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님께서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일단 질소를 준비했습니다. 하하"
요즘 과자를 살 때면 내가 과자를 사는 건지, 질소를 사는 건지 헷갈린다.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한다. 가격 대비 용량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
가용비의 끝판왕을 달리는 것이 바로 ‘인간사료’다. 양도 양이지만 벌크 포장된 비주얼까지 사료와 꼭 닮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양을 담고 있는지 직접 뜯어봤다.
인간사료란?
▲ 이런 거?
▲ 아니면 이런 거??!
다행히도 위 사진 같은 '진짜 사료'는 아니다. 인간사료란 가용비가 압도적으로 좋은 대용량 벌크과자를 말한다. 보통 2~4kg 용량으로 먹다 지칠 때까지 먹을 수 있고, 일반 포장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 그러나 진짜 사료처럼 한 포대씩 판매하기 때문에 보관하기가 어렵고 개봉 후 빨리 먹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으며, 열량이 높아서 지나치게 많이 먹다 보면 이가 썩거나 살이 찌기도 쉽다.
▲ 우리가 바로 '인간사료'
여기 대표적인 인간사료 여섯 가지가 있다. 인간사료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누네띠네부터 추억의 과자 꾀돌이, 지존급 가용비의 보리건빵을 비롯해 에그볼, 버터쿠키, 초코칩쿠키 등 맛도 모양도 다양하다. 하나씩 뜯어 보면서 가격과 용량을 비교하고, 소매점에서 같은 돈을 주고 사는 양과 얼마나 다른지 직접 담아 확인했다.
인간사료, 직접 뜯어보자!
▶ 인간사료의 원조, 누네띠네
먼저 인간사료의 원조급 제품, 누네띠네다. 인터넷에서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인간사료 버전' 삼립식품 디저트 누네띠네는 2.5kg에 9,800원,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삼립식품 미니 누네띠네는 45g에 550원이다. 10g당 가격은 각각 39원, 122원으로, 가용비 차이는 3배를 조금 넘는다. 그렇다면 인간사료 1,000원어치와 소매점용 1,000원어치는 그 양이 얼마나 다를까? 한눈에 봐도 ‘수북함’이 다르다.
▲ 누네띠네 소매점용 1,000원어치(82g)
▲ 누네띠네 인간사료 1,000원어치(256g)
▲ 누네띠네 소매점용 1,000원어치 vs 인간사료 1,000원어치 비교사진
▶ 미니 오락기에서 나오던 그 과자! 꾀돌이
다음은 문방구 앞 미니 오락기에서 와르르 쏟아져 나오던 추억의 과자 꾀돌이다.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광일제과 꾀돌이는 2kg에 6,470원, 소매점용 광일제과 꾀돌이는 23g에 130원. 10g당 각각 32원, 57원으로 가용비 차이가 1.7배 정도다. 인간사료와 소매점용 1,000원어치를 담아놓고 보니, 양도 양이지만 유독 사료 같은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 꾀돌이 소매점용 1,000원어치(176g)
▲ 꾀돌이 인간사료 1,000원어치(312g)
▲ 꾀돌이 소매점용 1,000원어치 vs 인간사료 1,000원어치 비교사진
▶ 상큼한 레몬향과 부드럽고 달콤한 맛, 계란과자
입에 넣고 살살 녹여 먹으면 더 맛있는 계란과자, 에그볼이다.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신흥식품 에그볼은 2kg에 7,360원,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해태제과 계란과자는 45g에 690원. 10g당 각각 37원, 153원으로 가격 차이가 무려 4배 이상이다. 아마 계란 함량 때문에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신흥식품 에그볼 계란 함량은 6.2%, 해태제과 계란과자는 14%다.
