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팔지?’ 다나와 노트북 카테고리를 구경하다 보면 같은 모델인데 세부 스펙이 조금씩 다른 제품군이 있다. 생긴 거랑 두께, 무게, 배터리 등은 거의 같은데 메모리, 저장장치 용량, 그래픽카드 등이 조금씩 다르다. 제품명도 앞부분은 같지만 뒷부분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런 노트북 중에 기본형 노트북도 있고, CTO 노트북도 있다.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둘 중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 게 더 유리한지 알아보자.
CTO 노트북이 뭔가요?
CTO를 설명하기에 앞서 간단한 퀴즈를 풀어보자. CTO는 이 중 어느 의미와 흡사할까?
ATO - 열차자동운전장치
BTO -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수주 생산 방식
DTO - 데이터 전송 객체
ETO - 에틸렌옥시드
GTO - 그레이트 티처 오니즈카
정답은 BTO다. CTO는 과거 사용되던 BTO에 가까운 개념이다. 우선 ‘과거’의 BTO는 Build to Order. 주문 후 조립 생산 방식이다. BTO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는 소매점에서 일반 PC를 판매하는 대신, 소비자 주문에 따라 컴퓨터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카탈로그를 보고 고객이 주문을 넣으면, 공장에서는 주문 정보에 따라 컴퓨터를 조립 후 발송하는 방식이다.
▲ 델 컴퓨터가 해당 방식으로 유명했다. 사용자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델 PC 주문 페이지의 모습
과거 BTO 로 불리던 PC 주문 방식은 최근 대부분 CTO로 변형되어 사용된다. CTO는 Configure to Order다. 사용자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으로 CPU, 메모리, 저장장치, 무선랜 등의 핵심 부품들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CTO 방식은 애플, 레노버, HP, 델 등의 대기업 노트북 제품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꼭 필요한 옵션을 추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불필요한 옵션을 제거해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앞서 서문에서 언급한 '(제품명) 앞부분은 같은데 뒷부분이 미묘하게 다른 노트북'들은 주로 총판/유통사에서 다루는 제품군이다. 이런 총판/유통사가 파는 노트북도 넓게 보면 일종의 CTO 제품군이라 볼 수 있다.
아니, 내가 직접 주문한 모델이 아닌데 어째서 CTO 제품이야? 라고도 할 수 있는데, 총판/유통사가 사전에 소비자들이 보편적으로 주문할 법한 사양으로 CTO 제품을 대량으로 주문해서, 그것을 소비자에게 2차로 파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제품들은 최종 사용자인 고객이 부품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다. 메모리, 저장장치 정도가 한계인 것. 원래는 CTO 제품이라면 디스플레이부터 포트 구성까지 별별 것을 다 넣고 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총판/유통사가 파는 노트북은 장점이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CTO로 주문한 경우 배송까지 한참 걸리는 경우가 많다. 커스텀 제작이다 보니 미리 만들어둔 것이 있으면 빨리 오지만, 그게 아니면 주문을 받아서 만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 하지만 총판/유통사가 미리 주문한 노트북은 커스텀 주문보다 빠르게, 당장 당일에도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총판이나 유통사가 별도로 진행하는 할인 행사를 이용할 수도 있고 말이다.
소비자 유형별로 알아보는 노트북, 나에게 어떤 것이 더 유리할까?
기본형 노트북과 CTO 노트북 중 ‘컴알못’에게는 어느 노트북이 더 적합할까? 흔히 기본형 노트북이 컴알못에게는 적합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스스로 세부 사양을 선택해야 하는 CTO 노트북은 컴퓨터에 대해 잘 아는 고수나 선택할 법한 제품군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먼저 기본형 노트북의 장단점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우선 장점은 '싸다'. 가령 프리도스 기본형 비즈니스 노트북을 산다고 해보자. 윈도우도 없고, 메모리도 8GB 단일이고, SSD는 256GB를 장착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해당 노트북은 동일 라인업 중에서도 가성비가 아주 좋은 편에 속한다. 기본형이라 추가된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저렴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소위 ‘깡통차’가 가장 저렴한 것과 같은 셈이다. 메모리와 저장장치를 업그레이드 하는 비용도 가장 저렴하다. 직접 부품을 사서 장착하면 공임 비용이 들지 않으니까.
▲ HP 프로북 635 Aero G7. 공식 홈페이지에서 파는 동일 라인업과 비교하면 비슷한 가격에 윈도우가 빠져 있고, 그 대신 메모리 및 저장장치 크기는 더 크다.
이어 단점은 어떨까? 앞서 언급한 프리도스 기본형 비즈니스 노트북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한다. 윈도우? 프리도스 제품군을 선택해 저렴해진 만큼 당연히 직접 윈도우를 구입해 설치해야 한다. SSD 용량 업그레이드, 메모리 업그레이드도 직접 해야 한다.
