 중 직수형 정수기가 차지한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가파른 성장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직수 방식이 저수조 방식을 압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론 직수형 정수기 가운데서 일부 모델은 냉·온수뿐만 아니라 얼음이 나오는 모델도 있다. 기능이 단순하다고 혹은 다양하다고 무조건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안전 논란이 없고, 각 가정의 생활방식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정수기 이용 가격은 단순한 구조일수록 저렴하고, 기능이 하나 추가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한다고 보면 된다.
타입별로 즐기는 정수기 특징과 제품 종류
▶ 얼음을 달고 산다면 나와 함께 - 얼음 정수기
한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을 고집하고, 얼음을 와그작와그작 씹어먹는 당신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저를 선택해 주세요. 언제나 단단하고 투명한 얼음을 선물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버튼만 누르면 청명한 소리를 내며 유리잔 위로 쏟아져 내릴 거예요. 상황 따라 취향 따라 골라 먹도록 두 가지 얼음을 마련해뒀답니다.
① 청호나이스 이과수 CHP-5321D 얼음냉온정수기 티니
청호나이스의 대표 제품. 얼음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 폭은 29cm에 불과하다. 초소형 크기라 설치가 간편하고 공간 활용도가 높다. 얼음과 냉수를 함께 만들고, 녹은 얼음은 냉수로 활용되므로 전기세 걱정을 덜었다. 온수 방식도 조절 가능한데, 사용 편리성에 신경 쓴다면 저탕식,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예열식을 선택하면 된다. 4단계 정수 시스템으로 물을 깨끗하게 걸러주고, 4일 주기로 UV 안심살균 시스템이 작동돼 탱크를 깨끗하게 씻어낸다. 렌탈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3만 9,900원.
② 쿠쿠전자 CP-N401HW
그간 저수조를 자동 살균하는 제품은 많았다. 이 제품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코크와 얼음 토출구까지 깨끗하게 씻어낸다. 사용 편의성도 빼어난데 반 컵, 한 컵, 연속 등 정량출수 기능이 있어 물을 받는 동안 컵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 필요할 때만 급속 가열하는 온수 기능, 빛 센서를 이용한 자동 야간절전모드를 갖췄다. 추운 겨울에는 얼음 기능 전원만 꺼둘 수 있어 여러모로 유지비를 아낄 수 있는 경제적인 제품이다. 렌탈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3만 4,900원.
③ 코웨이 CPI-390L
듀얼아이스 기능을 적용한 제품으로 일반 얼음과 조각 얼음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조각 얼음의 경우 크기가 작아서 물병에 담거나 먹을 때 더 편하다. 고성능 RO 멤브레인 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물속 이물질을 확실하게 제거한다. 물 사용량에 따라 알아서 스스로 살균하고, 버튼을 누르면 그때그때 살균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최대 3명의 물 습관과 음용량을 기록한다. 렌탈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4만 8,900원.
④ 바디프랜드 웰니스워터 W얼음정수기
외부 오염물질이 유입되지 않는 필터 직결형 제빙 시스템을 갖췄다. 큰 얼음 5개를 만드는 데 15분 정도 걸리고, 보관통에 30개 정도 담아둘 수 있다. 퓨어스트림 필터, 프라스퍼 필터, 나노그랩 필터를 통해 물속 이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한다. 탈착식으로 필터 교체가 간단해 방문서비스 없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 폭이 26cm에 불과해 설치에 부담이 없다. 저수조 없는 직수형 정수기로 기존 냉 ·온 정수기에 얼음 기능을 추가해 나온 제품이다. 렌탈 의무 사용 기간 48개월, 월 렌탈료 2만 4,900원.
⑤ SK매직 WPU-3100C
1일 최대 5kg 제빙할 수 있어 온 가족이 먹기에 충분하다. 버튼으로 간단하게 정량 추출도 가능한데 짧게 누르면 100mL, 2초간 누르면 500mL가량 따른다. 분리형 취수구와 얼음 토출구를 적용해 정수기 오염 걱정을 덜었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온수 잠금 버튼’을 사용하면 유용하다. 블록카본 복합필터, 나노테크 필터, 입상카본 복합필터 등 3단계 시스템으로 물을 깨끗하게 정수한다. 렌탈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4만 3,900원.
