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올라왔다. 어느새 B 클래스다. 이 정도 왔으면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브랜드를 소개해야겠지. 랑에 운트 죄네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보다 인지도 면에서는 꿀리지 않을 브랜드 말이다. 벨앤로스만 제외하면 여성용 라인도 다양한 편이라 가장 현실적인 예물 시계에 가깝다.
B-CLASS WATCH
태그호이어 (TAG Heuer)
크로노그래프가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브랜드 태그호이어다. 시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태그호이어는 들어봤을 것. 사실 태그호이어라는 이름이 완성된 건 198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처음 설립한 1860년엔 에드워드 호이어라는 설립자가 ‘호이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후에 태그 사에 인수되면서 태그호이어가 된 것. 호이어 시절에 시계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많은데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한 헤리티지 라인업은 다이얼에 TAG Heuer가 아니라 Heuer만 올라간다. 당연히 이 라인업이 더 비싸고 마니아들도 인정해준다.
태그호이어는 스포츠 이벤트나 선수에게 아낌 없이 후원하고 여기저기서 마케팅 잘하기로 소문난 브랜드다. 자동차 레이스 경기에서 항상 후원사로 태그호이어가 빠지지 않았고 2000년대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홍보 대사로 선택해 화제가 됐다. 차례로 여러 스포츠로 영역을 넓혀 갔는데 축구선수 호날두도 태그호이어의 간택을 받았었다. 최근엔 손흥민 선수가 우리나라 홍보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막힌 마케팅 실력 덕분에 젊은 층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브랜드.
▶ 아쿠아 레이서 AQUARACER
태그호이어의 다이버 워치 컬렉션이다. 가격대가 적당해 입문용 모델로도 손꼽힌다. 초반엔 링크 컬렉션의 차선책 정도의 취급을 받았는데 요즘은 디자인도 기능도 좋아져서 인기가 많다. 소재와 방수 기능, 무브먼트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진다. 크로노그래프 창이 달린 칼리버 16에 세라믹 소재 베젤을 선택하면 가격은 400만원대.
▶ 까레라 CARRERA
태그호이어가 사랑한 자동차 레이스에 헌정하는 까레라 컬렉션이다. 포르쉐 까레라로도 익숙한 까레라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자동차 레이스 까레라 파나메리카나 경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어쨌든 까레라는 태그호이어를 대표하는 컬렉션. 레이싱 관련 시계인 만큼 크로노그래프가 달린 모델로 고르자. 베스트셀러인 칼리버 16 데이 데이트 모델 가격은 500만원대.
▶ 모나코 MONACO
자동차 레이스에 특히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태그호이어. 1970년 개봉한 영화 ‘르망’에서는 배우 스티브 맥퀸이 레이서로 등장했는데 그때 태그호이어의 모나코 모델을 차고 나왔다. 모나코는 정사각형의 스퀘어 케이스가 특징이다. 크로노그래프 창 역시 사각형으로 보기 좋은 안정감이 있다. 칼리버 11 무브먼트가 탑재됐고 가격은 600만원대.
벨앤로스 (Bell & Ross)
스위스 브랜드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디자인을 자랑하는 프랑스 출신 벨앤로스다. 항공기 계기판에 달려있을 것 같은 디자인이 특징인데 실제로 항공 시계로 유명한 브랜드다. 우주 비행사, 조종사, 잠수사, 폭탄 처리 전문가 등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전문가를 위한 시계를 잔뜩 만들어낸다. 그래서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계의 4가지 요소는 ‘신뢰성, 기능성, 정확성, 방수성’이라고. 특히 마니아들의 충성도가 상당히 높다.
▶ BR 01
벨앤로스의 상징과도 같은 계기판 모양의 파일럿 워치다. 벨앤로스가 1992년에 설립했는데 이 디자인은 밀레니엄 시대를 한참 지난 2005년에 처음 출시했다. 모델명은 BR 01. 한국 사람에게 잘 맞는 건 조금 작은 사이즈인 BR 03 정도다. 큼직큼직한 숫자 인덱스, 두꺼운 핸즈 덕분에 시간을 읽기 편하다. 무광 세라믹 케이스에 사파이어 글래스, 러버 스트랩이 500만원대.
