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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못한다고 안방에서 내쫓았더니 큰물에서 펄펄 나는 듣보잡 차들

2021.07.02. 15: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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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위기에도 잘 버티던 자동차 내수 시장이 불안해 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상반기 판매량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4.1% 줄었고 해외 판매와 수출은 31.3% 늘었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같은 시기, 해외 판매와 수출이 급감하는 중에서 국내 판매가 꾸준하게 증가세를 유지했던 때와 역전된 셈이다.

상반기 국내 판매가 감소한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자 수요가 살아난 해외로 공급 물량을 집중시킨 탓이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는 인기 모델 출고 적체가 예외 없이 심각한 상황에 몰려있다.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인기 모델, 수출 물량 생산과 공급에 집중하면서 비인기 모델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되고 있어 하반기 출고 적체는 상당 부분 해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쏘울

상반기 실적을 정리하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해외 판매와 수출 증가세를 국내 시장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델들이 견인했다는 사실이다. 해외 시장에서 효차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델 중에는 국내 실적이 형편없거나 이걸 이유로 판매를 포기한 것들이 적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지만 큰 시장에서 펄펄 날고 있는 기특한 차들도 수두룩했다.

가장 좋은 예가 박스카 기아 쏘울이다. 올해 1월 단종 소식이 알려진 쏘울은 이제 기아 국내 판매 리스트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판매 중단 이후 165대를 끝으로 명맥이 끓긴 쏘울은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총 3만8780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4% 증가한 수치다. 기아 프라이드 삶도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지만 북미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1.9% 증가한 1만667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i10

상반기 국내 판매량이 1854대에 그친 스포츠 세단 스팅어도 북미 시장에서는 6351대가 팔렸다. 시장 규모에 차이가 있지만 단종설에 시달리고 있는 스팅어는 적어도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 밖에 텔루라이드는 지난해 상반기 2만5376대에서 배 가까이 늘어난 4만5438대를 팔았다.

현대차 엑센트도 있다. 국내 목록에서는 사라졌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상반기 1만대 이상 팔렸다. 이는 작년보다 22%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가 그랜저를 북미 시장에서 빼내면서 순수 세단 라인업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아반떼와 쏘나타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상반기 아반떼는 지난해 대비 53% 증가한 7만4000대, 쏘나타는 79% 증가한 5만4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쌍용차 무쏘(코란도 스포츠)

기아와 다르게 국내 인기 모델이 해외 시장에서도 밥값을 하는 셈이다.  유럽 시장에는 국내에서 생소한 현대차 라인업을 많이 볼 수 있다. 유럽 핵심 전략형 모델인 i10을 시작으로 i20, 국내 판매가 중단된 i30도 이 곳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기준으로 i10과 i20는 각각 2만3000대, 2만6000대, i30도 2만2000대 이상을 팔았다.

현대차에 i시리즈가 있다면 기아는 씨드(Ceed) 라인업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치백 포함, GT, 왜건,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된 씨드는 해치백 원조로 불리는 유럽에서만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만2000대 이상을 팔았다. 이 밖에 모델명 아르카나로 해외로 수출되는 르노삼성차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그리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뷰익 앙코르 GX도 국내보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뷰익 앙코르 GX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쌍용차는 의외로 영국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잘 만난 현지 딜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덕분에 쌍용차는 가장 힘이 좋으면서도 가장 저렴한 차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티볼리부터 코란도, 무쏘(코란도 스포츠), 렉스턴까지 풀 라인업이 포진해 있다. 덕분에 2015년 처음으로 영국 단일시장 1만대를 돌파한 쌍용차는 2016년 1만9000대로 정점을 찍기도 했지만 지난해 코로나 19 확산으로 9555대로 떨어졌고 올해 판매도 부진한 것이 아쉽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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