▶ 불신하는 당신에게 찾아온 정수기계의 샛별 - 직수 정수기
요즘 대세는 뭐니 뭐니 해도 직수형이죠. 오염에 취약한 저수조를 과감하게 없애고, 그때그때 물을 필터링해 마실 수 있어요. 정수기를 믿기 어렵다고요? 세균이 걱정되나요? 구조를 단순화하고 안전은 강화한 내가 정답이랍니다.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기능보다 우직한 기본기로 당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길게요.
① LG전자 퓨리케어 WD500AS 인버터 냉온정수기
직수형 정수기인 만큼 보다 위생적으로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온수의 경우 고주파 전자 자기장을 열로 변환하는 IH 기술을 활용했다. 온도 정밀 제어가 가능하고 대기전력도 효과적으로 줄인다. 이물질을 걸러낸 물이 냉수관을 지나며 순간적으로 차가워지는 순간냉각기술도 담았다. 사용한 컴프레서는 냉장고용과 같으며 10년 보상보증을 제공한다. 기기 폭이 17cm에 불과하며 출수구와 물받이가 180° 회전해 공간활용도가 높다. 렌탈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3만 3,900원.
② 피코그램 퓨리얼 PPA-100
피코그램은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기업이지만 50개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한 정수 필터 제조 전문업체다. 놀랍게도 제품 폭이 11.5cm밖에 되지 않는다. 다이얼 방식으로 물을 추출하고, 자석방식의 물받이 커버는 분리가 가능해 길이가 긴 용기 사용도 문제없다. 취수구 역시 분리 가능해 세척이 쉽다. 일시불 19만 9,000원.
③ 원봉 워터피아 WPU-3203
미국 KX TECH사가 개발한 나노케어필터를 사용해 미생물과 바이러스, 중금속 등 물속 이물질을 더 강력하게 거른다. 두께가 13cm로 얇아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 자가 설치가 가능하고 필터 교체도 간단하다. 세디먼트 필터, 프리카본 필터, 나노케어 필터, 포스트카본 필터 등 4단계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시불 7만 7,930원.
④ 쿠쿠전자 CP-M021L
연속, 한 컵 등 원하는 양만큼 자동으로 출수할 수 있다. 출수 중에는 초록색의 LED 등이 켜진다. 이물질 여과 효과가 입증된 나노 포지티브 플러스 필터를 사용했다. 이밖에 세디멘트 필터, 내추럴 플러스 필터 등을 내장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누수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데 이 제품은 잠금 기능이 있어 각종 사고를 예방한다. 일시불 28만 4,050원.
⑤ SK매직 WPU-A400C 슈퍼S
코크 살균 주기가 2시간에 불과해 오염이 발생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항균 세디먼트 필터, 세디&카본 복합필터, 나노테크 PAC 필터를 이용해 물속 유해물질을 말끔하게 제거한다. 앱을 통해 불량 진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원격 조작, 실시간 체크, 취수량과 전기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3만 4,900원.
⑥ 코웨이 CP-320N 마이한뼘 IoCare 냉온 정수기
고효율의 나노트랩 필터로 오염물질을 꼼꼼하게 걸러낸다. 전기 분해 살균수를 통해 유로와 파우셋까지 씻어주니 위생에 대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사물인터넷(IoT)을 연계해 필터 시스템의 정수 성능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또 성능 이상 감지 시 알람 후 콜센터에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색상은 메탈릭 실버, 베이비 민트, 아이보리 크림 3종이다.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4만 2,300원.
▶ 언젠가 사무실에서 만났을 바로 그 녀석, 냉·온수기
그래요. 그거. 병원이나 사무실을 방문할 때 투박하게 자리를 지키던 녀석이 바로 저랍니다. 커다란 덩치에 트렌디한 느낌은 1도 없지만, 가성비만큼은 빼어나다는 거. 적게는 11L, 많게는 20L 용량의 생수통을 끼워서 여유 있게 마실 수 있어요. 음용량이 많은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사용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죠.
① 원봉 훼미리 WFD-370
낙수방지장치를 갖춰 생수통 교체가 간편하고,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적다. 침타입과 봉타입 워터가드 호환이 가능해 생수통 종류 선택의 폭이 넓다. 워터가드는 분리가 가능해 간편하게 청소할 수 있다. 물받이 역시 탈착할 수 있어 위생관리에 용이하다. 과전류 차단장치와 과열 방지장치를 갖춰 안전성에도 신경 썼다. 일시불 15만 8,000원.