▶ BR 03 DIVER
벨앤로스에도 다이버 워치가 있다. 방수 기술력이 어느 정도냐면 1998년에 하이드로 챌린저라는 모델로 11,000m 잠수 테스트를 통과해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했다. 다이버 워치 역시 파일럿 워치처럼 계기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의외로 잠수복에도 잘 어울린다. 견고한 스틸 케이스에 슈퍼 루미노바 코팅된 인덱스와 핸즈, 반사 방지 코팅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래스로 어두운 심해 속에서도 잘 보인다. 300m 방수 모델이 600만원대.
▶ BR V2
벨앤로스라고 전부 다 계기판 시계는 아니다. 빈티지 라인업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이 있다. 그중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BR V2-92 블랙 스틸은 네모난 케이스를 벗겨내고 핸즈를 좀 더 날렵하게 손 본 다음 빈티지한 돔형 글래스를 씌운 모습이다. 가격은 600만원대.
론진 (LONGINES)
론진은 2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정통 브랜드다. 중국에서 특히 좋아하는 브랜드로 그 덕에 롤렉스, 까르띠에, 오메가 다음으로 잘 팔리는 시계 브랜드가 됐다. 론진은 1832년 스위스 쌍띠미에라는 곳에서 아가씨즈라는 상호로 시작했다. 당시 시계는 각 부품 장인의 집에서 제각각 만들어진 것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아가씨즈는 이 모든 공정을 한 지붕 아래에서 해내자는 일념으로 쌍띠미에 근처 론진이라는 곳에 공장을 세웠다. 시계 장인들을 모아 모든 부품과 생산, 조립, 마감을 한 곳에서 이뤄지게 한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그때부터 상호도 론진으로 바꾸고 지금의 로고인 날개 달린 모래시계 모양 로고도 새겨넣게 되었다.
▶ 마스터 컬렉션 Master Collection
론진에서 가장 기술력을 뽐내는 컬렉션이다. 특별한 기능을 가진 시계를 찾고 싶다면 이 컬렉션에서 찾으면 된다. 문페이즈, 레트로 그레이드 등을 여기서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2개의 크로노그래프와 문페이즈 창이 달린 모델이다. 블루 핸즈와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가격은 400만원에서 1만원 빠진 399만원.
▶ 하이드로 콘퀘스트 Hydro Conquest
요즘 잘나가는 다이버 워치다. 흔히 ‘하콘’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최근 버전에선 베젤에 세라믹을 사용해 더 가볍고 튼튼해졌다. 300m 방수 기능에 파워 리저브는 54시간 정도다. 3개의 크로노그래프가 달려 있고 데이트 창도 있다. 가격은 300만원대.
▶ 레전드 다이버 Legend Diver
론진의 스테디셀러인 헤리티지 컬렉션의 레전드 다이버 워치다. 다이버 워치로서의 기능은 하이드로 콘퀘스트가 더 뛰어나지만 레전드 다이버는 역사를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레전드 다이버는 1960년대의 오리지널 레전드 다이버와 비슷하게 생겼다. 보통 시계에는 크라운이 3시 방향에 한 개 달리거나 3시 방향 크라운의 양쪽으로 세 개가 달리는데 레전드 다이버는 2시와 4시 방향에 두 개의 크라운이 달려있다. 300m 방수 기능에 자사 무브먼트인 L888이 탑재됐다. 가격은 300만원대.
몽블랑 (MONTBLANC)
안다. 몽블랑은 원래 독일의 만년필 브랜드다. 그렇지만 한 분야에서 정상의 오른 브랜드는 확실히 다르다. 시계 분야에서도 몽블랑의 기술력은 인정할만하다. 미네르바라는 무브먼트 제작사와 함께 하고 난 후로는 정통 스위스 워치 메이커 못지않은 기술력을 선보인다. 사실 미네르바의 무브먼트 자체를 잘 만들긴 해도 보기에 좋은 모양은 아니었는데 몽블랑을 만나고부터 보석처럼 잘 다듬어져 아름다워졌다. 이런 걸 윈윈이라고 할 수 있다.
