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문지효(미국 프리스쿨 교사)]하버드 대학교의 에 따르면 미국 부모의 90%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가 아이들과 대화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50% 미만의 가족만이 실제로 그 시간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끼니의 20%를 차 안에서 해결한다는 조사도 있더군요. 맞벌이 부모의 증가와 아이들의 바쁜 방과 후 활동으로 인해 식사 시간이 빠듯한 이유도 있지만 패스트푸드의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특히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정에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가 아이들에게 주는 유익과 가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의 효과'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어휘력이 향상됩니다2006년에 하버드대학교 교육학과 캐서린 스노우 교수의 연구팀은 밥상머리가 아이들의 언어 발달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어휘를 익히고 이야기를 만들고 설명하는 연습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기본 상식/지식과 문화적으로 적합한 말하기 방식을 습득합니다. 특히 생소한 어휘 1,000개 정도를 접하게 된다고 하는데,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배우는 평균 단어 143개에 비하면 현저히 많죠.어휘가 풍부한 아이들은 언어 습득력이 빠르고, 고등학교 시기의 이해력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이들의 행복감과 가족 간 유대감이 높아집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09년에 발표한 일가족양립정책의 국제비교연구에 따르면 스웨덴과 영국은 각각 81.1%, 67.8%의 근로자들이 거의 매일(평일 기준)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28.3%에 그쳤습니다. 거의 없거나 월 2회 이하인 경우도 10.9%로, 스웨덴 0.9% , 영국 2.6%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여기서 더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스웨덴이나 영국과 같은 OECD 선진국의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주관적 행복지수)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행복도는 줄곧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이처럼 가족과의 식사 횟수를 늘리는 것으로도 아이들의 행복감을 높이고, 가족 관계에 대한 만족도와 가족 간 유대감/응집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이들의 신체가 건강해집니다미네소타대학교 공중보건학과의 EAT(Eating Among Teens) 프로젝트는 5년 동안 청소년에게 미치는 가족 식사의 효과를 종단연구해 2010년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가족 식사를 많이 하는 아이일수록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과일, 야채, 칼슘과 섬유소 등)를 더 많이 섭취하고, 포화지방과 전이지방(탄산음료, 당 첨가 음료와 튀긴 음식 등) 을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또한 연구 결과는 가족 식사의 빈도는 식이질환, 약물 오남용, 우울증과 부적응 등의 가능성과는 반비례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더불어 가족이 함께 식사할 경우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가능성이 낮아지며, 성인이 돼서도 건강한 식단과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식사 시간을 떠올리면 도무지 먹지 않으려는 아이, 편식이 심한 아이, 너무 많이 먹는 게 걱정인 아이, 가만히 못 있고 자리를 수시로 뜨는 아이, 식사 시간이면 틈틈이 투닥거리는 형제 등 여러 고민거리가 있으실 겁니다.우리 아이들의 식사 태도를 지적하고 식습관을 훈육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것 자체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영향을 기억하면서 조금 인내하고 참아내길, 저 스스로를 응원해 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식사시간도 응원합니다.글 = 문지효미국에서 18개월 터울의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자녀 양육의 부담감과 호기심으로 유아 교육/아동 발달학 공부를 시작, 유아 교육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미국 프리스쿨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길문혁 기자/ansgur0317@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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