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 시장에서도 첨예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애플
삼성전자와 애플은 태블릿PC, 스마트폰, 스마트 액세서리,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넘어 노트북 시장에서도 첨예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들의 노트북 시장에서의 경쟁은 다른 시장에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시장에서 지배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여타 시장에서와는 달리, 노트북 시장에서 이들의 경쟁은 ‘고가’, ‘디자인’, ‘프리미엄’이 중요시되는 영역에서 주로 펼쳐지고 있다. 독자 OS를 기반으로 빼어난 디자인과 스타일을 통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애플, 그리고 맥북을 겨냥한 전략 제품을 출시해 애플의 입지를 위협하는 삼성전자라는 구도로 두 회사의 경쟁이 이뤄지는 중이다.
제조사는 '삼성', 제품은 '갤럭시북'이 인기
▲ 여러 제조사들의 기세에도 16%의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
삼성전자는 애플의 맥북이 지금처럼 우리나라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전부터 탄탄하게, 나름의 입지를 다져온 완제품 PC 제조사였다. 반면 맥북은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주로 쓰는 노트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며,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고를 만한 선택지는 못 됐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도 노트북 판매 점유율로만 보자면 이러한 양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다나와에서 집계된 판매율로 보자면 애플은 전체의 2%로, 삼성전자의 16%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애플의 제품이 모두 중가격대 이상의 높은 가격대를 보이는 제품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다르게 읽어야 할 것이다.
애플의 맥북은 MZ 세대의 워너비 아이템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의 성공에 따른 것이라 봐야 한다. 여전히 맥북의 맥 OS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윈도우 OS에 비해 훨씬 불편하고 복잡한 OS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마트 디바이스와의 연결성,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감성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은 특히 MZ 세대들에게 맥북은 소위 ‘스타벅스 노트북’으로, 엣지한 소비자들이 선택할 만한 ‘비싸지만 유의미한 선택지’가 된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16%라는 점유율에는 교육용 저가 노트북, 가성비의 중저가 제품들이 대다수 포함돼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 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급 노트북 시장에서 오히려 도전자로 비치는 것은 이러한 양상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맥북에 대응되는 ‘갤럭시북’ 브랜드의 스타일리시 노트북을 내놓아, 적극적으로 애플의 파이를 뺏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 올해 출시된 삼성, 애플 노트북 중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북'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다양한 갤럭시북 라인업의 제품을 발표했다. 기본형이 되는 ‘갤럭시북’,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북 프로’와 ‘갤럭시북 프로 360’, 게이밍 노트북 ‘갤럭시북 오디세이(2022년 출시 전망)’, 그리고 이어서 6월에 공개된 휴대성 중점 모델 ‘갤럭시북 Go’까지 다양한 제품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됐고 또 출시됐다. 애플은 올해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의 크게 두 갈래로 갈리는 라인업 중 프로 라인의 신제품을 10월 발표했으며, 11월 12일부터 사전예약을 개시한 바 있다.
제품별로 살펴보자면 올해의 신제품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북(1.33%)’이었다.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북 프로(0.63%)’와 ‘갤럭시북 프로 360(0.52%)’도 유의미한 판매율을 기록했다. ‘맥북 프로 16형’과 ‘맥북 프로 14형’은 각각 0.03%와 0.02%의 낮은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출시 시기가 집계 마지막 월인 11월이었으며,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삼성과 애플이 올해 출시한 노트북은?
▶ 삼성
▲ 대대적으로 라인업이 개편된 갤럭시북
삼성전자 갤럭시북 브랜드의 시작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각각의 디바이스마다 브랜드가 달랐던 것을 OS와 상관없이 ‘갤럭시’라는 이름으로 통합하면서, 삼성전자 노트북 브랜드인 갤럭시북이 시작됐다. 갤럭시북은 센스, 시리즈, 아티브 등 다양한 삼성전자 노트북 브랜드 중에서 ‘애플 맥북을 겨냥한 경량 노트북’을 가리키는 말로 현재 인식되고 있다. MWC 2017에서 처음 공개된 갤럭시북은 작년까지 S, 플렉스, 이온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이 출시되다가, 올해 4월에 이르러 라인업이 대대적으로 개편되고 정리됐다.
- 갤럭시북
▲ 갤럭시북 NT750XDZ-A51A WIN10, SSD 256GB (현재 최저가 1,020,000원)
기본형이 되는 제품은 별도의 네이밍이 붙지 않는 ‘갤럭시북’이다. 15.6인치의 디스플레이 크기, 1.59kg의 무게를 가진 제품으로, 최저사양은 100만 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인텔 CPU를 탑재하고 있으며, i3-1115G4 혹은 i5-1135G7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기본적인 게이밍을 위해 엔비디아의 지포스 MX450 GPU를 별도로 탑재했다.
- 갤럭시북 프로
▲ 갤럭시북 프로 NT950XDX-G51A, SSD 256GB(현재 최저가 1,468,770원)
갤럭시북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플래그십 모델이 ‘갤럭시북 프로’인데, 이 제품은 15.6인치와 13.3인치 디스플레이형으로 라인업 안에서도 다시 선택지가 세분화된다. 13.3인치 제품의 경우에는 무게가 0.87kg에 불과해, 이동성의 측면에서는 다른 어떤 제품보다도 우수한 면모를 보인다. 기본형 갤럭시북과는 달리 디스플레이가 AMOLED 재질을 채택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 갤럭시북 프로 360
▲ 갤럭시북 프로360 NT950QDB-KC72N, SSD 512GB(현재 최저가 1,946,250원)
역시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북 프로 360’은 갤럭시북 프로 모델을 기반으로 360도로 회전하는 힌지를 탑재하고,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며 S펜 입력도 가능한 프리미엄급 노트북이다. 무게는 갤럭시북 프로에 비해 약 15% 정도 더 무거우며, 별도의 외장 GPU를 탑재하지 않았지만 그 이상의 사용성을 보이는 제품이라 정의할 수 있다.
