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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There, Fountains! 세계의 분수들

2021.08.02. 17: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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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지구상 어딘가에서 여름을 나고 있을
세계의 분수들.

●이래 봬도 300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삼손
Russia St. Petersburg, Fountain Samson


스웨덴과의 전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쟁취한 표트르대제는 러시아 제국의 위엄을 알리고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페테르호프 궁전, 일명 ‘여름궁전’을 만들었다. 그 궁전 앞에는 가장 큰 삼손 분수를 중심으로 수십 개의 작은 분수들이 힘차게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삼손 분수는 표트르대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자의 입을 찢고 있는 삼손은 러시아를, 힘쓰지 못한 채 당하고 있는 사자는 스웨덴을 상징한다. 언뜻 보면 분수는 흡사 열쇠 모양 같다. 여기엔 표트르대제의 승리가 발트해까지 진출하는 문을 열게 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꽤 잘 관리되고 있어서인지 나이가 가늠이 안 됐는데, 삼손 분수는 올해로 운영을 시작한 지 딱 300년이 됐다. 무거운 세월보다 더 놀라운 건 가동 방식도 옛날 그대로라는 사실. 10명의 분수 담당팀이 분당 최대 28리터의 물을 사용해 매일 분수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데, 별도의 펌프나 전기 동력원 없이 상부 정원에서 내려오는 물의 낙차 압력만으로 분수를 움직인다고. 어쩌면 삼손 분수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노력들이 수백년간 쌓아 올린 세월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도심 속 시원한 블랙홀
미국 포트워스 워터 가든
USA Fort Worth, Water Gardens


미국 텍사스주 북부에 위치한 댈러스 포트워스. 카우보이들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카우보이‘만’ 있는 곳은 아니다. 포트워스 다운타운의 선댄스 스퀘어(Sundance Square)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도심 속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워터 가든이 자리하고 있다.

포트워스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워터 가든은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필립 존슨과 존 버기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 안에서 잠시나마 휴식할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건축했다고. 마운틴(Mountain), 콰이어트 풀(Quiet Pool) 등 물을 소재로 한 4가지 테마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그중 액티브 풀(Active Pool)은 워터 가든의 화룡점정이다.

매분마다 7만 리터에 달하는 물이 계단을 타고 사방으로 쏟아진다. 흐르는 물은 블랙홀처럼 가운데로 모인다. 독특한 구조물 덕에 시선 닿는 곳마다 작품이고, 찍었다 하면 인생숏이지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기도. 바닥이 상당히 미끄럽기 때문에 뛰면 ‘절대’ 안 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런 2인자 보셨어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몰 분수 쇼
United Arab Emirates, The Dubai Fountain Show


오후 6시 무렵, 두바이에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 세계 1등 높이라는 828m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앞에서 수많은 물줄기가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늘 높이 치솟는 물줄기는 두바이몰 분수 쇼의 화려한 스펙을 실감케 한다. 약 12만 평방미터의 부르즈 할리파 인공호수에 설치된 두바이몰 분수 쇼는 전체 길이 75m, 최대 분사 높이는 무려 500m를 자랑한다.

설치된 조명만 해도 6,000개, 컬러프로젝터도 25대에 달한다.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분수 쇼 디자인팀이 직접 참여해 제작한 만큼 쇼의 퀄리티도 훌륭하다. 클래식 음악에서 현대 아랍음악과 전세계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된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 분수 쇼’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지난해 두바이 인공 섬 팜 주메이라 해상에 팜 분수 쇼가 개장하면서 기존 두바이몰 분수 쇼는 2위로 밀려났다. 비록 2인자가 됐지만, 여전히 부르즈 할리파 앞에는 매일 밤 분수 쇼를 보기 위해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린다.

글 곽서희 기자 사진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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