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휴지에 18억을 태워?"
요즘 ‘곽철용 드립’으로 핫한 응수횽이 들었으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코 풀고, X 닦는 두루마리 휴지 하나가 18억이라니.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
▲ 닦고 버리는 얘들이 자그마치 4,300억이 넘는 (출처: 픽사베이)
국내에서만 지난해 약 8,086억 원(식약처, 2018 보건위생 관련제품 19종 생산현황 보고서)이 판매될 정도의 시장성을 갖고 있지만 비닐봉투나 종이박스만큼 워낙 흔한 일회성 소비재다 보니 크게 눈 여겨 보이지 않았던 그것! 바로 휴지다.
지난 8월, DPG는 이런 휴지의 위엄을 알아보고 강도와 흡수력, 길이 등 휴지의 모든 성능을 탈탈 털어보는 한편 최고가 휴지와 최저가 휴지의 X 닦을 때 촉감 비교(이건 미방이다) 등 온갖 짠내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필자는 ‘BTS는 어떤 휴지로 코를 풀까’ 같은 건전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휴지에 대한 세계의 뉴스들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워메! 세차니!
(세상에, 차ㅈ꼬 보니 니런 뉴스가!!!)
코너 네이밍을 위한 필살의 노력…
700만 원에 팔린 코 묻은 휴지, 공포 휴지 소설, 24k 도금 휴지 그리고 사은품으로 샴페인을 주는 18억 원 휴지까지 별별 휴지가 다 있더라. 어이가 없다 못해 실소가 터지는 황당한 휴지 뉴스 7건을 소개한다.
7위
"X으로 만든 휴지"
▲ X으로 만들어진 평화로운 섬, 나우루 (출처: 픽사베이)
고양이 X으로 만든 사향 커피야 워낙 유명하니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코끼리 X으로 만든 노트, 앨버트로스의 X으로 퇴적층을 이룬 나우루 섬 등등… 세상에는 X으로 만든 의외의 제품들이 많다. 물론 여기에는 휴지도 있다.
▲ 재생주의! 팬더 X 싸는 영상임
지난 2017년 중국의 판다보호 연구센터에서 판다X으로 만든 휴지를 개발해낸 것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판다는 대나무를 주식으로 한다. 보통 대나무를 섬유로 만들기 위해선 대나무의 과당을 분해해줘야 하는데, 판다의 위를 거친 대나무는 소화기관 내 균을 통해 과당이 자동 분해 된다. 즉 판다의 X은 섬유화할 수 있는 훌륭한 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 빨리 먹고 휴지 싸야지 (출처: 픽사베이)
판다는 대나무를 하루에 12kg 이상 섭취해 10kg 이상의 배설물을 만들어낸다. 이 배설물을 휴지로 만들어 판매하니 그야 말로 1석2조의 경제효과가 아닐까. 참고로 판다 휴지는 각티슈 기준 1개에 약 7,000원이다.
6위
"보이콧을 부른 휴지 엠보싱"
▲ 마크앤스펜서에서 출시한 알로에베라 티슈
고급 휴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엠보싱은 흡수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엠보싱에 패턴을 적용해 시각적 개성도 부여한다. 그런데 지난 1월, 이 엠보싱 때문에 종교 비하 논란에 휩싸인 휴지가 있었다. 글로벌 기업 마크앤스펜서(M&S)에서 출시한 알로에베라 티슈다. 이 휴지는 알로에베라에서 모티브를 얻어 엠보싱에 알로에베라 잎을 형상화한 무늬를 디자인했다. 그런데 이 무늬가 문제가 된 것이다.
한 무슬림 남성은 트위터를 통해 이 휴지의 문양이 자신들이 숭배하는 알라의 아랍어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그저 알로에 잎의 디자인일 뿐이다’라고 해명했지만 그의 트위터 게시글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이슬람 교도들은 ‘마크앤스펜서를 보이콧하겠다’는 태그를 SNS에 올렸다. 문제의 제품을 M&S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결과 현재 삭제된 상황이다.
5위
"오직 휴지로 만든 드레스만 모십니다~ 휴지 드레스 콘테스트"
▲ 비 내리면 큰일 나는 이 드레스의 정체는? (출처: www.cheap-chic-weddings.com)
지인 결혼식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웨딩드레스다. 그 소재가 휴지로 만들어졌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위 드레스는 지난해 뉴욕의 한 웨딩드레스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드레스는 오로지 휴지와 테이프, 접착제, 바늘만 사용해 제작됐는데 인건비를 제외하면 재료비가 만 원도 되지 않는다(인건비가 전부이기는 하다만…).
한 웨딩플래닝 기업의 주관으로 15년째 진행 중인 이 대회는 조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그 조건이란 휴지와 테이프, 접착제, 바늘, 실만 사용해 드레스를 만드는 것이다. 휴지의 경우 제휴 기업의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도 한다.
대상 상금은 10,000달러 한화 약 1,200만 원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대회는 매년 5월 즈음 개최되는데 참여 의사가 있다면 공식 홈페이지(www.cheap-chic-weddings.com)를 통해 신청서를 내보자.
