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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코멕스산업 (1) "락앤락이요? 밀폐용기하면 코멕스를 떠올리지요"

2021.07.19. 14: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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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Start-Up)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Scale-Up)이다."
-다니엘 아이젠버그(Daniel Isenberg) 박사

[IT동아 권명관 기자]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세계적 전도사이자, 베스트셀러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저자인 다니엘 아이젠버그(Daniel Isenberg) 박사는 창업과 성장을 언급하며, "아기를 낳는 것과 같은 창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과정은 아이를 잘 키우도록 하는 성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젠버스 박사는 단순히 결과에 매달려 창업하는 기업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창업 이후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죠.

실제로 양육부담이 저출산을 야기하듯, 성장이 어려운 기업 생태계는 창업을 위한 인재와 투자 유입에 한계가 존재랍니다. 독일, 스위스, 영국 등 선진국은 종사자수 10인 미만 스타트업 일자리 비중이 20% 미만인데요. 즉, 창업 위주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고용에 기여하는 효과가 작습니다. 덴마크의 경우, 2000년대 초 창업 지원을 통해 창출된 벤처 중 5년 뒤 고성장한 기업은 1% 미만에 불과했죠. 이후 덴마크는 창업 중심이 아닌 성장 중심으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성장 중심의 스케일업 중요성에 공감하는 많은 스타트업이 저희 스케일업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협력기관도 스케일업 프로젝트에 함께했는데요. 그중 세비앙, 씨포스를 소개했던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올해에도 스케일업 프로젝트에 3개 스타트업을 소개했습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위치하고 있는 코리아디자인센터, 출처: 한국디자인진흥원

참고로 KIDP는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가 설립한 디자인 선도·진흥기관입니다. 1970년 설립 이래 지난 50년간 디자인 기업 지원, 문화 확산, 인재 육성, 미래 연구, 정보 제공 등 디자인 영역 전반을 아우르며 한국 디자인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디자인 인력양성 및 교육, 디자인 연구 및 정책개발, 디자인 문화 확산(공모 및 선정, 전시), 디자인 해외시장 진출, 기업지원 및 창업 육성, 서비스디자인 및 제조 혁신, 플랫폼 구축 및 정보제공, 디자인 제조기업 혁신 등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지요.

올해 KIDP와 함께 스케일업 프로젝트로 소개하는 첫 번째 기업은 ‘코멕스산업(KOMAX, 이하 코멕스)’입니다. 1971년 설립, 올해로 창업 50주년을 맞이한 코멕스는 밀폐용기, 고무장갑, 물병, 텀블러 등 다양한 주방·생활용품을 선보이는 코멕스를 소개합니다.

지난 6월 초, 코멕스산업과 만난 스케일업 프로젝트팀, 출처: IT동아

“제가 좀 나이 많습니다. 낡은 사고 방식을 고치고 싶어요”

1943년생, 올해로 79세를 맞이한 코멕스 구자일 대표의 고민이다. 지난 50년간 코멕스를 이끌어 왔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혹여 뒤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구 대표가 기자에게 전한 허심탄회한 심정을 먼저 옮겨본다.

“저와 코멕스 모두 나이를 먹었습니다. 우리 임직원들도 같이 늙은 것 같아요. 코멕스를 설립한 30대 시절 경험은 지금의 30대와 거리감을 느낍니다. 고정관념이 딱딱하게 굳어 관료화되가는 것을 바꾸고 싶어요.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코멕스산업이 걸어 온 지난 발자취, 출처: IT동아

코멕스는 해외 6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연간 500억 이상 매출(2020년 12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제조업체다. 임직원 수는 총 138명. 사업 규모로만 보면 스타트업과는 거리가 먼 내실 튼튼한 중견기업이다. 하지만, 설립 후 50년간 이끌어 온 구 대표는 요즘 고민이다. 굳어가는 생각과 조직을 변화하고자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기가 어렵단다.

“30~40년 전, 열정 하나로 시작했을 때는 조직을 운영하는 시스템이 없어도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면 된다’, ‘맨 땅에 헤딩’이라는 말처럼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맹목적인 열정 하나에 기대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환경, 사회 구조도 마찬가지죠. 요즘 누군가 제게 목표를 물어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코멕스가 앞으로도 계속 남기를 바란다’고 말이죠. 남은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먹은 조직을 젊게 만드는 것. 모험심을 불어넣고, 사고를 치게 만들고 싶어요.”