▶ 스타 레거시 Star Legacy
몽블랑의 기술력을 맛볼 수 있는 컬렉션이다. 그중에서도 스타 레거시 풀 캘린더가 잘 나간다. 푸른색 핸즈와 가죽 스트랩이 멋진 드레스 워치다. 초침 끝에 몽블랑 로고인 별로 되어 있어 존재감이 있다. 붉은 초승달 모양의 핸즈는 날짜를 가리킨다. 요일과 날짜는 데이트 창을 통해 드러나고 다이얼 하단엔 문페이즈가 자리했다. 가격은 500만원대.
▶ 타임 워커 Time Walker
타임 워커는 자동차 레이싱에 영감을 얻어 만든 컬렉션이다. 휴 잭맨의 광고로 더 유명하기도 하다. 스타 레거시가 아주 클래식한데 비해 타임 워커는 작정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사진 속 모델은 하얀 다이얼에 까만 크로노그래프 창이 달려 판다 디자인이다. 레이서가 크로노그래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라고. 가격은 600만원대.
▶ 4810 오르비스 테라룸 Orbis Terrarum
다이얼에 세계 지도가 펼쳐진 모델이다. 월드 타임 기능이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 24개의 타임존을 다이얼로 동시에 보여준다. 다이얼의 지도는 디스크가 돌아가면서 밤과 낮이 바뀌는 것도 보여준다. 하루종일 시계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가격은 700만원대.
에르메스 (HERMES)
이번엔 또 웬 에르메스냐고? 패션 브랜드지만 에르메스는 좀 다르다. 명품의 대명사가 된 데에는 그 이유가 있는데 뭐든지 최고의 품질과 희소성을 자랑한다. 원래 가죽을 잘 다루던 브랜드니 시곗줄만큼은 쉽게 만들 테고, 그밖의 무브먼트도 자회사를 따로 둘 정도로 신경을 썼다. 지금은 파르미지아니의 무브먼트를 만드는 보쉐라는 회사의 무브먼트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니 믿을만하다. 시계를 처음 제작한 것도 1912년이니 역사가 아주 짧은 것도 아니다. 아직도 여성용 라인이 훨씬 잘 팔리긴 하는데 남성용도 디자인이 아름다우니 보고 가자.
▶ 아쏘 Arceau
1978년에 처음 등장한 모델이다. 아쏘는 ‘등자’라는 뜻인데 등자는 말을 탈 때 발을 거는 기구를 뜻한다. 마구를 만들던 브랜드였다는 역사가 담겨 있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러그가 위에만 달려있는 비대칭 케이스가 특징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듯한 역동적인 인덱스 디자인도 멋스럽다. 크로노그래프가 딸린 티타늄 버전이 500만원대.
▶ 에이치 아워 H-hour
브랜드명의 첫 철자인 H를 본뜬 케이스 디자인이 상징인 모델이다. 지금은 H Watch로 부른다. 줄질하기 좋은 시계로 손목을 두 번 감싸는 더블 랩 스트랩이 한때 유행했다. 에르메스의 상징색인 오렌지빛 가죽 스트랩의 오토매틱 무브먼트 모델이 400만원대다.
▶ 슬림 데르메스 Slim d’Hermes
2015년에 화려하게 런칭한 컬렉션이다. 이름처럼 슬림해 얇은 무브먼트를 대놓고 자랑하는 컬렉션이었다. H1950이라는 무브먼트를 사용했는데 무브먼트 두께가 2.6mm에 불과하다. 업계 최초로 그래픽 디자이너인 필립 아펠로아의 타이포그래피를 인덱스에 활용해 모던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밤하늘 같은 푸른 다이얼에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모델이 700만원대.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염아영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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