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4일 / 날씨 맑음 / 이름: 박불우
다나와에서 여름방학 숙제로 해충을 채집해오라고 했다.(얌전히 원고 써주니까 이젠 별걸 다 시킨다.) 그래서 툭하면 내 주머니에 빨대 꽂는 빈대도 되냐고 물었는데 사람은 안 된다고 한다. 집에서 볼 수 있는 진짜 해충만 채집해야 된다. 어쨌든 해충을 채집하려면 전략이 필요하니, 지금 우리 집에 같이 사는 해충들과 각 서식지를 정리해봤다.
1번. 모기
주로 벽이나 천장, 가구 틈새에서 발견된다. 의외로 사계절 내내 활동하며 특히 장마철에 개체 수가 증가한다. 이산화탄소, 땀 냄새, 술 냄새 등 자극적인 냄새를 좋아하며 배가 부르면 비행속도가 느려진다.
2번. 초파리
작은데 신경을 참 거슬리게 하는 초파리는 주로 싱크대,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다. 당과 산을 좋아하여 과일에 알을 까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과일을 상온에 오래 방치해두면 안 되는 이유가 된다.
3번. 화랑곡나방
곡물을 좋아하여 쌀통 오픈 시 서프라이즈로 나타난다. 곡류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어 밥을 지어 먹을 때 뜻밖의 단백질 섭취를 할 수 있다. 매운 것을 싫어하니 찝찝하면 쌀통에 양파, 고추 등을 넣어 보관하자.
4번. 깔따구
더러운 하천이나 저수지 등에서 활동하지만 가끔 화장실에 출몰하는 깔따구. 크기는 작지만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게 특징이다. 비행 속도가 느려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발견한다면 침착하게 전기 모기채를 찾아보자.
5번. 각다귀
외부에서 주로 활동하며 모기와 닮았지만 흡혈은 하지 않는다. 가정 내 화단에서 주로 발견되며 크고 느려서 매우 잡기 쉽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지만 모기로 착각하여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곤충이다.
2021년 6월 15일 / 날씨 맑음 / 이름: 박불우
위 맵을 통해 우리 집은 날벌레가 많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어떤 장비를 쓸까 고민하다가 유해 성분이 없고, 알아서 벌레를 유인해 퇴치해 주는 해충퇴치기를 쓰기로 결정했다.
해충기퇴치기 중 가장 잘 팔리는 ‘번개표 넉다운’이다. 기기 안에 있는 UV-A 램프가 날벌레들이 좋아하는 파장의 자외선을 방출해 벌레를 유인한 뒤, 이놈들이 가까워오면 고압 전류를 흘려 황천길로 보낸다고 한다. 해충퇴치기는 흡입형, 절단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이 제품은 벌레가 잉태한 생명까지 지져 죽이는 감전식이기 때문에 나는 이 녀석으로 결정했다.
2021년 6월 16일 / 날씨 맑음 / 이름: 박불우








저 XX들 씨를 말려버려야지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사진 / 강은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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