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모, 과로로 쓰러지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주모 과로사행’
온라인 커뮤니티 밈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짧은 문장이 담고 있는 뜻을 단번에 알아챌 것이다. 언제부턴가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서 뿌듯한 성과가 생기면 으레 ‘주모, 국밥 한 그릇 더!’를 외치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 성과가 ‘한국 영화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한국 보이그룹, 빌보드 1위’처럼 범국민적으로 기뻐할 수 있는 일이면 주모와 국밥을 찾는 이들은 몇 만 명 단위로 늘어난다. ‘주모 과로사행’이란 이처럼 다수의 사람들이 축하할 경사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 김홍도 <주막>
그런데 주모와 국밥이 파트너 개념을 이룬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주모가 운영하는 주막에서 국밥을 판 것은 조선 후기부터였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만 해도 거래 수단은 화폐보단 쌀 같은 현물이 선호되었고, 그래서 국밥을 쌀 주고 사 먹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조선 후반부터 화폐가 통용되기 시작하자, 적은 식자재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국밥이 순식간에 대표 서민 푸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주모와 국밥을 소환할 다양한 경사들을 겪었다. 올해는 어떤 경사가 일어날지 기대하며, 이번 시간에는 국밥에 대한 별난 뉴스를 모아보았다.
▲ 바쁜 분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별난뉴스 요약본
5위.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국밥 뚝배기가 흉기로 변한 사연
▲ 레전드 오브 전설 '뚝배기 깨다' 드립의 시초(출처: 다큐 3일 / 온라인 커뮤니티)
만약 애인으로부터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 슬픔, 분노, 배신 등 여러 감정이 북받치겠지만 그렇다고 식사 중이던 국밥 그릇을 던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2016년 서울 한 순댓국집에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가 순댓국 뚝배기에 머리를 맞은 사건이 발생했다.
▲ 이 뜨거운 걸 던졌다고?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가해자인 남성은 여자친구에게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순간 화가 나서 그랬다'라며 폭력행위를 인정했다. 뚝배기 그릇은 흉기가 아니지만 이 사건처럼 상해 범죄 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폭행 처벌법상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남성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4위. 무식하니 국밥 판다?
선을 넘은 고객 갑질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실제 사건과는 무관함 (출처: 픽사베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음식 배달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그리고 그만큼 황당한 사연들도 증가했는데 지난 1월 한 사장님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갑질 고객 사연'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사연은 이렇다.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 씨는 배달 앱을 통해 국밥과 소주 2병 주문을 받았다. 고객 집에 도착한 A 씨는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벨을 눌렀지만 고객은 '문 앞에 두고 가라'라며 문을 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문 앞에 두고 가는 비대면 배달이 많아졌지만 음식 중 주류가 포함돼 있을 경우 반드시 주문자가 성인인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대면 배달은 필수다.
▲ A씨가 실제로 받은 문자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이 같은 원칙을 설명하며 음식을 직접 수령하라 하였지만 주문자는 자신의 가족 중 변호사가 있어서 괜찮으니 문 앞에 놓고 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A씨는 국밥만 배달하고 소주는 회수하였는데 이에 주문자가 화를 내며 A 씨에게 문자로 폭언을 퍼부은 것이다. 곧이어 주문자의 배우자도 폭언에 가담했다. 특히 그는 '서비스 잔돈푼 벌면서 인정 챙겨라, 해장국 장사 왜 하는지 보인다, 막나가는 무식한 사람은 매로 다스리라 했는데, 평생 배달 열심히 하길 바란다'라는 문자를 남겼다.
▲ A 씨가 받은 문자… 무식하니 해장국집을 한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주문자 부부와 주고받은 문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자 네티즌은 공분했고 이 사건은 언론사에서도 취재할 만큼 주목받았다. 현행법상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했다가 발각된 음식점주는 1차 위반 시 2개월 영업정지를, 2차 위반 시 3개월, 3차 위반 시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음식 대면 수령이 꺼림직할 수도 있지만 주류 주문처럼 특수한 상황에선 대면 수령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인지하며 협조해 주는 것은 어떨까? 참고로 주문자가 무식하다고 비하한 해장국 사장 A 씨는 사회복지 전공에 비영리기구 운영 관련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3위. 국밥에 속눈썹 나와도 놀라지 마세요~
국밥 속 별별 이물질
경기도 성남의 한 국밥집 CCTV. 설렁탕을 먹던 남성은 국밥에서 휴지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오자 사장을 불러 항의했다. 매장 측은 설렁탕 값을 받지 않고 고객에게 재차 사과했다. 그런데 CCTV를 돌려보니 반전이 있었다. 이 휴지는 남성 본인이 넣었던 것. 무전취식을 노린 이 질 나쁜 범죄의 경우 처벌이 두 가지로 나뉘는데, 단순 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치면 절도죄에 해당돼 처벌이 가볍지만, 이 자작극처럼 돈을 지불할 의사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판단되면 사기죄에 해당돼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
▲ 국물이 많다 보니 이물질이 다이빙하기 쉬운 국밥
국밥은 국물 비중이 높은 요리다 보니 조리 과정에서 위생에 신경을 조금만 덜 써도 이물질이 들어가기 쉽다. 휴지 같은 이물질은 가볍게 넘어가기 쉬우나 머리카락이나 벌레 같은 이물질은 제아무리 국밥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도 즉시 숟가락을 내려놓게 만든다.
