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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 테크] 전기차, 아무리 조용해도 '미세한 소리로 고장 찾아내는 정비의 시대'

2022.12.12. 10: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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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성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NVH(Noise, Vibration, Harshness)'입니다. NVH는 소음과 진동 그리고 불규칙하게 들리는 귀에 거슬리는 잡소리를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자동차가 얼마나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NVH 성능은 자동차를 설계할 때 뿐 아니라 구매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리(Sound)라 함은 사람들이 귀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좀 더 사전적인 의미로는 어떠한 물체가 떨리고 그 떨림이 공기나 액체와 같은 다른 물질(매질)을 타고 퍼져나가는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음(Noise)은 이러한 소리 중 불필요한 잡음이나 불쾌하게 느끼는 소리를 뜻합니다. 자동차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소음과의 전쟁을 벌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동차 생산공장에서는 철판을 재단하는 프레스 공정부터 마지막 출고 전까지 각종 기계 소리로 옆 사람과의 대화가 힘들 정도이지요.

주행중에는 엔진이나 구동계통의 작동소음은 물론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음, 차체를 타고 흐르는 공기로 인해 발생되는 풍절음이나 부밍 노이즈 등이 발생하고 그 중의 일부는 실내로 유입됩니다. 이러한 소리는 대부분 라디오나 음악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볼륨을 크게 올리게 만들거나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옆 사람과의 대화를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각종 외부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억제해 정숙한 실내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차체 바닥이나 엔진룸과 실내공간을 구분짓는 대시패널, 도언 안쪽 등에 진동이나 소음을 줄이기 위한 흡차음재(인슐레이터)를 붙이거나 프런트 팬더 안쪽에 인슐레이터를 삽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기역학적인 차체 디자인을 통해 풍절음이나 부밍노이즈를 최소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차음유리를 적용하거나 웨더스트립 형상변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동차 실내로부터 외부소음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특정 주파수를 일부러 발생시켜 외부소음을 상쇄시켜 주는 노이즈 캔슬레이션(Noise Cancellation) 기술을 적용한 차도 늘고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차량 내부에 장착된 마이크로폰을 통해 디젤엔진에서 전달되는 부밍노이즈와 같은 엔진소음과 풍절음 등을 상쇄시켜주는 정숙한 실내공간을 유지시켜 주는 소음저감기술 중 하나입니다. NVH는 자동차 운행과정에서 각종 고장이 발생할 경우에도 고장부위를 유추할 수 있는 판단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엔진이나 하체 등에 이상이 생길 경우 평소 듣지 못하던 불쾌한 소리나 진동이 발생되기 때문인데요. 과거에는 특정한 소리만 듣고도 정비사들이 쉽게 고장부위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차량 구조가 복잡해지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소리만 듣고는 정확한 고장을 진단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사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이나 진동을 귀로 듣거나 몸으로 느끼면서 정량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매일 같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경우 자신의 차에서 발생하는 소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민감한 운전자의 경우 두 서너 종류의 평소 들리지 않는 각종 소음을 곧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승자나 정비사들이 단 번에 인지한다는 것은 쉽지않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소음 및 진동문제는 진단장비에서 고장 코드로도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저것 부품을 교환해도 증상을 해소하지 못해 정비사와 운전자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하지요.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NVH 성능과 관련해 자동차 제조사나 소비자 단체 등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정비업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어 내연기관차에 비해 주행중 발생하는 각종 NVH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자동차 소음 발생의 원인을 찾아내는 '사운드 옵저버'

이 때문에 한 국산차 업체는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고 정확한 원인분석을 위해 지난해부터 정비사들의 기술교육 프로그램에 NVH 진단과정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간혹 소음계측 장비를 이용해 고장수리를 해 오기는 했지만 첨단장비와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운드 옵저버로 불리는 이 장비는 소음이 발생되는 예상부위에 2~4개의 자석으로 된 노이즈 센서를 부착한 다음 각종 소음과 진동을 주파수로 측정하고 주파수 증폭 및 필터링을 통해 정확한 소음발생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비기기 관련업체에서는 엔진룸을 비롯한 자동차 곳곳에서 발생되는 소음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해 소리가 발생되는 부분을 시각화해 보여주는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을 귀가 아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소음 진단기인데요. 이러한 소음진단 장비들은 아직은 고가의 장비로 자동차회사 직영 서비스센터를 비롯한 극소수의 정비업소에서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이제 각종 소음 및 진동으로 정비사들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줄어 들 전망입니다.


김아롱 칼럼니스트/webmas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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