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시장에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주류인 LCD(액정표시장치) TV보다 상대적으로 더 얇은 두께와 우수한 색재현율, 명암비 등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OLED TV 보급에 걸림돌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비싼 가격과 번인(Burn-in) 현상이다. 특히 번인 현상을 해결하려면 OLED 패널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에 올라온 한 회원의 번인 증상 사진. 2년 전 해외 직구로 구매한 LG OLED TV(OLED65C7P-U)에 발생한 번인 현상으로 수리를 하는 경우 173만 원이 청구된다고.
부담스러운 OLED 번인 수리비, 최대 수백만 원?
OLED TV라면 피하기 힘든 번인 현상, 문제는 번인 현상으로 인한 불편과 더불어 부담스러운 수리 비용이다. 수리를 위해선 액정 패널을 교체해야하는데, LG전자의 65인치 OLED TV 대표 모델인 OLED65E9KNA의 경우 패널 교체비용이 약 182만 원(부품비 + 수리비 합계, 2020년 10월 29일 기준, 보증기간이나 구매 시점에 따라 최종 수리비는 달라질 수 있음)에 달한다.
남은 보증기간이나 구매 시점에 따라 실제 수리비는 달라질 수 있지만, 만약 보증기간이 지난 후라면 OLED 번인 수리비로 어지간한 TV 1대 가격에 준하는 금액을 물어야 할 수도 있는 것.
게다가 해외 직구 모델은 수리비 부담이 더 크다.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문의해보니 국내 정품의 경우 보증기간은 물론, 보증기간 이후에도 할인정책을 받아 패널을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직구로 구매한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실제로 LG OLED TV를 해외 직구로 구매했다가 번인 현상으로 많은 수리비용이 나왔다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의 한 회원은 '2년 전 해외 직구로 구매한 LG전자 OLED TV에 번인 현상이 나타났다'라며 '약 170만 원의 수리비를 지불해야 고칠 수 있다'라며 화질만 보고 산 것이 후회된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값비싼 OLED TV, 직구가 정답 아니었어?
구매가격 + 번인 수리비 비교
사양이 거의 동일한 국내 정품 OLED TV와 해외 직구 모델의 가격과 번인 발생시 수리비를 비교해봤다.
▲(왼쪽)LG전자 OLED65E9PUA 해외 직구 모델, (오른쪽)LG전자 OLED65E9KNA 국내 정품
LG전자의 65인치 OLED TV 국내 정품 OLED65E9KNA는 10월 29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 429만 3,860원이다. 반면 해외 직구 모델 OLED65E9PUA는 317만 5,000원이다. 세금과 배송료가 포함돼 있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없다는 전제 하에 해외 직구 모델이 111만 8,860원 저렴하다.
수리비용은 어떨까?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정품인 OLED65E9KNA는 패널 교체 비용이 약 182만 원이지만, 아직 보증 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에 할인을 받아 약 17만 원을 내야 한다. 반면 거의 유사한 사양의 해외 직구 제품 OLED65E9PUA는 액정 패널과 수리비를 포함하면 약 165만 원.
▲ 구매가격이나 수리비는 2020년 10월 29일 기준. 보증기간 유무나 제품 상태에 따라 수리비는 달라질 수 있음
결과적으로 OLED TV의 경우 번인으로 인한 패널 교체비를 감안하면 총 비용은 국내 정품보다 해외 직구 모델이 오히려 비쌀 수 있다. 다만 국내 정품도 보증기간이 지난 뒤에는 패널 교체비 부담이 점차 커질 수 있다.
참고로 LG전자 OLED TV 국내 정식 출시 제품의 무상 수리 보증기간은 1년이며, 핵심부품인 패널은 2년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해외 직구 제품은 구매한 해당 국가의 서비스 기준을 적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제품과 패널 무상 수리 보증기간은 1년으로 보면 된다.
▲LG전자 제품에 대한 보증 기간 (출처:LG전자 서비스 홈페이지)
이처럼 OLED TV 해외 직구 제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초기 구매 비용이 장점이지만, 향후 번인 현상으로 인한 패널 교체시 비싼 수리비용을 물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구매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는 11월에 미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 큰 폭의 할인율이 적용된 다양한 OLED TV 해외 직구 제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기간에 할인율만 보고 섣불리 결제하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배송비나 A/S 등 다양한 요소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번인(Burn-in) 현상이란 대체 뭘까?
▲OLED burn in으로 찾아본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 국내외를 막론하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로 흔히 번인 현상을 꼽는다. 번인 현상은 똑같은 이미지가 반복해서 재생될 경우 화면 일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잔상과 얼룩이 남는 것을 말한다. 방송국 로고처럼 고정된 이미지가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서 주로 발생한다. 브라운관 TV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문제다.
번인 현상은 OLED TV에서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는데 워낙 가격이 높다보니 소비자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 이는 OLED를 구성하고 있는 유기물이 빛과 열에 취약하기 때문. 장시간 동안 TV를 사용하면 빛과 열에 약한 OLED가 열화 되면서 소자의 수명이 짧아져 번인 현상으로 이어진다. OLED를 구성하고 있는 발광 삼원색(적색·녹색·청색) 유기물 소자 중 청색의 수명이 짧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청색이 먼저 수명을 다해 사라지면 색 표현력이 떨어지며 잔상이 계속 남아 있는 것.
삼성전자의 경우 이화여대와의 합동 연구를 통해 OLED 청색 소자 수명 저하 원인을 밝혀냈지만 아직까진 명확한 대응 기술이 나오지 않았다. 스마트폰 OLED의 경우 지난 6월 번인 문제를 해결을 위한 특허를 미국에서 출원했다고. 삼성전자 TV는 OLED가 아닌 QLED(양자점 발광다이오드) 방식을 앞세우며 `번인 10년 무상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글, 사진 / 다나와 송기윤 iamsong@danawa.com
다나와 이승윤 hljysy2@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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