- 갤럭시북 Go
▲ 갤럭시북 고 NT345XLA-KC14S, 128GB(현재 최저가 491,280원)
마지막으로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선택할 만한 선택지로 ‘갤럭시북 Go’가 있다. 이 제품은 인텔이 아닌 퀄컴사의 스냅드래곤 CPU를 탑재한 제품이다. 14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가지며, LTE 모듈을 탑재한 모델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성능 면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는 점을 찾을 수 없지만, 가격의 측면에서는 다른 갤럭시북 제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한 제품이다.
▲ 갤럭시북, 갤럭시북 프로, 갤럭시북 프로 360, 갤럭시북 Go 스펙 비교
▶ 애플
▲ 긴 역사를 지닌 맥북
애플의 맥북은 실로 긴 역사를 가진 노트북 시리즈다. 애플은 자사의 노트북을 맥북으로 총칭하고 있는데, 이는 1991년부터 사용된 ‘애플 파워북’과 1999년부터 사용된 ‘아이북’의 브랜드를 잇는 시리즈다. 맥북 라인업은 크게 일반 사용자용 맥북(혹은 맥북 에어)과 전문 사용자용 맥북 프로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또한 각 라인업 안에서도 디스플레이와 CPU, GPU 등에 따라 제품의 사양이 나뉘게 된다.
- 맥북 프로
▲ 맥북 프로14 MKGP3KH/A( M1 PRO 8core, 16GB, 512GB) (현재 최저가 2,474,800원)
맥북 프로16 MK183KH/A (M1 PRO, 16GB, SSD 512GB) (현재 최저가 3,091,200원)
올해 애플은 맥북 에어 라인업을 건너뛰고 ‘맥북 프로’만 신제품을 내놓았다. 올해 발표된 제품들은 모두 인텔의 CPU가 아닌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애플 M1의 강화판인 M1 프로와 M1 맥스가 맥북 프로에 탑재됐으며, 디스플레이에 따라 14.2인치의 14형과 16.2인치의 16형의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맥 OS에 최적화된 애플 M1 프로와 M1 맥스 칩셋은 코어의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 GPU의 성능과 전력 효율도 크게 개선돼, 맥 마니아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애플 칩셋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윈도우 OS와의 거리는 더욱 멀어지게 된 제품이기도 하다.
맥북 프로 2021 14형은 출고가 269만 원부터 시작하며, 저장 장치는 512GB부터 선택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최대 주사율 120Hz의 ProMotion을 지원하며, 미니 LED 기반의 리퀴드 레티나 XDR이 적용됐다. 특이한 점은 14형과 16형 모두 아이폰과 같은 노치가 디스플레이 상단에 적용됐다는 점이다. 노치 부분에는 화상회의나 원격 미팅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캠이 위치해 있다. 16형은 대부분의 스펙은 14형과 동일하지만 디스플레이가 조금 더 크며, 그에 따라 무게도 더 무겁다는 차이점을 갖는다(14형 1.6kg, 16형 2.1kg). 16형 제품은 출고가 336만 원부터 시작한다.
▲ 맥북 프로 14형, 맥북 프로 16형 스펙 비교
새 노트북을 사고 싶은데,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 2021년 출시된 삼성과 애플 노트북 중, 나에게 맞는 노트북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노트북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고자 할 때는 스마트폰, 태블릿PC보다도 OS를 훨씬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윈도우 OS 기반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의 대부분은 맥 OS에서 그대로 구동할 수 없으며, 별도의 맥 OS 버전 앱을 구매하고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인터넷 뱅킹을 하지 못한다거나 웹 콘텐츠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등의 문제는 거의 없지만, 여전히 생각지 못한 곳에서 호환성 문제가 발발할 수도 있다. PC 기반 환경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별도 프로그램이 있다면 맥 OS는 피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맥북에 윈도우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애플 자체 칩셋을 탑재한 현재의 맥북에서는 그러한 활용도를 기대하기 힘들다.
OS를 선택했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예산’이 될 것이다. 윈도우OS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북 브랜드 내에서는 가성비의 ‘갤럭시북 Go’, 기본형의 ‘갤럭시북’, 그리고 보다 가볍고 고성능이지만 그만큼 비싼 ‘갤럭시북 프로’의 셋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혹 S펜을 활용하고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며, 디스플레이를 회전시켜 2in1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보다 더 높은 가격대의 ‘갤럭시북 프로 360’이 당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맥 OS의 제품을 사고자 한다면, 두 가지의 선택지인 맥북프로 14형과 16형은 오로지 ‘디스플레이’의 크기만 고려하면 될 것이다. 보다 가벼운 제품을 찾는다면 14형, 혹은 무겁더라도 시원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원한다면 16형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맥북프로는 그 안에서도 CPU(M1 프로 or M1 맥스), 스토리지(512GB부터 8TB까지)의 선택지가 나뉘므로, 나머지는 예산에 맞춰 적절한 제품을 더 고민해 보기를 권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최덕수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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