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즈락 부스에 설치된 X470 타이치 메인보드 + 팀그룹 티포스 엑스칼리버 튜닝램 조합
메인보드와 시스템 메모리(이하 램, RAM)는 PC 구성의 필수 요소다. 화려한 게이밍 PC에도 필요하고 수수한 사무용 PC에도 필요하다.
PC의 필수요소이다 보니 다른 부품에 비해 변화는 느린 편이다. CPU 제조사의 메인보드 칩셋이 새로운 세대로 바뀌거나(X99 → X299), 새로운 램 규격이 나올 때(DDR3 → DDR4)처럼 모델명에 붙는 숫자가 바뀌긴 하지만,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지루한 메인보드/RAM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①가상화폐 채굴 전용 제품 ②화려한 LED 효과를 장착한 튜닝용 제품 ③다중 코어 CPU의 등장과 함께 중요성이 커진 고클럭 고성능 RAM이 그것이다.
가상화폐 광풍, 메인보드 시장의 지형을 바꾼다
지난해 초부터 가상화폐 광풍을 타고 가상화폐 채굴 전용 메인보드가 많이 등장했다. 가상화폐 채굴은 '평범한 PC'와는 중요하게 여기는 성능 포인트가 다르다. 주로 그래픽카드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가상화폐 전용 메인보드는 그래픽카드 슬롯(PCI-E)이 많아지고, 다른 것들은 축소하는 등 레이아웃이 신기한 것들이 많다.
▲ 바이오스타의 기존 메인보드들
▲ 바이오스타의 가상화폐 채굴용 메인보드. 별도의 섹션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 MSI가 전시한 가상화폐 채굴용 메인보드. GENERATE YOUR OWN MONEY 라는 표어가 인상적이다
올해 컴퓨텍스에서 소개되는 신규 가상화폐 채굴용 메인보드를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주력 제품들이 다중 그래픽카드 연결에 더욱 특화하고 있다는 것. 위에 이미지로 소개한 바이오스타, MSI의 메인보드를 보면 PCI-E 1배속 슬롯을 16~18개씩 갖춘 대규모 채굴용 메인보드가 눈에 띈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채굴용 보드가 8~12WAY(PCI-E 슬롯을 8~12개 갖춘 메인보드)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하나의 메인보드로 50~100% 가량 채굴량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경우 그래픽카드와 그래픽카드 거치용 랙은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이런 메인보드의 등장은 가상화폐 채굴의 트렌드가 개인이 한 개씩 채굴해서 이득을 보는 개념이 아니라 업체나 공장 등에서 대규모로 채굴하는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 ASUS가 공개한 충격과 공포의 메인보드 H370 Mining Master
그 중에서도 ASUS가 전시한 H370 Mining Master 메인보드는 더 도전적이다. 위의 다른 제품들을살펴보면 마이닝용 메인보드는 주로 PCI Express 1배속 슬롯을 여러개 장착하는데, ASUS의 H370 Mining Master는 한술 더 떠서 크기가 더 작은 USB 포트를 20개 설치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별도의 라이저 카드(PCI-E ↔ USB)는 필요하다. 즉, 라이저 카드를 생략하는 획기적인 기술은 아니다. 그래도 PCI-E 슬롯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하나의 보드에 더 많은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보여준 메인보드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실제로 그래픽카드를 20개 장착한 채로 시연도 진행하고 있었는데, 필자가 방문했을 때 마침 관계자들이 세팅을 수정 중인 관계로 해시레이트 값은 촬영할 수 없었다.
▲ 애즈락과 바이오스타, 컬러풀은 PCI-E 16배속 슬롯을 8개까지 늘린 보드를 공개했다. 사진은 애즈락의 제품
채굴용 메인보드 중에는 위의 ASUS처럼 그래픽카드 연결 대수를 끝없이 늘리는 메인보드가 있는가 하면,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메인보드도 등장하고 있다.
애즈락의 J3455 Pro BTC+ 메인보드는 PCI-E 16배속 슬롯을 8개 보유하여 겉보기에는 옆으로 길게 늘린듯한 기형적인 메인보드다. 하지만 보기에만 커 보일 뿐, 실제 규격은 우리가 흔히 쓰는 ATX 규격이다. 평범한 ATX 규격에 거대한 PCI-E 16배속 슬롯을 8개까지 장착하기 위해서 다른 부품은 최소한만 남기고 모두 과감하게 덜어냈다. SATA 슬롯은 딱 하나 뿐이고 M.2도 SATA 인터페이스 하나 뿐이다. USB 포트도 키보드 + 마우스 용도로 겨우 두개만 달아놨다. 램 슬롯조차 공간이 아쉬웠는지 노트북용 DDR3 SO-DIMM으로 바꿨다.
대신 CPU를 인텔 쿼드코어 CPU인 J3455로 기본 장착했고, PCI-E 16배속으로 최고의 채굴 효율을 보장한다. 위 메인보드를 이용한 채굴 시연 시스템에서 RX580으로 순정 상태 대비 상당히 높은 채굴량을 기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 기사 : 오직 사용자만 보고 간다. 연구소 애즈락의 신제품들!)
