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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의미있는 상복 터진 현대차그룹, 아직도 등장하는 '내수용 차별'

2022.02.28. 13: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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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 올해 상복이 터졌다. 이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닌 일이지만 최대 수출 시장 북미와 유럽에서 상품성, 가성비, 안전 또 요즘 가장 핫한 전기차까지 의미 있는 상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게 볼 일이다. 올해 받은 수상 목록을 보면 가성비 위주였던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상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차와 중고차 가격, 유지비까지 총 보유 가치를 따지는 최고 고객 가치상(Best Cars for the Money Awards. U.S.뉴스&월드리포트), 신차에 이어 내구품질(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 제이디파워)도 최고상을 받아 낮은 보유 비용으로 고장 없이 안전하게 오래 탈 수 있는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하나 더 주목할 것은 싹쓸이다. U.S.뉴스&월드리포트 최고 고객 가치상은 11개 부문 가운에 6개, 제이디파워 VDS는 기아가 1위, 현대차 3위, 제네시스가 4위를 휩쓸었다. 올해 첫 미국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평가에서는 최고 안전 등급 톱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 TSP)을 받은 101개 모델 가운데 21개를 현대차 계열이 싹쓸이했다. 

자동차 원조라고 얘기하는 독일에서 받은 상들은 더 의미가 있다. 세계 최고 공신력을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매거진 독일 아우토 빌트(Auto Bild)는 현대차 아이오닉 5와 투싼, 제네시스 GV80을 2022년 최고의 수입차로, 쌍벽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은 최근 기아 EV6를 아이오닉 5와 함께 최고의 전기차로 평가했다.

테슬라, 폴스타와 같은 전기차 전문 제작사 그리고 세계 최고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와 비교해 거둔 성적이다. 유수의 모델과 벌인 각 항목 평가에서도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상대를 압도했다. 두 전기차는 주행 안정성과 경제성, 운전하는 재미까지 탑클래스가 포진한 SUV 전기차 분야 정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품질이나 성능, 충돌 안전성 또는 가치 같은 평가에서 드문드문 받았던 상이 거대 시장과 자동차 산업이 태생한 시장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올 정도로 국산차 위상이 진화했다는 것을 의심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동차 산업 거대 시장 그리고 핵심 시장인 북미와 독일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괴리감이 여전하다. 이런 상을 받을 때마다 어김없이 나왔던 "수출차는 다르다"는 얘기가 아우토 자이퉁 수상 관련 보도에 어김없이 등장했다. 강판이 다르고 기본 사양에 차이가 있는데도 국내에서 더 비싸게 판다는 지적, 따라서 해외에서 상을 받는 건 그 덕분이라는 주장이다. 조롱과 냉소적 반응들이 여전하다.

요즘 수출차를 내수용 차보다 튼튼하게 혹은 차별 사양을 적용하는 일이 없다는 건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는데도 이런 반응이 멈추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만 현지 규제와 환경, 시장 특성과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상품 구성을 다르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안전과 성능, 편의 사양 같은 것들은 국내 사양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요즘 수상 관련 보도가 나올 때 유독 많아진 건 가격을 지적하는 댓글이다. 신차 가격은 나라마다 적용하는 세율 그리고 판매하는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와 같이 공장 출고 가격에 취·등록세, 개별소비세, 교육세와 부가가치세 등등이 붙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부가가치세 하나로 끝나거나 아예 세금이 없는 나라도 있다. 우리보다 더 무거운 세금과 규제를 적용하는 곳도 있다.

따라서 신차 가격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국산차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경우는 거의 없다. 북미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현대차 투싼은 현지에서 2만 5500달러(3054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시작 가격은 2430만 원이다. 기아 신형 스포티지도 북미에서 3130만 원부터 시작한다. 사양이 비슷한 트림으로 비교해도 국내에서 더 싸게 판다.

미국에서는 반도체 부족으로 재고가 바닥나자 딜러가 아이오닉5에 소형차 가격에 맞먹는 웃돈을 붙이는 일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상품 구성보다 가격 역차별 얘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는 "국산차 품질이 높아지고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면서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고 이 때문에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크게 약화했다. 따라서 국내보다 싸게 파는 모델은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늘 꼴찌였던 반 성적을 밤낮 가리지 않은 열공으로 전교 1등으로 끌어올렸으면 누구나 칭찬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근거도 없이 그저 습관적으로 믿고 싶지 않은 듯, 수출차는 달라서라고 혹은 경쟁사 영업사원이 여기저기 댓글을 뿌리고 다니는 일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현대차그룹도 국내와 해외 시장간 소비자 인식과 괴리감을 좁히는데 좀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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