아래는 구 대표가 코멕스와 함께한 50년 이야기다. 지금의 코멕스를 이해하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은 지난 세월을 함께 들여다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사내에서 맞이한 코멕스산업 구자일 대표 생일 축하 사진, 출처: 코멕스산업

열정 하나만으로 시작한 유아용품 사업

코멕스산업은 1971년 설립한 유아용품 전문회사 ‘크로바 상사’로부터 시작했다. 크로바 상사를 설립할 당시 구 대표는 한가지 생각에 빠졌다. 아기가 신생아, 영유아 시절 손에서 떼지 않고 입에 물고 있는, ‘젖병과 젖꼭지는 과연 깨끗할까?’라는 의문. 구 대표는 전국 약국(당시에는 젖병을 대부분 약국에서 구매했다)을 돌며 조사했고, 전국에서 소수의 젖병을 모두 사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70년대초 국내는 이제 막 제조산업은 시작하는 시기로 젖병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활용품은 지금처럼 다양하지 못했다.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젖병과 젖꼭지를 생각했다. 아기의 안전과 위생을 보장하는 제품을 생산해 유통하면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다만, 당시 구 대표는 채 서른도 되지 않은 29살의 청년. 젖병과 젖꼭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도, 자금도, 인력도 부족했다. 말그대로 열정만 있던 셈이다.

2020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소비재 전시회(AMBIENTE)에 참가한 코멕스산업 부스에 ‘Since 1971’ 문구가 눈에 띈다, 출처: 코멕스산업

사업계획서 하나 들고, D페인트 업체의 플라스틱 사업부를 찾아갔다. 생각은 단순했다. 분명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니, 상대에서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출입구조차 통과할 수 없었다. 만나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대화 한마디 건넬 기회조차 없었다.

무작정 담당 부서 상무 집 앞으로 찾아갔다. 새벽 5시부터 기다렸고, 출퇴근길에 지나가는 그에게 꾸벅 인사부터 건넸다. 그러기를 며칠, 출근하는 상무가 구 대표를 차에 태웠다. “너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회사에서 만나고 싶었지만, 들어갈 수 조차 없었던 현실과 자신에게 투자하면 분명 성공할 것이라는 말을 건넸다. “당신네들이 밀어달라”는, 지금 돌이켜보면 말도 안되는 요구도 덧붙여서.

이후 10번 이상 미팅했다. D페인트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플라스틱 사출 기계 중 멈춰있는 장비가 있지 않느냐고, 금형을 떠서 주면 장비를 계속 돌릴 수 있을 테니 서로에게 윈윈이지 않느냐며 설득했다. 모험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무실이 필요했던 그는 서울시 상도동의 단독주택가를 찾았고, 주택 밑에 딸려 있는 차 1대 들어가는 3~4평짜리 주차장을 떠올렸기 때문이다(기자는 이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차고에서 시작한 사례를 떠올렸다).

주차장 임대 비용은 보증금 5만 원에 월세 3,000~4,000원이었다. 자금이 없었던 구 대표는 13만 원짜리 어음을 받아 빚으로 시작했다. 그는 “그 때 만났던 사람들과는 지금도 연락합니다.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은사와도 같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당시 상무님과는 언젠간부터 소식이 끊겼는데…, 아쉽네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냥 쉽지만은 않았던 80년대

우려곡절 끝에 젖병, 젖꼭지를 완성했다. 이제 발로 뛸 시기. 완성된 제품을 들고 전국 약국을 돌아다녔다. 마땅한 경쟁제품이 없었던 시장 상황 탓에 사업은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70~80년대 고속 성장하던 국내 경제 시장도 한 몫했다. 한때 전국에 납품하는 약국 수는 8,700개에 이르렀다.

다른 업체의 협력 제안도 들어왔다. 영유아 옷을 생산하던 A업체에서 젖병과 젖꼭지를 포함한 수유 제품을 의뢰를 받아 생산 납품했고, 조금씩 세를 불렸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분유를 생산하는 유제품 업체 N사와 M사에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유제품 업체 로고를 넣은 젖병을 납품한 것. 여기에 전국 산부인과 이름과 전화번호도 넣었다. 70년대 초중반까지 연간 출생인구 50만 명 이상이었고, 절반 이상 분유를 먹이니 잠재고객으로 이끌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금은 별 것 아닌 아이디어같지만, 폴리에틸렌 젖병 표면에 열화 과정을 거친 실크 인쇄 방식으로 납품 계약을 따냈다.

그렇게 탄탄대로를 걷는 줄 알았지만, 위기는 금세 찾아왔다. 80년대로 접어들면서, 당시 영입한 영업 상무가 1,200만 원 정도를 떼먹고 도망가는 일이 발생했다. 잠실4동에 있는 13평짜리 시민아파트 시세는 80만 원이던 시기였다. 구 대표는 그렇게 3~4년을 빚 갚느라 보냈다. 이 시기에 N사, M사, S사 등 유제품 업체에 납품하던 영업망도 경쟁업체에 다 뺏겼다.

