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튀김 요리
튀김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르게 발달된 방식의 조리법이다. 튀김을 통해 사람들은 식재료의 식감을 보다 바삭하게 만들 수 있으며, 부족해지기 쉬운 지방을 섭취할 수도 있다. 튀김이라는 조리법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두고, 혹자는 수렵시대 인류의 DNA에 기억된 갑각류나 곤충 등의 식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또 혹자는 육류 섭취를 금하던 과거의 종교 교리에서 튀김 조리법 발달의 이유를 찾기도 한다.
기름으로 얻은 바삭한 식감, 하지만 번거로워
▲ 프라이팬이나 웍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튀김 요리를 할 수 있지만, 기름이 많이 튄다는 단점이 있다
튀김의 조리법을 새삼스레 설명하자면, 끓는 기름에 식재료를 익히는 방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끓는 기름에 식재료를 넣으면 식감은 바삭해지고 기름이 둘러져 맛은 더 고소해진다. 튀김의 맛을 더하기 위해 밀가루, 계란, 녹말 등을 식재료에 입혀 조리하기도 한다. 다만 튀김 요리에 쓰인 기름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질이 떨어지며, 오래된 기름으로 식재료를 튀기면 음식의 색이 어두워지고 쓴맛이 더해진다. 그렇기에 튀김에 사용한 기름은 적당히 사용한 후에 버려야 한다.
우선 튀김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기름을 고온에 달궈야 한다. 고전적으로는 프라이팬이나 웍을 주로 사용했다. 기름을 웍에 가득 담아 끓이고, 여기에 식재료를 넣어서 조리한 후에 건져내는 방식을 주로 취했다. 많은 튀김 요리를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대형 조리기구뿐 아니라, 가정용으로도 튀김용 웍은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웍을 사용한 튀김 요리는 가스레인지, 인덕션만 있으면 어디에서건 쉽게 조리할 수 있지만, 기름의 온도를 쉽게 알기 어려우며 조리 시 주변에 기름이 많이 튀게 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조리기구 '에어프라이어'의 등장
▲ 프라이팬이나 웍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에어프라이어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최근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조리기구가 있으니, 바로 에어프라이어다. 에어프라이어는 오븐 내부에 선풍기를 설치하고 공기를 대류시켜, 빠르게 식재료를 고온으로 건조시키는 형태의 제품을 이야기한다. 2005년 관련된 특허가 등록되고 2010년에는 IFA에 출품되며 본격적으로 상용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한 에어프라이어는 웍을 사용한 조리법의 단점을 극복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기름이 튀지도 않고 폐유를 처리하는 번거로움도 극복한, 그러면서도 식재료를 바삭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된 식재료는 200℃ 미만의 초고온 열풍으로 수분이 증발해, 바싹 말라 마치 튀김 요리와 같은 결과물로 나오게 된다. 사용방법도 실로 간단해, 오븐 안에 식재료를 집어넣고 시간만 설정하면 된다. 에어프라이어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순식간에 이를 활용한 새로운 조리법들도 퍼지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시점에 이르러서 에어프라이어는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가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 에어프라이어는 튀긴 음식을 맛있게 데울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튀김 요리를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에어프라이어는 ‘튀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조리 과정에서 기름을 두르지 않기 때문에, 에어프라이어의 결과물은 식감은 비슷하더라도 튀김 요리의 맛은 절대로 낼 수 없다. 그렇기에 튀김 요리를 기대하고 에어프라이어를 구매해서는 쉬이 낭패를 볼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수 있는 요리들은 엄연히 튀김 요리와는 다르기에, 널리 보급되어 있지만 또 많은 가정에서 현재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튀김 본연의 맛을 위해 개발된 '전기식 튀김기'
▲ 튀김 요리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전기식 튀김기
에어프라이어의 폭발적인 보급이 일어난 다음인 현재의 시점에서는 튀김 요리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전기식 미니 튀김기가 새로이 각광을 받는 상황이다. 전기식 튀김기는 가스를 사용해 화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용기에 기름을 담아 전기 콘센트에 연결해 전력을 얻고 이를 활용해 기름을 끓이는 형태의 조리기를 이야기한다.
웍을 활용한 조리 방식의 단점인 기름이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기기에 뚜껑이 부속되는 구조를 취한다. 전기식 튀김기는 조리를 위한 사용 방법에 있어 에어프라이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현대의 전기 튀김기는 식재료를 채에 넣어두고 기름이 담긴 용기에 담근 채, 뚜껑을 닫고 시간을 설정한 후 조리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튀김 요리가 완성된다.
▲ 살림왕 옥주부도 전기식 튀김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출처: 유튜브 <살림왕 옥주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리고 핵가족을 넘어 1~2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전기식 튀김기는 갈수록 작아지는 중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제품의 가격대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3L 용량의 미니 튀김기는 일반적으로 가격대가 10만 원을 넘지 않으며, 업소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의 가격도 낮게 형성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기식 튀김기의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폐식용유 활용 방법도 활발하게 공유돼
▲ 남은 식용유는 불순물을 걸러 재활용할 수 있다(출처: 유튜브 <코코네>)
에어프라이어의 보급이 이뤄지던 시점에서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를 활용한 조리 레시피가 활발하게 공유된 바 있다. 가정용 전기식 튀김기의 보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는 새삼스레 튀김기의 ‘폐유’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레시피가 적극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이는 에어프라이어와는 달리, 다 쓴 기름이 반드시 생겨날 수밖에 없는 제품의 근본적인 구조에 기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폐식용유를 이용해 독성이 없는 재생비누를 만들 수 있다
① 폐식용유 본연의 세정력을 활용한 방법, 비누 만들기
가장 자주 권고되는 폐식용유 활용 방법은 ‘비누 만들기’로 보인다. 폐식용유를 비누로 만들어 사용할 경우에는 환경오염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비누 시제품 특유의 독성이 없어 보다 순한 비누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폐식용유를 거름망에 걸러 튀김 요리 등으로 발생한 이물질을 제거하고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를 부어 응고시킨 다음, 이를 20일 정도 중화시키면 질이 좋은 비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재생비누로 만들어내기 전에도 폐유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활용해, 찌든 때가 묻은 곳에 폐유를 묻혀 세정제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식기류의 내구도를 강화하는 데 쓸 수도 있다
② 또 하나의 활용법, 식기류의 내구도 강화
폐식용유는 식기류의 내구도 강화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뜨거운 요리를 담는 뚝배기는 얼핏 보기에는 튼튼해 보이지만, 내부의 열이 아닌 외부 충격에는 약한 성질을 지닌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뚝배기 바닥에 폐식용유를 바르고 물을 채운 후 끓이면 뚝배기 내구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물을 끓이는 방법으로는 약한 불로 끓이다가 센 불로 마무리하는 방법이 주로 권고된다. 또한 나무 도마와 같은 건조된 목재 식기류에도 폐식용유를 발라두면 수분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 보다 오래 목재 식기류를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필수 가전이 될 것
▲ 새로운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식 튀김기
기름을 활용한 튀김 요리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돈가스,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튀김만두, 생선튀김 등의 다양한 튀김 요리는 에어프라이어로는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 기름 특유의 맛을 에어프라이어가 낼 수는 없으며, 같은 바삭함이라도 에어프라이어로 건조시킨 것과 튀김기로 익힌 것은 엄연히 다른 식감을 가진다. 그렇기에 앞으로 가정식 미니 튀김기는 에어프라이어를 대체하는 또 하나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