게이밍, 감성 분야는 더 화려해졌다
▶ 메인보드는 화려함이 생명이다! B450과 ITX에도 주목하자
▲ 기가바이트의 어로스 H370 Gaming 3 WIFI 메인보드 + 어로스 RGB 메모리 조합
게이밍을 표방하는 메인보드와 주요 제조사의 고급 라인업은 더욱 화려해졌다. 화려함의 주범(?)은 LED다. 이러다가 PC 본체로 치장한 클럽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최신 메인보드, 램 제품에는 점점 더 많은 LED가 사용되고 있다.
메인보드를 기준으로 보면, 기존에는 CPU 슬롯 주변과 자사 브랜드 마크가 찍힌 방열판 정도에만 LED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신 제품에는 램 슬롯, 그래픽카드 슬롯(PCI-E 16배속 슬롯), 메인보드 외곽 라인 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에 LED가 박혀있다.
▲ 컬러풀 부스에 전시된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조합. 우주선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LED 효과도 더욱 발전하고 있다. RGB LED만 심어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 원하는 점멸효과로 프리셋을 디테일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최신 제품의 특징이다.
▲ ASUS의 메인보드를 이용한 튜닝 PC 브랜드의 전시용 본체. 메인보드 주변부에도 LED효과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메인보드 부문에서는 그 밖에도 AMD의 신규 플랫폼인 B450 칩셋을 사용한 중급형 메인보드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과, 크기가 작은 ITX 메인보드 제품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이다.
▲ 애즈락에서 이번 컴퓨텍스 기간에 공개한 B450 Gaming K4 메인보드
▲ 컬러풀 부스에 전시된 ITX 메인보드
▶ 램 시장, 화려함은 이미 보급 완료
▲ LED 없이 황금색 기판, 황금색 방열판으로 부자 스멜을 강조하는 Zeppelin 브랜드
게이밍 메인보드가 점점 화려함을 강화하고 있다면, 램(시스템 메모리)은 이미 화려한 LED 장식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지난해까지는 주요 튜닝 램 제조사들이 주요 제품에 LED를 적용했다면, 올해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대부분의 라인업에 화려한 RGB와 방열판을 갖춰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램 시장에서 화려함은 마치 기본 옵션이 된 것처럼 보인다.
▲ Asgard 사의 보급형 스펙 제품. 보급형이지만 RGB 효과와 방열판을 기본 장착했다
▲ 어로스 램, 총 4개의 제품 가운데 두 개는 진짜 램이며, 나머지 두 개는 풀뱅크 LED 감성을 위한 더미 램이다
기가바이트 어로스 브랜드는 컴퓨텍스 2018 전시 기간 중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외관의 RGB LED 램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스펙 상으로는 8GB x 2개로 총 16GB의 구성이지만 패키지에는 램이 4개가 들어가 있다. 2개는 진짜 램이고 2개는 LED 효과만 있는 더미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풀뱅크(램 슬롯을 가득 채우는 것, 보통의 경우 4개가 풀뱅크다) 감성' 이라고 불리는 부분을 채워주는 재미있는 구성의 제품이다.
튜닝 RAM 시장, 고스펙 경쟁으로 넘어가는 중?
올해 컴퓨텍스에서 주요 튜닝 램 제조사들이 내놓은 제품들은 화려함을 뛰어 넘어서 초 고클럭(동작주파수) 스펙이나 방열판의 재질, 메모리 오류 자가 수정 옵션과 같은 디테일함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RGB LED를 이용한 화려한 라인업을 대부분의 업체가 갖춘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장점을 발굴하는 중이다.
▲ V-Color는 구리 방열판과 지능형 메모리 감시 기능(iMS+)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 iMS+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에 사용하면 메모리 오류를 간단하게 수정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얼마 안 되지만 튜닝 램 분야에서는 이미 상당한 내공을 지니고 있는 V-Color에서는 구리 방열판을 사용한 고급형 제품을 공개했다. 지능형 메모리 감시(iMS+) 기능을 바탕으로 전문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메모리 오류를 쉽게 수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 고급 방열판으로 감성과 쿨링 성능까지 동시에 잡는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 튜닝 램 업계의 큰손 게일에서는 최고급 라인업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램을 전시했다. 모델명이 가려져 있다
▲ 튜닝 램 업계의 클록(동작주파수) 깎는 장인, 지스킬에서는 초고스펙 램 위주로 전시했다
▲ 어마어마한 클록을 자랑하지만 그 대가로 램타이밍을 많이 희생시킨 지스킬 TRIDENTZ-RGB 제품
튜닝 램 시장의 양대산맥인 게일과 지스킬에서는 최고급 스펙을 갖춘 제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게일의 경우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은 전시 제품을 공개했는데, 별다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향후 최고급 라인업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스킬은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높은 스펙의 제품을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미 트라이던트 라인업으로 RGB 선발주자의 입지를 다졌기 때문에, 이제는 화려함보다는 램의 기본적인 스펙으로 후발주자와 차별화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글, 사진 / 송기윤 (iamsong@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