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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 친구들, 보령 섬 삼총사

2021.09.02. 14:31:33
조회 수
 134
 3
댓글 수
 1

보령 앞바다에 떠 있는 나의 오랜 친구들.
섬 여행 초창기에 자주 발을 들였던 섬들이다.
육지와 연결된 원산도가 서해안 관광 허브로 개발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이 삼총사를 세상에 소개하기 딱 좋은 때다.

밤섬선착장에서 술뚱 선착장까지 3.5km 이어진 삽시도 밤섬해수욕장
밤섬선착장에서 술뚱 선착장까지 3.5km 이어진 삽시도 밤섬해수욕장

●토닥토닥, 둘레길 산책
삽시도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는 같은 항로에 있는 섬들로 대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세 번 여객선이 나간다. 그중 삽시도는 걷기에 최적화된 섬이다. 높은 봉우리나 고개가 없어 힘들이지 않고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빼곡한 숲과 시원한 해변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1년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삽시도가 선정된 이유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혹자는 둘레길이 예쁘게 조성된 삽시도를 ‘당일로 걷고 오기 좋은 섬’이라 소개한다. 하지만 느긋하게 머물며 한낮의 평화로움과 밤의 설렘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여행을 완성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등대의 빨간색은 여객선에게 오른쪽으로 나가고 왼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다
등대의 빨간색은 여객선에게 오른쪽으로 나가고 왼쪽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다

삽시도는 섬을 둘러 4개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가지고 있다. 거멀너머해수욕장이 감미로운 노을 맛집이라면 밤섬해수욕장은 기품 있는 일출 카페다. 둘레길은 각각의 해변과 섬이 자랑하는 3개의 명소를 지난다. 황금빛 곰솔나무와 샘물이 솟는다는 물망터 그리고 하루에 두 번, 본섬과 떨어져 또 다른 섬이 되는 면삽지가 그곳이다.

삽시도 해안산책길의 들머리
삽시도 해안산책길의 들머리

저녁이 되면 바비큐와 모닥불로 야외공간을 활용하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섬에 널찍한 공간을 가진 민박과 펜션이 많기 때문이다. 비수기 또는 평일엔 차박과 캠핑으로 삽시도를 즐겨 봐도 좋겠다. 단,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나무들이 많이 식재되어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24년엔 삽시도와 원산도가 부쩍 가까워질 전망이다. 두 섬 사이 3.9km 구간에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될 예정. 섬과 섬을 잇는 케이블카로는 국내 최초다. 이미 안면도에서 원산도까지 다리가 놓여 있으니, 케이블카 완공 이후엔 삽시도 역시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게 된다.

거멀너머해변의 낙조
거멀너머해변의 낙조

Photo Spots
거멀너머해변

거멀너머해변에서는 시야를 방해하는 그 흔한 무인도 하나 없다. 바다로 곤두박질치는 태양을 온전한 형태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하늘을 노랗게, 발갛게 물들이는 낙조도 아름답지만 정작 해가 진 후에는 파란빛이 더해져 더욱 감동적인 풍경으로 변해 간다.

소류지의 반영
소류지의 반영

소류지
들판을 따라 놓인 좁은 길에서 바라보면 알록달록 예쁘장한 펜션들이 저수지 수면에 반영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동화 속 그림을 연상시키는 그 장면 또한 삽시도를 기억할 좋은 소재다.

면삽지의 맑은 바닷물
면삽지의 맑은 바닷물

Places to Visit
면삽지

면삽지는 이름 그대로 삽시도를 면하고 있다. 밀물 때는 영락없는 무인도가 되었다가 물이 빠지면서 서서히 바닷길을 드러내기 시작, 결국은 모섬과 이어진다. 바닷속 자갈이 또렷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풍광 좋은 수루미해수욕장
풍광 좋은 수루미해수욕장

수루미해수욕장
밤섬 선착장을 기준으로 좌측에 있는 길이 1km, 너비 약 50m의 해변이다. 모래가 곱고 잔잔한 바다가 펼쳐져 평화롭고, 앞섬 불모도와 어우러진 풍광도 아름답다. 해변의 서쪽 끝에는 노송 사이로 평편한 바위들이 놓여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삽시도 종주길에서 만나 본 술뚱마을
삽시도 종주길에서 만나 본 술뚱마을

Trekking
삽시도 둘레길은 총 8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코스대로 걸어도 좋고 해안과 섬 내부를 나눠 걸어도 좋다.