② 위닉스 YWC-804H
사무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본 스탠드형 제품이다. 이중 레버를 갖춰 화상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온수를 따를 땐 반드시 ‘PUSH’ 버튼을 눌러야 하므로 실수할 위험이 적다. 연속 출수량은 냉수 1,500cc, 온수 1,000cc로 넉넉한 편이다. 일시불 15만 3,890원.
③ 크로버 B10A
저수조는 위생에 강한 스테인리스 소재로 제작됐다. 바이메탈 온도 스위치를 장착, 안전 레버를 갖춰 고온으로 인한 사고를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물받이는 간단하게 분리할 수 있어 청소가 간편하다. 워터가드는 침타입이다. 일시불 14만 8,030원.
▶ 정수기계의 다문화 가정을 꿈꿉니다 - 다기능 정수기
물과 음료의 만남, 기술과 정수기의 만남 등 새로운 조합으로 당신의 생활을 업그레이드시켜줄게요. 커피머신, 정수기를 따로 두지 말고 커피 정수기를 마련하세요. 탄산수 제조기와 정수기를 따로 찾지 말고 하나로 합치세요. 차지하는 자리는 줄어들고 만족감은 커질 거에요.
① 청호나이스 CHP-5351DL 휘카페 엣지
냉·온수와 얼음 여기에 커피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다. 일명 커피 정수기로 통한다. 캡슐 커피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향과 맛이 좋은 커피를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 분리형이라 세척이 간편하고, 4~5일 주기로 냉수 탱크를 자동 세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폭이 29cm로 넓지 않은 편이다.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4만 4,900원.
② 코웨이 CPS-240L 스파클링정수기
세안을 하거나 건강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등 일상생활에서 탄산수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제품은 한 번 실린더를 장착하면 60L의 넉넉한 탄산수를 제조할 수 있다. 1일 1L 음용을 기준으로 두 달 사용이 가능하다. 누르는 횟수에 따라 탄산 농도가 달라져 취향대로 골라 마실 수 있다. 코웨이의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살균 시스템을 갖췄고, 빛 감지를 통해 자동 야간 절전 모드를 가동한다. 의무 사용 기간 36개월, 월 렌탈료 4만 4,900원.
③ 샤오미 미워터 정수기
4단계의 필터 시스템을 지녔는데 특히 400갤런 대용량 RO 여과막을 사용해 여과속도를 8배 이상 끌어올렸다. 전용 앱을 활용하면 실시간 수질 및 필터 교환 시기와 종류를 알 수 있고, 부품 자체 진단을 통해 고장을 해결할 수 있다. 또 자체 개발한 수로 유닛은 누수를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일시불 39만 9,000원.
렌탈과 직접구매 차이는?
렌탈의 경우 초기 비용이 적어 부담이 덜하다. 정수기의 경우 위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일정이 바쁜 경우 직접 신경 쓰기 어렵다. 정수기 구조가 복잡할 경우 관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렌탈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관리 직원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고객 대신 스팀 청소와 필터 교환을 해준다. A/S 역시 무상처리 되는 게 일반적이다. 다달이 렌탈료를 내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되는 방식이다. 소유권 이전 시기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5년이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살펴보면 정기점검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 글이 생각보다 많다. 또 월 렌탈료가 4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의무 사용 기간인 3년이면 144만 원, 소유권 이전 기간이면 240만 원을 내야 한다.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점검 서비스가 과연 이 정도 비용을 낼 만큼 효용성이 있는지는 소비자 의견이 엇갈린다.
▲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렌탈 가격 및 주요내용
최근에는 직수형 정수기가 돌풍을 일으키며 정기 점검 서비스에 대한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 정수기 구조가 셀프 관리가 가능할 만큼 단순한 특징이다. 상당수 회사가 ‘직수형 정수기=셀프 관리’ 프레임을 주도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직수형 정수기임에도 스팀 관리 서비스를 포함하고 렌탈 전략을 펴고 있다.
한편 구매를 하면 제품이 처음부터 본인 소유이며 총액으로 따졌을 때 렌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다. 일부 기업은 고객이 신청할 경우 교체 주기에 맞춰 필터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구입 비용이 꽤 들어가고 청소 및 필터 교환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점, A/S 발생 시 유상처리 된다는 점 등은 단점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황민교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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