구 대표는 “78년부터 81년까지 거지 같은 생활을 3년간 보냈습니다. 부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냥 망했다고 봐야했어요. 그냥 명맥만 유지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만들어 팔았어요”라며, “젖병, 젖꼭지만 생산하다가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생활용품이라면 뭐든지 만들기 시작했던 시기였죠”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더 이상 젖병, 젖꼭지 전문 생산업체라고 말할 수 없었고, 만들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만들어보자고 다짐하면서 상호를 ‘삼화양행’으로 변경했다. 크로바 상사로 겪었던 시련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위기 속의 기회일까. 전환점이 찾아왔다. 플라스틱 물병이었다.

코멕스산업의 대표 제품, 물병

물병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사업은 정상궤도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점차 위생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젖병으로 인정받았던 품질을 물병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젖병은 신생아/아이를 위한 물병이라면, 이제는 어른을 위한 물병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리고 1991년, 개인사업자였던 삼화양행을 ㈜코멕스산업으로 법인 전환했다.

그리고 이 시기 국내에 커다란 사건이 발생했다. 1991년 3월과 4월 발생한 낙동산 페놀 오염 사건이다. 이 사건은 구미 공업단지 내 공장에서 30여 톤의 페놀이 낙동강 유역 하천으로 유입, 페놀이 당시 42만 가구가 식수로 사용하는 상수원 다수취수장으로 흘러들어간 사건이다. 당시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대구시민들의 항의에 취수장 측은 악취를 없애려고 다량의 염소를 투입, 사태를 한층 악화시켰다. 페놀과 염소가 결합해 한층 독성이 강한 클로로페놀로 변했고, 수돗물을 마신 대구 시민들은 극심한 두통과 구토, 피부질환을 앓았다.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당시 시민들이 시위하는 모습, 출처: 여성동아

이 사건 이후 우리가 마시는 물, 식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물통에 관심이 많아졌다. 당시 인식 수준은 약수터에 약수를 뜨러 가는 물통을 이전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인식하지 않았다. 석유나 화학용품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담았던 통도 그대로 사용했던 것.

1992년, 식수 전용 용기 ‘바이오탱크’를 선보였다. 바이오탱크는 바이오세라믹을 사용해 식수 신선도를 유지하고, 물이끼를 방지하는 등 기능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또한, 학교에 도시락을 싸가는 학생들을 위한 물병부터 6리터, 10리터, 15리터 등 대용량 물통을 생산했다.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그 무렵 TV 광고, 일간지 전면 광고 등을 통해 건강과 위생을 생각해야 한다는 캠페인도 병행하면서 바이오탱크 물병을 알리기 시작했다.

코멕스 산업의 캠핑물통 휴대용700ml(좌)와 바이오탱크 휴대용물통(우), 출처: 코멕스산업

구 대표는 “당시 반포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들고 오는 물병을 조사하니 70% 이상이 바이오탱크 물병이었습니다. 주력 생산 제품을 젖병에서 물병으로 전환하는 시기였어요. 정신없었습니다”라며, “급하게 영등포여고 체육관 전체를 임대해서 조립공장으로 활용하고, 김포에 공장을 신축했죠. 1995년에는 충남 당진에도 신축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2006년 코멕스산업 당진공장 모습, 출처: 코멕스산업

피해갈 수 없었던 위기, IMF

1997년. 대한민국은 IMF 외환 위기로 겪었다. 온 나라가 비탄에 빠졌던 시기. 코멕스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시 어음 발행을 주고 받는 것은 관행에 가까운 영업 방식이었다. 구 대표는 “대형 유통몰, 주요 납품처, 도매상, 제품 생산을 위한 부품 대금 등… 돌아오는 어음과 수표를 막지 못했습니다.. 약 28억 원 규모였어요”라고 씁쓸하게 웃으며, “그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채도 빌려 쓰면서 버티는 수밖에 없었죠”라고 말했다.

구 대표와 나누던 대화를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IMF 외환 위기 당시, 폐업 절차 제대로 밟지 못하며 단시간 기업의 파산이나 부도, 대량 실직 등이 일어났다.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기업, 은행 등도 나날이 무너졌으며, 무더기 부동산 매각, 금융불안 등이 이어졌다. 전방위적인 경제적 체질 개선과 대규모 구조조정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1997년 코멕스산업 전직원 워크샵 모습, 출처: 코멕스산업

그래도 코멕스는 명맥을 유지했다. 구 대표는 “그 때 함께했던 직원들과는 전쟁을 치뤄도 이길 것 같습니다. 결속력으로 버텼어요. 개인적으로 영업 유통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게 신용입니다. 10년 전에 팔았던 물건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교체해주는게 우리 원칙입니다”라며, “거래처와의 신용으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네요. 지금도 입사한지 20년 넘는 직원이 있습니다”라고 웃었다.

