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동네에서 조립 PC를 산다고 하면 어떨까? 온라인에 해당 문제를 상담한다면 보통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판매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뢰를 떠나 해당 조립 PC 판매점에 대한 정보도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조립 PC 판매점도 별 정보가 없어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라이젠 스토어다. AMD에서 정식 인증을 받은 PC 매장이라면? AMD는 믿음과 신뢰의 상징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라이젠 스토어에서 PC를 구매하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구매자가 판매자에 대한 신뢰를 쌓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조립 PC 점주도 교육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가격 대비 최고의 효율을 내는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는 그런 라이젠 스토어의 좋은 사례인 구미의 ‘올컴퓨터’ 김동희 대표를 만났다.
Q. 맨즈랩 독자들을 위해 인사와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올컴퓨터는 오픈한 지 11년 된 업체다. 원래 구미에서 회사를 다녔고, 컴퓨터는 잘 몰랐었다. 그러다가 아는 분 소개로 회사 장비를 보수하는 곳에 따라다니게 됐다. 해당 일을 하면서 컴퓨터를 알게 됐고, 본업으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손님 유입을 위해 특별하게 홍보로 사용하는 수단이 있는지?
예전에는 구미에 대기업이 많았고, 제 친구들도 많이들 다녔다. 그때는 대기업의 사내 게시판을 보면 중고 거래 장터가 있었다. 친구에게 부탁해 거기에 게시물을 올려 달라고 홍보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다 대기업들이 타지역으로 많이 넘어갔고, 7~8년 전부터 새롭게 선택한 수단이 블로그다. 블로그를 했던 목적은 사실 직접 홍보보다는 완성된 시스템 사진을 올리는 용도였다. 이 시스템이 어떤 사양인지 보여주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려는 용도였다.
요새는 블로그, 네이버 카페 외에 당근마켓, 번개장터로도 눈을 돌렸다. 상품 연결 및 직관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시스템 사양 및 금액도 자세하게 기재해 둔다.
▲ 올컴퓨터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Q. 오프라인 조립 PC 매장으로써의 온라인 매장과의 차별화 전략이 궁금하다
일단 구미 지역은 컴퓨터 가게들이 많다. 돌아다니면서 가게들을 보면, PC 신품 판매 위주보다는 사실 유지 보수나 중고 판매 등의 가게들이다. 이유는 업체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나이가 많아 보수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품 위주로 판매한다. 하이엔드 제품부터 엔트리 제품군까지 전부 다 다룬다. 참고로 중고 PC는 상태를 보장할 수 없고 손님의 만족도가 낮을 수 있어 다루지 않는다.
방문하는 손님의 비율은 다음과 같다. 저희는 10년을 넘긴 업체다. 그렇기에 기존 손님들의 지인 소개가 많다. 대략 40%는 기존 고객의 소개, 60%는 신규 손님들이라 볼 수 있다.
▲ 올컴퓨터는 신품 위주로 판매를 진행한다.
Q. 월 조립 PC의 대수는 몇 대인가? 주문 후 출고되기까지의 시간도 궁금하다
비수기 기준으로 한 달에 50~60대 정도다. 참고로 이번 달은 조용한 편이다. 더 팔리면 그 이상으로 70~80대 정도다. 주문 후 출고되기까지의 시간은 다음과 같다. 대략 평일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거의 다음 날까지는 시스템이 완성된다.
또한, 바로 판매할 수 있게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행사 품목으로 묶어 판매한다. 단가 메리트가 있고 주문 후 바로 배송받을 수 있는 제품 기준이다. 재고 구비 여부는 매일 다르다. 사실 그래픽카드를 대량 매입한 후 팔 수 없는 상황이다. 참고로 지금 같은 경우는 RTX 3060을 여러 장 가지고 있고, 해당 그래픽카드를 중심으로 특정 시스템을 구성한다. 손님에게 가격 메리트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들은 적극적으로 행사 및 홍보를 통해 판매한다.
▲ 많은 시스템이 조립 후 출고된다.
Q. 손님과의 조립 PC 상담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혹은 손님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 후 찾아오는 사례도 있는지 궁금하다.
컴퓨터를 잘 아는 손님이 오면 상담하기 편하다. 모르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알려 준다. 비율로 보자면 보통 10명 중 아는 분이 3명, 모르는 분이 7명이다. 그리고 잘 모르는 분들의 경우 지인과 같이 오는 비율이 높다.
젊은 분들이 오는 경우도 많다. 그런 분들의 특징은 좋은 부품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잘 아는 분들이 방문하면 시스템 선택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하이엔드 시스템이나 실속을 강조한 시스템 등 본인에게 필요한 시스템을 정확하게 선택한다. 추가로 아이들 컴퓨터를 사주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았다.
▲ 매장에서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Q. 판매 지역인 구미는 구매층의 연령대가 어떻게 되는지?
올컴퓨터는 구미로 이사하기 전에는 칠곡에 있었다. 칠곡은 대구칠곡과 구미칠곡으로 나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구미칠곡의 특성이 있다. 젊은 분들의 비중이 적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홍보를 진행하면 구미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 그래서 구미 손님의 비중이 높기에 아예 구미로 이전하게 됐다.
