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고르는 다양한 기준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키보드 치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는 구매자도 있다. 특히 노트북으로 문서를 자주 만지는 사람이거나, 키보드를 주로 쓰는 게임을 자주 한다면 노트북의 키감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한 대부분의 노트북은 ‘펜타그래프’(가위형 스위치 또는 치클릿) 방식의 키보드를 적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트북 키감이 다 거기서 거기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 펜타그래프니까 느낌도 같을 거라고 여기는 것. 하지만, 사실은 노트북마다 키보드 타이핑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노트북 키감, 왜 이럴까?
노트북은 휴대성을 챙겨야 하니 얇고 가벼워야 한다. 슬림화/경량화해야 하므로 노트북의 키보드는 얇은 두께가 강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키보드보다 낮은 스트로크(좁은 동작 범위)를 갖게 된다. 그래서 노트북은 키를 누르자마자 손가락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 든다. 노트북 키보드를 오래 타이핑하게 되면 손이 금방 피로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경량화로 인해 단순하고 가벼운 구조를 쓰니까 내구성도 좋지 않다. 노트북이 작다면 키보드 배열에서 키패드가 빠진 미니배열 방식이 적용되기도 한다. 키캡 사이즈가 일반 키보드보다 작은 노트북도 있는데, 이런 제품은 오타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신중히 골라야 한다.
키 배열 방식도 다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방향키를 작게 쪼개 놓거나, 전원 버튼이 키보드 일부분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키보드에는 적응하기 전까지 오타가 잦고, 키보드를 치다가 노트북을 꺼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노트북 키보드 유형 분류
노트북에 탑재되는 키보드 방식은 주로 펜타그래프(좌)와 기계식(우)이다. 펜타그래프 방식은 무게가 가볍고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노트북에 넣기에 적합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펜타그래프는 키 스위치 형태가 가위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위형 스위치라고도 불린다.
특히 초경량 노트북이라면 거의 100%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펜타그래프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의 그램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북 같은 초경량 노트북에 펜타그래프 방식이 적용된다. 애플의 맥북은 최근 몇년 동안 펜타그래프를 약간 수정한 나비식 키보드(더 얇게 설계할 수 있다)를 사용한 적도 있는데, 내구성 문제로 혹평 받아서 M1 프로세서가 적용된 신형 맥북부터는 다시 펜타그래프 방식으로 회귀했다.
▲ 일반적인 펜타그래프 스위치(좌)와 애플의 나비식 스위치(우)
같은 펜타그래프 방식이라도 하더라도 노트북마다 두께가 다르고 내구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키 스트로크 길이(키 트래블, 키 동작 범위 등)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노트북이 대부분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쓰면서도 키감이 똑같지가 않은 것. 키 스토로크 길이는 얕은 것은 1mm 가량, 깊은 것은 1.5mm 이상도 움직이는데, 길수록 키를 누르는 감각이 더 좋은 편이기 때문에, 같은 노트북 제품이더라도 추후 노트북 디자인이 변경되면서 키 스토로크 길이가 더 길어지기도 한다.
한편, 상대적으로 두꺼운 몸체를 가진 게이밍 노트북에는 굳이 펜타그래프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게이밍 노트북이라도 여전히 일반 키보드보다는 두께가 얇아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키보드 방식을 도입할 수는 없었다. 게이머들이 가장 선호하는 키보드 방식은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 것인데, 기계식 스위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노트북에는 넣을 수 없었던 것.
다행스럽게도 최근 짧은 키 스트로크와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로우 프로파일 기계식 스위치'가 등장하면서 이를 적용한 게이밍 노트북들이 다수 등장하게 되었다.
로우 프로파일 방식의 기계식 스위치는 펜타그래프 방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경쾌한 키감과 내구성을 지녀서, 게이밍 노트북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로우 프로파일 방식의 기계식 키보드가 탑재된 게이밍 노트북은, 별도의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뛰어난 키감으로 보다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돕는다.
흔하진 않지만 기계식 스위치의 변형인 옵티컬 스위치(광축)를 적용한 게이밍 노트북도 있다. 옵티컬 스위치는 물리적인 접점이 존재하는 기계식 스위치와 달리 센서를 통해 키 입력을 인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계식 스위치보다 더 뛰어난 내구성과 빠른 반응속도가 장점이다.
타이핑 느낌 좋은 노트북, 어떤 제품이 있나?
▲ 레노버 씽크패드(고급 라인업) 시리즈 <이미지 출처 : 레노버>
일명 빨콩 키보드로도 불리는 레노버의 씽크패드는 마니아층에게 최고의 키보드를 갖춘 노트북으로 칭송 받고 있다. 씽크패트 X1 Extreme 등의 고급 모델은 1.5mm 깊이의 스트로크를 가진 키보드를 채택해서 누르는 맛이 좋고, 바닥 치는 느낌이 덜해서 손가락 관절에도 무리가 덜 온다. 또 타이핑을 주로 하는 사용자를 고려한 키보드 디자인이 돋보인다. 빠르게 타이핑해도 오타가 적도록 키캡에 라운딩 처리를 했다.
▲ ASUS ZenBook 시리즈 최신 라인업 <이미지 출처 : ASUS>
ASUS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초경량 노트북인 ZenBook은 2022년에 출시된 최신 모델이 2021년에 출시된 모델보다 더 두껍다. 두께가 15.9mm에서 16.9mm로 1mm 더 두꺼워졌는데, 그만큼 더 긴(1.4mm) 키 스트로크를 적용해 보다 뛰어난 키감을 보여준다. 키캡 크기와 키 사이 길이도 데스크톱 키보드와 동일한 풀사이즈를 채택하여 편안하고 정확성 높은 타이핑 감각을 지녔다.
▲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랩탑 스튜디오 & 서피스 랩탑 <이미지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트북 커뮤니티에서 '하드웨어 명가'라고도 불릴 만큼 하드웨어 완성도도 뛰어난 업체다. 특히 서피스 랩탑 시리즈에 적용한 키보드는 노트북 펜타그래프 키보드 중에서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라는 평을 들어왔다. 구형의 경우 키 트래블 1.5mm에 달하는 제품들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경량화, 슬림화 추세에 맞춰 1.3mm로 줄었다. 키 트래블 거리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수한 키감으로 손에 꼽히는 편.
▲ 기가바이트 AORUS 17 XE4 <이미지 출처 : 기가바이트>
기가바이트는 예전부터 게이밍 노트북에 기계식 키보드를 적용한 브랜드다. 일본의 옴론 사와 협업하여 만든 기계식 키보드는 천만번의 스트로크 수명과, 무려 2.5mm에 달하는 키 트래블 거리, 정확한 입력 피드백으로 특별한 키감을 제공한다. 또한, 동시에 여러 키를 눌러도 인식하는 안티 고스팅 N키 롤오버와 키별 매크로 기능도 있어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역할도 충실하다.
노트북 키보드, 의외로 중요한 포인트
노트북에서 타이핑 감각이나 키보드의 배열은 의외로 중요한 문제다. 노트북을 쓸 때마다 사용자가 직접 몸으로 체감하는 부분인 데다가. 노트북 키보드의 특성이 타자 속도와 정확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많이 한다면 키보드 사용감이 좋다는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향후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만약 노트북을 밖에서 쓰는 경우보다 집에서 사용할 일이 많다면 타이핑 감이 좋은 별도의 키보드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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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강호 / news@danawa.com
기획 송기윤 / iams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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