▲ 국밥 먹다 아름다운 속눈썹을 발견하면?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이보다 더한 이물질이 나온다면 어떨까? 국밥을 먹다 간혹 속눈썹을 건지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들이 연장 시술을 받는 속눈썹처럼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속눈썹이 살에 붙어 있다는 것이다. 설마 누군가의 신체 부위, 그것도 하필이면 눈이 도려져 국밥에 섞여 들어간 걸까? 설마 인육을 사용한 것은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겠지만 안심하라. 돼지국밥에서 발견된 이 긴 속눈썹은 돼지 속눈썹으로 머리고기를 사용한 돼지국밥에서 희박한 확률로 발견된다.
▲ 대만의 한 요리에서도 비슷한 돼지 속눈썹이 발견됐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돼지머리에는 단백질이 많아 국물 맛이 풍부하게 만들어주지만 자칫 돼지 속눈썹, 귀, 코, 심지어 눈알이 섞여 들어갈 때도 있다. 그러니 국밥을 먹다 눈알이나 눈썹이 나와도 당황하지 말자.
2위. 문자 오면 맛집이다?
부산 국밥집 재난문자
▲ 부산에서 국밥을 빼놓으면 서운하다 (출처: 필자의 스마트폰)
지난해 9월 부산에 있던 사람이라면 2주 연속 재난문자에 돼지국밥집이 포함돼 있어 의아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정확히 9월 29일부터 부산시가 재난문자로 공개한 부산 확진자 동선에는 특정 '돼지국밥집'들이 7번이나 언급됐고 이는 2주나 이어졌다. 국밥집에서 단체 모임이라도 있었던 걸까? 답은 간단하다. 이 국밥집들이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맛집이기 때문이다.
▲ 지난해 재난문자에 언급돼 눈길을 끈 부산 국밥 맛집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확진자 이동 동선에 포함된 국밥집은 양지탕, 교통부국밥, 제일돼지 국밥, 김삿갓돼지국밥으로 부산 토박이들도 인정하는 부산 원조 맛집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부산에서는 쌀밥처럼 국밥이 주식이다', '아프면 더 찾게 되는 게 국밥인가'라며 다양한 드립을 던졌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국밥집은 영세 식당이라 방문 손님을 추적하기 어렵다 보니 해당 식당을 공개하였고, 우연히 국밥집이 여러 번 나온 것'이라 설명했다.
1위. 진한 육수 맛의 비밀이 커피 프림이라니!
상상초월 국밥 맛의 비결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실제 사건과는 무관함 (출처: 픽사베이)
깊은 육수 맛이 일품인 소머리 국밥. 특히 소머리는 기름이 많아 숙련된 조리사도 다루기 어렵고 핏물을 빼는 과정에서도 자칫 누린내가 생기기 쉬워 까다롭기로 1,2위를 다투는 재료다. 그래서인 지 2014년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소머리 국밥의 조리 과정을 심층 취재했는데 맛집으로 알려진 일부 국밥집에서 가공품이나 합성조미료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실제 사건과는 무관함
소머리 국밥의 육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24시간 이상 뼈를 고아 내야 하는데 이 과정만으로는 식욕을 돋우는 뽀얀 국물색이 나지 않는다. 육수 맛이 깊어질수록 식자재에 들어가는 돈도 늘어난다. 이에 몇몇 국밥집이 핵산계 조미료나 골분 가루로 추정되는 합성 조미료를 사용한 것이다. 어떤 식당은 커피 프림을 넣었다고 고백했다.
▲ 깍두기 재사용하다가 딱 걸린 국밥집 (출처: 연합뉴스 Yonhapnews)
한편 지난 3월에는 한 유튜버가 자신의 친척이 운영하는 부산 유명 돼지국밥집을 라이브 방송으로 내보냈는데 이 과정에서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홍보를 위해 촬영한 영상이 본의 아니게 국밥집의 잔반 활용 사실을 고발하게 된 격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유튜버와 매장 직원은 잔반 재사용 사실을 사죄하며 위생적인 매장 운영을 약속했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강은미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