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밥 좀 먹자! #40]글 = 신지현(아이 식습관 개선과 자기계발에 힘쓰는 두 아이의 엄마)
식탐도 별로 없고 먹는 것에 관심 자체도 크게 없는 딸이지만 그런 아이도 여느 아이들처럼 사탕, 젤리, 초콜릿 등의 단 군것질 앞에서만큼은 적극적으로 돌변한다. 안 그래도 입맛 없는 아이인데 단 맛에 길들여져 더 안 먹게 될까 봐 여태 엄격하게 제한하며 키워왔는데 유치원 생활 3년 차가 되더니 친구들이 주는 다방면의 영향으로 이젠 젤리, 초콜릿의 브랜드까지도 줄줄 외는 딸이다.
과일도 이기는 단 군것질의 위용
아이들을 홀리는 ‘당의 유혹은 실로 막강하다. 제아무리 밥 잘 안 먹는 아이일지라도 사탕, 젤리, 초콜릿을 거부하는 아이는 거의 보지 못했다. 딸이 좋아하는 각종 과일도 단 간식 앞에선 가차 없이 후 순위로 밀린다. 과일에도 단 맛이 있건만 인공적으로 첨가된 당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이렇게나 여느 아이들처럼 단 간식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엄마가 매우 제한적으로만 허락하다 보니 딸은 어쩌다 유치원에서 누군가에게 젤리라도 받아오는 날에는 당장 먹고 싶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엄마 눈치를 보며 주위를 맴돈다.
사실 단 군것질을 먹었더라도 식사 시간에 여전히 밥도 잘 먹는 아이였다면 지금처럼 타이트하게 제한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선 몇 번의 경험이 나의 결심을 굳혔다. 밥 제대로 먹어가며 군것질을 하는 아이들과 똑같이 허용해 줄 순 없는 노릇이었다.
단 군것질 안 먹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된 모습은?
이런 단 군것질들을 어린 시절부터 제한해서 먹은 사람이 커서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그런 사람을 한 명 알고 있다. 바로 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특이하게도 자연히 그런 입맛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정말 평생을 단 음식과 거리를 두며 살아왔다.
어른이 되어 돌이켜보면 이런 입맛 덕분에 나는 살면서 끼니 사이에 군것질을 하거나 칼로리 높은 후식을 먹는 등의 습관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크게 살이 쪘던 적도 없었고, 그래서 다이어트라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본 적도 없었다.
살만 찌우면 좋은 음식일까요?
사실 단 간식, 그중에서도 특히 초콜릿 같은 것을 꾸준하게 많이 섭취하면 아이의 몸무게는 증가할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단 0.1kg 라도 아이가 살찌기를 간절히 바라는 엄마이기에 만약 그런 효과를 나타낸다면 솔깃해져 ‘계속 초콜릿을 먹여볼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아이가 살찌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들 ‘무슨 음식으로 어떻게’ 찌우는지 방법과 과정에 대한 고민 또한 놓쳐서는 안 되지 않을까. 무조건 살만 찌게 해준다고 다 좋은 음식은 아닐 수 있으니 말이다.
사탕이 밥이면 얼마나 좋을까
전에 한 번 딸이 ‘사탕이 밥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탕이 영양학적으로 훌륭한 식품이라면, 또한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이 없다면 아마 나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요리랄 것도 없이 그냥 사탕 봉지를 개봉해서 주기만 하면 되고 먹어라 먹어라 잔소리하거나 따라다닐 필요도 전혀 없을 테니 엄마 입장에서도 얼마나 편하겠는가.
하지만 그런 마법 같은 사탕밥을 기대하기보다는, 사탕과 상관없이 밥을 잘 먹는 모습을 아이가 꾸준히 보여준다면 아마 엄마가 사탕을 조금 더 자주 허락해 주는 진짜 마법이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김희철 기자/poodle@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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