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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일시적 장애인 허용 필요...복지부 검토 중

2022.06.27. 16: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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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편치 않았다. 현장에 있지도 또 경험한 일도 아니지만 지하철 연착으로 지각을 하고 상사 눈치를 봤던 때들이 기억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애가 탔을 것에 공감했다. 지하철이든 버스든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일이다.

그래서 출근 시간에 시위를 만난 많은 직장인들이 전장연을 원망하는 걸 당연하게 봤다. 고충을 겪는 시민들이 암묵적으로 동조한다고 믿었는지 경찰은 전장연 시위 행위를 불법으로 단정하고 "지구 끝까지 쫓아 처벌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하지만 일시적 장애인으로 고작 3개월을 살아 본 후 경찰 엄포 보다는 전장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3월 말쯤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뼈가 부러졌단다. 부기가 빠지기를 기다려 통깁스를 했다. 부실한 탓인지 남들은 4주 정도면 치료가 된다는데 11주 넘게 목발에 의지해 움직여야 했다. 목발 골절의 치료와 완치의 핵심 조건은 발 바닥을 절대 땅에 디디지 않는 것이다.

남들보다 배 이상 치료 기간이 길어진 것 이상으로 힘들었던 건 일주일마다 가야 했던 병원, 어쩔 수 없는 외부 일에 차를 몰고 나갈 때마다 주차를 하고 목발에 의지해 이동하는 일이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장애인 주차구역'이 있어도 장애인으로 등록한 경우가 아니면 보행을 전혀 할 수없거나 힘들거나 해도 일시적 장애자는 이용을 할 수 없다.

목발 경험자는 알겠지만 몇 미터 이동하는 일도 쉽지가 않다. 주차를 하고 수십 미터를 이동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겨드랑이가 까지고 이에 따른 통증도 감내해야 한다. 횡단보도는 엄두를 내기도 쉽지가 않다. 익숙하지 않은 탓에 장애인을 위해 만든 경사로 오르는 일도 쉽지 않다. 계단을 만날 때마다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고작 3개월, 짧게는 한달 남짓 그런 불편이 별거인가 싶겠지만 일시적 장애를 경험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일이라고 본다. 아플 때 다닌 관공서, 병원, 대형 건물 등에 진입을 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장애인 주차 구역'은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힘들게 목발을 짚고 건물 입구에 오면 주차 구역이 보였다. 그럴 때마다 일시적 장애를 갖게 된 경우에도 주차 구역을 이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해서 사는 곳 해당 기관에 물었다. "발목 골절로 깁스를 하고 목발 짚고 다니는데 장애인 주차 구역 이용할 수 있냐"고 묻는데 담당자는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안 그래도 장애인 주차 표지를 악용하는 사람이 많은데"라고 한다. 몇 달 그거 좀 참으면 되지...그런 식의 핀잔이 돌아왔다.

하지만 당해본 사람이 안다고 짧고 길고를 떠나 일시적으로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하는 처지에서 장애인 주차 구역 사용은 융통성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 다르게 주요 선진국 대부분은 발목 골절로 깁스를 하고 목발을 사용해야 하는 일시적 장애인도 장애인주차구역 사용을 허용한다.

미국의 경우 지팡이나 목발 또는 누구의 도움이 없으면 보행이 어려운 사람까지 장애인주차구역 사용을 허용한다. 20피트(약 610m) 이상을 휴식 없이 걸을 수 없거나 정형외과에서 관절염 진단을 받거나 신경학적 질환이 있다고 판단하면 임시장애인 주차 표지를 발급한다. 임산부, 암 환자, 부상 치료나 수술받고 회복 중인 경우도 의료기관 확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 인증을 받으면 임시 장애인 주차 표지를 받아 장애인주차구역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임시 장애인 표지는 다른 차량을 대여하는 경우에만 발급한다. 그래서 짧든 길든 목발을 짚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만 걸을 수 있고 보행기에 의지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일시적 장애인은 비어있는 장애인 주차 구역을 두고 먼 곳에 차를 세운 후 힘들고 고통스럽게 이동을 하는 수 밖에 없다. 

보건복지부도 일시적 장애 또는 보호가 필요한 사람도 장애인주차구역 사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박종균 서기관은 "일시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임산부나 치료자 등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약자에게 임시 장애인 주차 표지판 도입에 대해 검토를 하는 중이며 오는 7월 이와 관련한 세미나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편법이나 불법 사용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주차구역은 '영구적 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건 제도 시행 과정에서 살피고 걸러내면 될 일이다. 상당수 비어있는 시간이 많은 '장애인주차구역'을 일시적 장애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게 적극 검토해야 한다. 선진국 처럼.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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