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에서 이순신광장이 빠질 수 없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로터리를 중심으로 이름난 맛집과 핫플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줄 서지 않으면 맛보기 힘든 여수의 핫한 주전부리들을 직접 맛봤다.

●오, 마이 갓도그!
여수갓도그

갓도그라니!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핫도그에 잘게 썬 갓김치를 토핑으로 얹어 ‘갓도그’라는 이름을 붙였다. 밥도 아닌 빵과 갓김치가 잘 어울릴까 싶지만 한 입 베어물면 우려가 감탄으로 바뀐다. 부드럽고 촉촉한 빵과 통통한 소시지에 알싸한 갓김치가 더해져 색다른 맛의 조화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직접 만든 쑥 우유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뚜껑만 열어도 쑥 향이 느껴질 정도로 진하고 고소하다. 블루베리 생과를 듬뿍 넣은 블루베리 우유도 추천한다. 입 안에서 과육이 톡톡 씹히며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매장 내 식사 공간이 없어 포장만 가능하다. 이순신광장 계단이나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맛볼 수 있다.

●속을 파낸 바게트 안에?!
좌수영 바게트 버거

바게트 버거? 이름만 들었을 땐 어떤 모양일지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종이봉투에 얌전히 담겨 나오는 바게트 버거는 정말 신박한 주전부리다. 보드라운 속을 파내고 안에 다진 고기볶음과 특제 소스를 꽉 채어 넣었는데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바게트의 겉면이 딱딱하니 어떻게 먹어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바삭한 빵과 청양고추를 넣어 살짝 매콤함이 감도는 속 재료가 무척 잘 어울린다.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해지는 바게트 빵을 이용한 것이 맛의 비결. 가게마다 조금씩 맛이 다르니 취향대로 골라보자. 진남관 맞은편에 있는 좌수영 바게트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 입가심으로 쑥 아이스크림을 추가하면 금상첨화다.

●묘하게 중독되는 맛인데?!
바다김밥

작은 꼬마 김밥이 여수 김밥계를 평정했다. 바다김밥은 기본 20~30분 대기에 주말에는 1시간도 기다려야 한다. 여수 특산물인 갓김치와 참치를 마요네즈에 버무려 만든 갓참치김밥과 어묵을 맵게 볶아 만든 중화어묵김밥이 가장 인기이다. 앙증맞은 크기이지만 한 입에 넣기엔 조금 크다.

베스트 메뉴인 갓참치김밥은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갓김치의 맵싸한 맛을 참치와 마요네즈가 부드럽게 감싸주어 맵찔이도 도전해 볼만하다. 식욕을 자극하는 매콤짭짤함이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하며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중화어묵김밥은 이보다는 조금 더 맵다. 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계란김밥과 궁합이 잘 맞아 두 개를 함께 맛보면 좋다.

●집에 가서도 생각나!
오동동김밥

오동동김밥은 이순신광장에서 멀지 않은 여수 엑스포 광장 입구에 있다. 바다김밥과 더불어 여수 김밥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집이다. 역시 시그니처 메뉴는 갓김치김밥이다. 당근과 어묵, 달걀, 단무지 등 기본적인 김밥 재료에 갓김치를 넣었다.

갓김치가 들어간 것 말고는 평범해 보이지만 일단 먹어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재료들이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뤄 하나의 맛을 완성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갈한 맛이다. 아삭거리는 갓김치의 식감도 고스란히 살아 있다. 갓김치 대신 간장게장과 감태, 매운 어묵을 넣은 김밥도 있다. 매장 안에 붐빈다면 포장을 선택하는 것도 대기를 줄이는 한 방법이다. 엑스포 광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피크닉처럼 즐겨보자.

●딸기 덕후라면 여기!
여수 딸기 모찌

가게 옆 모퉁이를 돌고 서도 줄이 이어져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핫플이다. 3대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통 수제 모찌 전문점으로 포장하거나 택배만 가능하다. 하얀 가루가 입혀진 부드럽고 쫀득한 찹쌀떡 안에 빨간 생 딸기가 통째로 들어 있어 뒷맛이 상큼하다. 신선한 딸기에 팥소나 크림치즈, 녹차소 등을 입혀 다양한 맛을 골라 즐길 수 있다. 보통 6개 들이 세트 구매를 가장 선호한다.

긴 줄을 피하고 싶다면 여수 아쿠아플라넷에도 직영점이 있다. 단 아쿠아플라넷 관람존 안에 매장이 있어 입장객들만 구매할 수 있다.

●부드럽고 달콤한 수제 초코파이
여수당

여수당은 거문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을 반죽에 넣고 빚은 수제 초코파이가 유명하다다. 초코파이 안에 부드럽고 촉촉한 크림이 들어 있으며 겉면에 초코릿을 입혀 달콤함이 입안에서 버무려진다. 초코파이가 워낙 두툼해 하나를 반씩 나눠먹어도 좋다. 나른한 오후에 커피나 차를 곁들이면 훌륭한 디저트가 된다.

글·사진 정은주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