ⓛ삽시도 종주길 (12km/ 5시간)
밤섬 선착장→수루미해수욕장→황금곰솔→물망터→면삽지→진너머해수욕장→저수지→삽시도분교장→거멀너머해수욕장→술뚱선착장→해안길→밤섬해수욕장→밤섬 선착장


②삽시도 둘레길 (5.8km/ 2시간 30분)
밤섬 선착장→수루미해수욕장→황금곰솔→물망터→면삽지→진너머해수욕장


●바지락 캐는 소리
장고도

장고도는 삽시도의 북쪽, 고대도의 서쪽에 있는 아담한 섬이다. 섬의 남쪽으로는 장벌로 불리는 갯벌이 드넓게 펼쳐지고 북쪽에는 당너머해수욕장과 명장섬해수욕장이 해안을 따라 길게 놓여 있다.

앞장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주민들
앞장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주민들

여객선이 닿는 대멀항과 마을은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섬이 장구 모양이라면 선착장은 변죽에, 마을은 조롱목에 있는 셈이다. 하루에 두 번, 썰물 때 장고도와 명장섬 사이에는 바닷길이 드러난다. 특히 6물과 11물 사이에는 이곳 바닷길과 장벌에 모든 주민이 나와 바지락을 캔다. 장고도 마을 공동체는 해삼과 전복을 양식하고 바지락을 잡아 다른 섬이 부러워하는 소득(2020년 기준 가구당 1,900만원)을 올리고 있다. 대멀항에 어촌체험관을 세워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장고도는 이웃 섬 고대도와 더불어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물때에 따라 모습이 변해가는 해변 풍광도 아름답지만 울창하게 자라나 섬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 숲 또한 여행자의 걸음을 유혹하는 포인트다.

물 빠진 명장섬
물 빠진 명장섬

Photo Spots
명장섬

명장섬은 장고도의 상징과 같은 장소다. 바닷물이 물러가면서 드러난 바닷길은 무려 2km에 달해 규모나 풍광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특히 겨울철, 장고도에는 눈이 많이 내리는데 하얗게 덮인 바닷길은 신비스러운 정취를 자아낸다.


앞장벌
물이 빠지고 모습을 드러낸 앞장벌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다. 주민들이 호미로 캐낸 바지락은 경운기가 들어가 운반해 나오는데, 일련의 과정 하나하나가 여행자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장고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그림이다.

장고도 선착장에 설치된 돌방
장고도 선착장에 설치된 돌방

Places to Visit
돌방

‘등바루놀이’는 마을 처녀들이 등불을 밝히고 굴을 따며 풍어를 비는, 장고도에서 200년 동안 계승된 민속놀이다. 놀이에 참석하는 처녀들은 바닷가 쪽으로 입구를 내고 삼면에 돌을 쌓아 만든 타원형의 방인 ‘돌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단장을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명장섬이 보이는 해안가 민박 부지에 실제로 있었으나 관리 소홀로 모두 없어지고 현재는 대멀항 부근에 실물 모형을 만들어 놓아 그 생김을 짐작케 하고 있다.


마도로스민박
스포츠에서처럼 섬에도 멀티플레이어가 있다. 마을 내 가장 눈에 잘 띄는 도롯가에 있는 마도로스민박은 민박, 식당은 물론 슈퍼에 여객선 매표소까지 겸한다. 언제든 찾아가도 밥 한 끼 먹는 데 걱정 없음은 물론이고 컵라면을 사면 뜨거운 물에 김치까지 무료로 제공할 정도로 인심이 후하다.