구미는 원래 중소 업체가 많았다. 출장 등으로 잠깐 방문하는 분들의 비중이 높았는데, 그런 분들은 잠깐 쓰고 갈 중고 시스템을 많이들 선택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이 변했다. 지금은 원룸 건물이 많고, 해당 건물이 지어진 지 오래돼 방값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젊은 분들이 많은 편이고, 말도 잘 통한다. 손님과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거의 없다.
▲ 젋은 손님의 비중이 높다.
Q. 가게를 운영하며 재미있었던 사례가 있는가?
5~6년 전 가상화폐가 확 떴을 때가 있었다. 그해 봄에 제가 채굴기를 납품했다. 당시 이더리움 단가가 굉장히 저렴했다. 경상도 쪽에 납품했는데,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만들었다. RX 460, RX 470 등을 쓸 때였다. 아무튼 채굴기를 납품하면서 이더리움을 알게 됐고, 그 때 잠깐 고민했지만 사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되겠냐고 생각했는데, 그해 여름부터 상승했다. 땅을 치고 후회했다.
Q. 라이젠 스토어인 만큼 게임은 라이젠이라는 말이 익숙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게이밍 시스템은 어떤 제품군이 주력으로 출고되는가?
사실 저희가 손님에게 맞춰서 판매하는 입장이다 보니 사심이 들어가게 구성할 수는 없다. 손님이 많이 찾는 CPU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AMD CPU를 많이들 찾는다.
메인스트림 게이밍 시스템은 라이젠 5 5600X가 많이 나간다. 사실상 원탑이다. 금액이 저렴하면서 가장 괜찮다. 우리는 항상 손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가격 대비 최고의 효율을 내는 시스템. 라이젠 5 5600X는 메인보드와 함께 조합했을 때 손님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격대를 구성할 수 있다. 거기에 메인보드는 400 시리즈도 사용할 수 있어 좋다. 400 시리즈 메인보드를 써도 트러블이 없다. 거기에 구성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고급 게이밍 시스템으로는 라이젠 7 5800X, 라이젠 9 5950X를 많이 찾는다. 5800X는 하이엔드 게이밍 시스템용으로 사용한다. 5950X는 스레드가 32개로 많아서 스마트폰 게임 등을 여러 개를 돌릴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많이 선택된다.
내장 그래픽 시스템은 라이젠 5 4650G를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가격이 저렴한 시스템을 구성하면 사람들이 CPU 위주로 본다. 여기서 라이젠 5 4650G는 가격대가 저렴해 보이면서, 온라인 게임도 잘 돼서 메리트가 좋다.
Q. 사무용 시스템으로도 라이젠, 애슬론 본체가 자주 선택되는지 궁금하다
라이젠 5 4650G 시스템이 많이 팔린다. 경쟁사 시스템은 CPU와 메인보드 값을 합치면 시스템 가격이 크게 올라간다. 그런데 비슷한 가격에 라이젠 5 4650G 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게 코어도 많고 더 좋다. 애슬론 3000G는 주로 어르신들 PC 용도로 사용된다. 웹서핑, 고스톱 용도로는 무난하다.
Q. AMD와 인텔 시스템의 판매 비중은 어떻게 되는가?
최근 들어서는 8:2 정도다. AMD 시스템 외에는 손님이 굳이 찾지 않는다면 딱히 구성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메인스트림 게이밍 시스템은 라이젠 5 5600X를 기본으로 생각한다. 사무용은 라이젠 5 4650G로 통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요한 건 수익이며, 손님에게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즉 가격 대비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AMD 시스템이 그걸 만족하게 해 준다.
또한, AMD의 인지도가 올라갔다. AMD는 과거 레고르부터 썼는데, 그때는 인지도도 비교적 낮고 메인보드도 좀 아쉬웠다. 그런데 라이젠 출시 이후로는 그런 점들이 모두 개선됐다. 이제는 사람들이 AMD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Q. 라이젠 프로세서의 장점은 어떤 점이 있는지? 실 체감 성능에도 만족하는지 궁금하다
제가 4650G를 쓴다. 굉장히 좋다. 예전에는 굼뜬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체감 속도가 빨라졌다. 가장 좋은 건 CPU 세대가 변경될 때도 메인보드를 변경하지 않아도 돼 점이 좋다. 사후 지원도 뛰어나다. 라이젠 5000번대 이후로는 정말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Q. 라이젠 스토어의 장점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가? 라이젠 스토어의 간판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지?
라이젠 스토어의 장점 중 가장 큰 건 브랜드 인지도다.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 손님에게 신용을 줄 수 있다. 동네에서 조립 PC 간판을 볼 때, 그냥 컴퓨터만 달린 것만 보다가 AMD 간판이 달린 것을 보면 손님들 인식이 다르다.
사실 동네에서 컴퓨터를 팔 때는 인식이 참 중요하다. 라이젠 스토어는 인식이 좋으니 그 부분이 좋다.
Q. 2022년의 계획 및 다짐이 궁금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많이 판매하자는 것이다. 견적 시스템도 혼자 운영하기 편하게 만들어 놨고, 홍보도 많이 하고 있다. 정확한 목표도 세웠다. 하루 최소 5대는 출고하고 싶다. 그렇게 한 달에 100대 정도는 안정적으로 나갔으면 한다. 10년 동안 운영해보니 PC를 조립하는 것은 부담이 없다. 시간도 덜 걸리고 부담도 적어 5대 이상도 소화가 된다. 그렇게 2022년을 잘 보냈으면 좋겠다.
김희철 기자/poodle@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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