▲ 에그볼 소매점용 1,000원어치(65g)
▲ 에그볼 인간사료 1,000원어치(270g)
▲ 에그볼 소매점용 1,000원어치 vs 인간사료 1,000원어치 비교사진
▶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초코칩쿠키
초코쿠키에 초코칩이 콕콕 박혀 있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초코칩쿠키.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신흥식품 초코칩쿠키는 4kg에 1만 6,060원,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오리온 초코칩쿠키는 255g에 2,180원이다. 10g당 가격은 각각 40원, 85원으로 가격 차이는 약 2배 정도. 단, 초코칩 함량은 신흥식품이 7.5%, 오리온이 15%로 오리온의 원조 초코칩쿠키가 더 많다.
▲ 초코칩쿠키 소매점용 1,000원어치(117g)
▲ 초코칩쿠키 인간사료 1,000원어치(250g)
▲ 초코칩쿠키 소매점용 1,000원어치 vs 인간사료 1,000원어치 비교사진
▶ 돌돌 말린 모양과 맛이 묘하게 중독적, 버터(링)쿠키
우유에도 커피에도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버터쿠키.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신흥식품 버터쿠키는 2kg에 7,360원,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해태제과 버터링 소프트는 302g에 2,240원이다. 10g당 가격은 인간사료가 37원, 소매점용이 74원으로 딱 2배 차이다. 열량 등 영양성분은 거의 동일하지만 버터 함량은 버터링이 더 높다. 이번에도 1,000원어치씩 담아 양을 비교해 보았다.
▲ 버터쿠키 소매점용 1,000원어치(135g)
▲ 버터쿠키 인간사료 1,000원어치(270g)
▲ 버터쿠키 소매점용 1,000원어치 vs 인간사료 1,000원어치 비교사진
▶ 인간사료 끝판왕, 건빵
마지막으로 인간사료의 절대 강자, 건빵이다.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다. 비닐이 아니라 포대다. 금풍제과 보리건빵은 무려 3.5kg 용량으로, 가격은 5,700원. 소매용 보리건빵은 400g에 1,100원이다. 10g당 가격은 각각 17원, 28원으로 약 1.6배 차이다.
1,000원어치씩 담아보니, 인간사료 보리건빵은 1,000원에 무려 두 통분량이다. 심지어 소매용 1,000원어치도 다른 인간사료들을 뛰어넘는 양이다. 역시 무시무시한 가용비. 용돈이나 생활비 부족으로 식비나 간식비 절감이 필요한 자취생이라면 이 제품을 눈여겨보자.
▲ 보리건빵 소매점용 1,000원어치(357g)
▲ 보리건빵 인간사료 1,000원어치(288g+300g). 무려 두 통을 가득 채우는 분량
그밖에 인간사료 다 나와!
▲ 미니 프레첼 2.27kg
▲ 영진식품 추억의 밭두렁 콘팡 800g
▲ 진한제과 진한 브이콘 3.2kg
이 밖에도 다양한 인간사료들이 있다. 미니 프레첼(2.2kg)은 술집에 가면 서비스로 나오곤 하는 짭조름한 과자로, 맥주 안주에 제격이다. 특히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 ‘밭두렁’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추억의 과자 콘팡(800g)과 브이콘(3.2kg) 역시 한가득 쌓아놓고 먹으면 더 맛있다. 단, 밭두렁(콘팡)처럼 딱딱한 과자를 먹을 땐 이나 턱이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가용비 지존, 인간사료의 매력에 빠져보자
지금까지 인간사료의 가용비에 대해 파헤쳐보았다. 인간사료는 일반 과자에 비해 동일 용량 대비 2~4배가량 저렴하다. 그중 가용비가 가장 좋은 것은 단연 건빵이다. 10g당 17원이었던 건빵을 제외하면 대부분 10g당 30~40원 정도로 비슷한 가용비를 보인다. 질소를 사면 과자를 덤으로 주는 ‘질소 과자’는 잠시 내려놓고 인간사료를 쟁여두고 질릴 때까지 한 번 먹어보자.
▲ 인간사료 전.격.해.부 by 다나와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박다정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