슈퍼, 민박, 식당 그리고 매표소를 겸하고 있는 마도로스민박
슈퍼, 민박, 식당 그리고 매표소를 겸하고 있는 마도로스민박

Trekking
안내판에는 둘레길과 해안 탐방로를 나눠 코스를 설명하고 있지만, 선착장에서 출발해 길이 이어지는 대로 걷다 보면 섬의 모든 곳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된다. 섬이 작은 데다 길에 굴곡이 없어 편안한 복장으로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①장고도 둘레길 (1km/ 2시간)
대머리선착장→명장섬해수욕장→명장섬→당너머해수욕장

②제1 해안탐방로 (0.8km/ 20분)
명장섬해수욕장 동쪽 끝 해안데크길→대멀항

③제2 해안탐방로 (1.1km/ 30분)
청룡초등학교 장고분교장→해안데크길→염전저수지

고대도 해변에서 바라본 원산도 일출
고대도 해변에서 바라본 원산도 일출

●슈퍼 맥주와 짙은 정
고대도

고대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전래지다. 선교사 귀츨라프를 기념하는 교회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막상 섬에 들어서면 종교적인 색채를 느낄 수 없다. 그저 기념물은 섬의 일부 정도로 느껴진다. 고대도는 면적이 0.82km2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해 보령시가 품은 섬 중에서 가장 부유함을 자랑했었다. 그래서인지 관광지 개발에도 조급함이 없다. 선착장과 마을 그리고 장벌이 전부일 만큼 생활 터전 역시 간단명료하다. 지금도 주민들은 어구를 손질하거나 장벌에 숨은 바지락을 캐어 소득을 올린다.

귀츨라프기념공원 앞 해변
귀츨라프기념공원 앞 해변

마을 내에는 현대식 건물과 오랜 가옥들이 뒤섞여 있지만, 섬 특유의 정서는 깊게 배여 있다. 고대도는 마을 안 슈퍼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사람 사는 정이 훈훈하게 느껴지는 섬이다. 고대도 또한 삽시도와 함께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1년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선정됐다.

마을앞 해안도로에서의 그물 손질
마을앞 해안도로에서의 그물 손질

Photo Spots
마을 앞 도로

폭이 꽤 넓은 도로다. 차량이 넉넉하게 오갈 수 있지만 작은 섬에서 그럴 일은 거의 없다. 간혹 경운기가 다닐 정도다. 그래서 도로는 거의 작업장으로 이용된다. 그물을 손질하고 생선을 널어 건조하는 장소로도 쓰인다. 거리낌 없이 노출된 섬 주민들의 일상에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대도 해안 다리길 전경
고대도 해안 다리길 전경

해안 다리길
선착장에서부터 해안을 따라 놓인 단 하나의 도로는 마을을 지나고 얼마 가지 않아 다리로 변신한다. 장벌에 기둥을 세워 만든 콘크리트 다리는 해안의 굴곡을 따라 500m 가량 이어지는데, 밀물이 되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 경운기가 장벌로 내려갈 수 있도록 출구를 만들어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귀츨라프선교사를 기념해 세워진 고대도교회
귀츨라프선교사를 기념해 세워진 고대도교회

Places to Visit
고대도교회(귀츨라프선교사 기념교회)

1832년 칼 귀츨라프가 약 한 달간 머물며 선교활동을 펼쳤던 고대도는 한국 최초로 개신교 선교사에 의하여 복음이 전해진 기독교 순례지다. 하지만 교회는 귀츨라프가 다녀간 지 150년이 지난 1982년 세워졌고 여러 차례 개축되어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고대도 선착장 부근에 그려진 벽화 지도
고대도 선착장 부근에 그려진 벽화 지도

Trekking
대천항에서 오전 7시20분 배로 입도해 섬을 돌아본 후 오후 2시30분 배나 오후 4시55분 배를 타고 대천항으로 나와도 좋지만, 삽시도나 장고도를 먼저 걷고 들어온다면 당일 출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참고하자.


①섬종주길 (5km/ 3시간 30분)
선착장→조구장벌→당산해수욕장→고대도교회→해안 다리길→귀츨라프 기념공원→선바위전망대→봉화재산길→마을 앞→선착장

②둘레길 1구간 (1.5km/ 1시간)
선착장→조구장벌→당산해수욕장

③둘레길 2구간 (2km/ 1시간 20분)
선착장→고대도교회→해안 다리길→귀츨라프 기념공원→선바위전망대

*김민수 작가의 섬여행기는 대한민국 100개 섬을 여행하는 여정입니다. 그의 여행기는 육지와 섬 사이에 그 어떤 다리보다 튼튼하고 자유로운 길을 놓아 줍니다. 인스타그램 avoltath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에디터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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