SSD 용량 업그레이드,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직접 하는 건 컴알못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우선 드라이버로 노트북의 나사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노트북에 따라 나사 길이가 다를 수 있으니 나사를 제거한 곳의 위치와 길이를 정확하게 기억해야 한다. 노트북 고무 범폰 밑에 나사가 숨겨진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해 보면 분해 과정에서 소중한 노트북에 흠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혹은 나사 제거 과정에서 나사가 헛돌거나, 헤라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컴알못이라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를 능숙하게 해내는 컴알못이 있다면, 더 이상 그분을 컴알못이라 부르면 안 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기껏 노트북을 분해했는데,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온보드 램을 탑재해 메모리 슬롯이 없는 경우다. 혹은 디스플레이 패널 교체 등의 작업도 평범한 소비자 레벨에서는 어렵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기본형 노트북은 컴잘알 상급자에게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노트북에 대한 완벽한 정보가 있고, 업그레이드 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야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CTO 노트북은 어떨까? 내가 원하는 옵션으로 주문하거나 내가 원하는 옵션의 CTO 노트북(총판/유통사가 미리 주문한 것)을 구매할 수 있다.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이 구매 가능하다. 오히려 컴알못에게 편하다. 내가 원하는 사양과 옵션을 아주 편하게 맞출 수 있다. 게다가 회사에서 직접 조립까지 다 해서 보내준다.
예를 들어 영상편집용 노트북을 구매하려 하는 P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P씨가 질문글을 올리자 CPU 코어/스레드가 8/16이며 메모리가 32GB 이상, 쿠다 코어가 많은 RTX 3070 이상의 GPU가 탑재된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하라는 답변을 얻었다.
P씨는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노트북을 찾다 아주 쉬운 선택지를 발견했다. 대기업 노트북 사이트에 주문제작(CTO) 노트북 메뉴를 발견한 것이다. 앞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영상편집용 노트북을 주문제작해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원하는 사양의 부품이 탑재되어 있으니 따로 노트북을 뜯을 필요도 없고, 윈도우도 설치 및 세팅되어 있으니 따로 운영체제를 설치할 필요도 없었다. 내게 맞는 노트북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물론 CTO 노트북에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는 완전 커스텀 주문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다. 컴퓨터 고수 입장에서는 기본형 노트북을 구매한 뒤 직접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훨씬 가격이 저렴하다. 부품 마진도 계산하지 않아도 되고, 공임비도 뺄 수 있다. 즉 편의성과 가격을 맞바꿨다고 볼 수 있다.
단점이 한 가지 더 있다. CTO 노트북을 주문한 고객이 많을 경우, 배송 기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예를 들어 요즘 주문제작으로 유명한 한 게이밍 노트북의 경우, 실물을 받아보기까지 계절 하나 정도는 가볍게 넘길 정도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려면? 유통사가 미리 CTO로 대량 주문해서 파는 모델들을 찾아보면 된다. 다나와 노트북 카테고리에서 내가 원하는 사양이나 옵션을 체크해서 찾아보자.
내게 맞는 노트북 고르기 실전편
이제 CTO 노트북에 대한 파악이 끝났다. 이제 이를 고려해 노트북을 고르는 방법을 알아보자. CTO 노트북을 염두에 뒀거나, 좋은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크게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구매자가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는지. 노트북 업그레이드를 직접 할 수 있는지 여부. 노트북 핵심 부품의 온보드 여부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해 봤다
윈도우 설치 가능 + 노트북 업그레이드 가능 = 기본형(프리도스)
노트북 고수를 위한 선택지다. 직접 노트북을 업그레이드 및 관리할 수 있으니 굳이 CTO 제품을 선택하지 않아도 좋다. 기본형 깡통 프리도스 제품을 구입한 뒤 메모리나 대용량 SSD 등을 따로 구입 후 추가해 주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윈도우 설치 가능 + 노트북 업그레이드 불가능 = CTO + 프리도스
노트북 초보 및 중수를 위한 선택지다. 윈도우를 직접 설치할 수는 있지만, 노트북 하판을 개봉한뒤 직접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기는 부담스러울 때 해당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CTO 제품군을 주문해 사양을 설정한 뒤 운영체제(윈도우)를 제외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윈도우 설치도 어려운 경우 = CTO
컴알못을 위한 좋은 선택지다. CTO 제품군을 주문해 입맛에 맞게 설정하면 된다. 윈도우를 설치할 수 없으니 꼭 옵션에서 윈도우를 포함해 주자. 교육할인 등으로 노트북을 구매할 때 윈도우를 제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도 윈도우를 제외하면 안 된다.
모든 제품이 온보드 = CTO
고수더라도 딱히 부품을 교체할 수 없으니 별 수 없다. 맘 편히 CTO 제품군을 선택해 주면 된다.
마치며
이번 시간에는 CTO 노트북에 대해 알아봤다. 주문제작 노트북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잘만 고르면 내 몸에 딱 맞는 멋진 맞춤 양복과 같다. 또한, CTO가 가격대가 높다고 언급했는데 사실 유통사가 대량으로 제작한 CTO 제품은 비싸지 않고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배송도 빠르니 이왕이면 그쪽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다나와에서 조건에 맞는 노트북을 찾기만 하면 되니까, 이 얼마나 쉬운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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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송기윤 / iamsong@danawa.com
글 김도형 /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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