4위
"X 싸면서 읽고, X 닦고 버리는 소설 휴지"
▲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아니면 내 휴지 줄까~ (출처: banbix.com)
2012~2014년 사이가 별종 휴지들의 황금기였나 보다. 이번에 소개할 휴지도 2012년에 출시되었다. 국내 귀신들에게 각기 열풍을 일으킨 영화 <링>의 원작자가 이때 <드롭>이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했는데, 특이하게도 책이 아닌 두루마리 휴지로 출간됐다. 소설 주제가 ‘공중화장실에서 접하는 공포’이기 때문이란다.
▲ 폰트 크기도 우리에게 익숙한 샴푸 설명 크기다 (출처: banbix.com)
X은 끊어야 시원하지만 소설은 읽다 끊기면 괴롭다. 이러한 독자들의 심리를 배려한 편집자가 고맙게도 90cm 간격으로 에피소드를 1편씩 인쇄해주었다. 참고로 90cm는 어떤 형태의 배설을 하든 끝까지 속옷에 묻어나지 않도록 여러 차례 닦을 수 있는 안정적인 길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 소설 1편 들고 가서 읽고, 닦고, 버리면 된다.
3위
"코 묻은 휴지, 경매할게요~"
▲ 700만 원에 경매 중인 누군가가 코 푼 휴지 (출처: 이베이)
코 푼 휴지가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 휴지는 700만 원에 낙찰됐다. 어떤 미친 변태가 코 푼 휴지를 700만 원에? 그런데 그 코가 어벤저스의 히로인 ‘블랙위도우’의 것이라면 고려해볼 만하지 않을까.
지난 2008년, 미국 유명 토크쇼인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에 출연한 스칼렛 요한슨이 방송 중 코를 두 번 풀었다. 이를 본 사회자가 그녀의 코 묻은 휴지를 경매에 내놓고 판매금을 기부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 2020년 영화 <블랙위도우>로 돌아오는 스칼렛 요한슨
(출처: 네이버 영화 <블랙위도우> 포스터)
요한슨은 쿨하게 콜하며 콧물 휴지에 입술 자국까지 남겨주었고 이 기념비적인 휴지는 이베이에서 5,300달러(약 700만 원)에 낙찰됐다. 참고로 요한슨은 당시에도 톱스타였으나 어벤저스 시리즈에는 출연하기 전이었다. 지금이라면 7,000만원에도 낙찰될 수 있지 않을까?
2위
"출연한 사람들은 모두 사망? 저주받은 휴지 광고의 진실"
1985년, 일본 크리넥스 회사에서 기괴한 광고 한편을 내보냈다.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인 마츠자카 케이코가 출연한 이 광고는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있는 ‘밝은 표정의 모델이 중독성 강한 노래를 부르며 엠보싱 짱짱한 휴지를 풀어서 ‘우리집은 너무 행복해~’ 따위의 멘트를 날리는 CF의 틀을 깨부쉈다.
흡사 피 같은 배경에서 도깨비 분장을 한 소년이 휴지를 뽑아 허공에 날리고, 흰 옷을 입은 배우가 쳐다보는 이 CF는 기괴한 세트와 액션, 거기에 음침한 BGM까지 더해져 무서운 광고로 주목 받았다.
문제는 여기 출연한 도깨비 역할의 아이가 원인 불명의 사고로 사망하고, 스태프도 사우나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고, 여배우는 정신병을 앓다가 악마 같은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저주받은 CF’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것이다.
특히 배경 음악의 가사를 해석하면 ‘죽어, 죽어, 저주로 널 죽일 거야’라는 내용이라든지 CF 속 빨간 도깨비가 파란 도깨비로 보이면 반드시 죽는다는 류의 루머가 심하게 돌았는데 루머는 역시 루머 루머 루머~ (feat 아이즈원).
마츠자카 케이코는 영화와 방송을 오가며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악마의 노래로 알려진 BGM도 에드워드 바튼이 작곡한 ‘It's a Fine Day’였다. 이 히트곡이 악마의 노래라니…
1위
"18억 원 휴지 판매합니다. 사은품으로 샴페인 드림"
▲ 4개월치 전화 요금으로 X 닦는다 (출처: 티슈디자인)
2014년, 독일의 한 티슈 디자인 회사가 한 롤에 약 23만 원인 휴지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휴지가 23만 원이나 하는 이유는 표면에 인쇄된 로고 때문. 24k 금박 처리된 이 로고는 커스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여 원하는 이니셜이나 문양을 주문하면 그에 맞춰 인쇄해준다고 한다.
‘누가 X 닦는 휴지를 23만 원씩이나 주고 주문할까 싶지만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주문이 많다고 한다. 뽐뿌질 오는 사람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문하면 된다.
☞ 주문하기 https://www.goldenes-klopapier.de
▲ 로또 당첨 되도 못 살 것 같은 18억 원 휴지 (출처: 토일렛페이퍼 맨)
아직 혀를 차기엔 이르다. 여기 26만 원 휴지 정도는 가볍게 비웃어줄 거물 휴지가 있다. 2012년 호주의 한 회사에서 화장지를 하나 제작했다. 놀랍게도 1롤 전체가 24k 금으로 만들어진 휴지며 우리나라의 고급 휴지들처럼 3겹으로 제작돼 있다.
실제로 사용해도 부드럽게 닦인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구입 시 샴페인도 1병 서비스로 준다. 그래서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 미안하다, 품절됐다 (출처: 토일렛페이퍼 맨)
믿기 힘들면 직접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기를…
글, 사진 /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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