위기 속에서도 신용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코멕스의 진가는 지난 2018년 화성에 설립한 물류창고와 조립 공장 화재 사건에서 빛을 발했다. 제조업체에게 물류창고, 조립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피해액수도 문제지만, 납품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 안에 쌓아놓은 1년, 2년치의 부품은 납품을 약속한 업체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불과 하루, 일주일만 배송을 늦게 받아도 구매자들은 날을 세울 수밖에 없다.

구 대표는 “화성 공장에 불이 나서 거의 전소했었습니다. 불타는 공장을 보면서 다음 납기 약속부터 생각했어요. 현장에서 바로 대응했습니다. 근처에 창고 임대하는 곳 있는지 알아보고, 2,000평, 700평, 300평 등 규모에 상관없이 되는대로 계약부터 했죠. 그리고 책상 사오고, 부품 사오고, 도저히 안되면 다른 업체에 외주를 부탁하고…. 1년을 그렇게 버텼습니다”라며, “당시 피해액도 컸지만, 무엇보다 제 날짜에 제품을 넘기는게 목표였어요”라고 덧붙였다.

납기일 준수를 우선시 하는 코멕스산업, 사진은 바이오킵스 갤러리 생산현장, 출처: 코멕스산업

플라스틱 생활용기, 밀폐에서 답을 찾다

IMF 위기 이후, 코멕스는 플라스틱 생활용품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생활용품의 핵심은 항균 즉, 위생이라는 모토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 지금에 이르렀다. 2003년, 생명공학기술 셈바이오공법을 활용해 친환경 유기농 전용용기라는 컨셉으로 '바이오킵스(BIO KEEPS)’ 밀폐용기를 선보였고, 2004년 '독일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우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구 대표는 “바이오킵스는 전세계 플라스틱 밀폐용기 기준이라고 자신합니다. 음식물이 세지 않는 용기(뚜껑) 디자인, 쉽게 상하지 않도록 고안한 바이오 기술 등이 우리의 기술력이지요”라며, “글로벌 유리용기 선두 업체인 프랑스 아크(ARCE)와 협력해 용기는 유리, 뚜껑은 플라스틱인 유리밀폐용기를 선보이기도 했죠”라고 덧붙였다.

바이오킵스 전시사진, 출처: 코멕스산업

2021년 현재, 코멕스는 플라스틱으로 제조하는 수많은 생활용품을 생산 중이다. 모델로 구분하면 700종 이상으로 밀폐용기, 물병/보온보냉, 야외용품, 고무장갑, 도마, 소모용품, 전자레인지 용기, 테이블 웨어, 주방잡화 등으로 구성된 ‘주방용품’과 수납, 휴지통, 리빙잡화 등으로 구성된 ‘리빙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코멕스산업이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 출처: 코멕스산업

다만, 한가지 아쉽다.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시점에 시장 전체를 장악할만한 대표 제품을 내세우지 못했다. 구 대표 역시 이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밀폐용기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락앤락’을 떠올립니다. 그게 안타까워요. 제품 품질과 가격 등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플라스틱 제품은 모발하기 쉽다. 달리 말해 만드는 방법이 특출나거나, 크게 어렵지 않다. 경쟁사가 금세 디자인을 카피할 수 있다. 디자인 특허 등으로 방어할 수 있지만, 중국과 같은 특수한 지역에서는 이조차도 어렵다. 제품 출시 후 시장에 선보이면, 1년 내 거의 똑 같은 유사 제품이 유통된다.

코멕스산업 물병 제품(왼쪽)과 락앤락 제품, 출처: 코멕스산업

실제로 지난 2014년, 코멕스는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락앤락과 '플라스틱 물병' 디자인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코멕스산업이 락앤락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락앤락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물병을 판매한 것에 대해 2,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외에도 유명 제조사가 디자인 모방을 심하는 제품을 선보여 내용증명을 보낸 뒤 금형을 코멕스가 다시 인수하는 일, 국내 유명 유통사가 코멕스 제품을 중국제조 상품으로 판매해 판매를 중지시킨 일, 코멕스 제품을 모방한 중국제조사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다 뒤늦게 발견하는 일 등이 꾸준히 발생했다. 분명 제품을 모방했으나, 일부만 수정하면 의장등록을 피해갈수 있기에 억울한 일도 다반사다.

마지막으로 구 대표에게 지금 걱정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무겁고 둔중한 현 상황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젊은 세대가 마음껏 사고칠 수 있는 코멕스를 꿈꿉니다. 지난 10년간 마치 관료조직 같은 사내 문화를 바꾸고자 노력했는데,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어요”라며, “젊은 코멕스를 꿈꿉니다. 그래야 10년, 2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시간이 많이 없어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든, 내부 혁신이든 필요하다면 시도하고 도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코멕스산업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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