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2023년형 드럼세탁기&건조기가 등장하고 있다. 겉보기엔 작년에 출시한 제품이나 올해 출시한 제품이나 다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최신 트렌드에 맞춘 신기능들이 하나 둘 새롭게 탑재되어 있다.
고가지만 꼭 필요하고 한 번 사면 오래 사용하는 필수 생활가전, 세탁기와 건조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그저 '요즘 이게 인기'라는 말에 섣불리 덜컥 구매했다간 분명 나중에 후회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찾아보기 전, 세탁기와 건조기의 따끈따끈한 최신 트렌드를 먼저 살펴보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내 상황에 딱 맞는 가성비 제품을 고르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보자.
환경오염 주범은 세탁기?
미세 플라스틱 저감 기능에 초점
▲ 세탁기에 장착하는 미세 플라스틱 저감 필터.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되었다.
세계자연보호연맹은 바다에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약 35%가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화학적, 물리적 자극이 가해지는 세탁기는 옷의 마모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 중 하나인데, 의류 1개에서만 무료 70만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이렇게 바다에 버려지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매주 1인당 비닐봉지 54개에 달한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미세 플라스틱 저감 필터가 장착되거나 저감하는 드럼세탁기가 상용화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는 기능이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미세플라스틱 저감 세탁기.
가장 빠르게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IFA 2022에서 관련 기술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2023년형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에 미 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를 탑재시켰다. 세제로 만든 '에코 버블'로 오염을 빠르게 제거, 옷의 마찰 시간을 단축해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는 원리다. 삼성전자는 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54% 저감한다고 강조한다.
▲ LG전자는 3월부터 UP가전 세탁기에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신기능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LG전자는 '미세 플라스틱 케어 코스'를 내세웠다. 옷의 마찰을 줄이는 6가지 부드러운 모션으로 미 세플라스틱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해당 코스는 'UP가전'에 속한 LG 트롬 세탁기라면 언제든지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커지는 전기료 부담,
드럼세탁기, 건조기도 '초절전'이 대세
'고효율'은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대형가전의 핵심 키워드다. 특히 각종 에너지 요금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요즘, 업계는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초절전'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 환급대상 등급(1등급) 건조기의 점유율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링크)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의 신형 세탁기와 건조기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주는 별도 기능까지 탑재하는 정성을 들였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LG전자의 '미세 플라스틱 케어 코스'는 표준코스 대비 물 온도가 75% 낮아 에너지 사용량이 30% 이상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 삼성 스마트싱스와 연동하면 AI가 이번 달 에너지 사용량을 예측하고 솔루션을 제시한다.
삼성전자 또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20% 더 높은 효율의 드럼세탁기를 출시하는가 하면 월간 사용 전력량을 최대 21%까지 절감할 수 있는 'AI 절약모드' 지원 모델을 기존 신형 제품에서 지난해 출시한 구형 제품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통합 앱인 스마트싱스에서 서비스하는 'AI 절약모드'는 가전제품의 전력 사용량을 확인해 목표 사용량 혹은 누진 구간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절전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이다.
사용자 편의에 맞게 발전하는
AI 기능
AI 기능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2023년형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강화된 AI 기능으로 세탁과 건조의 처음부터 끝까지 더욱 편리한 의류 관리 경험을 제공한다.
▲ 세제와 유연제를 가득 채워 놓으면 AI가 알아서 정량의 세제와 유연제를 사용한다.
올해 새롭게 등장한 기능은 'AI 세제자동투입'이다. 세탁물의 무게뿐 아니라 최근 세탁했던 세탁물의 오염도를 학습해 세제 투입량을 조절한다. 매번 세제를 넣을 필요 없이, 알아서 적당량의 세제를 사용해 세제 낭비 및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
▲ 인공지능 건조 모드는 세탁물을 인식하고, 특성에 따라 건조시간, 온도를 스스로 설정한다.
LG전자 또한 AI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령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건조기는 섬유 특징에 따라 6가지 모션이 각각 다르게 조합돼 옷감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LG ThinQ 앱을 활용하면 날씨 연동도 가능하다. 비가 오는 날은 평상시 보다 더 강력한 탈수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회전 세기를 높여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털어내는 식이다.
드럼세탁기, 건조기는 '대대익선'
대용량이 대세
1~2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세탁기, 건조기는 여전히 대용량이 인기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판매량 기준, 드럼세탁기 전체 판매량 중 47.7%가 19kg 이상이며 건조기는 75.9%가 16kg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용량 제품은 한 번에 많은 양의 빨래를 처리할 수 있을뿐더러 이불처럼 부피가 대형 빨랫감도 세탁, 건조가 가능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꽤나 높은 편이다. 이렇듯 크면 클수록 좋은 ‘대대익선’ 경향이 두드러지자 LG, 삼성을 포함한 대다수의 제조사들은 대용량 위주의 신제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지난해 최초로 25kg 용량의 드럼세탁기를 출시했다.
최대 용량 역시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초로 25kg 용량의 드럼세탁기를 출시하며 경쟁을 펼쳤다. 건조기의 경우, 지난 21년 삼성전자가 20kg 건조기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초 LG전자에서 그보다 큰 21kg 건조기를 출시하면서 국내 가정용 건조기의 최대 용량이 또 한 번 갱신됐다.
공간 활용도 UP
소형 드럼세탁기, 건조기
▲ 소형 건조기의 점유율 상승을 이끌고 있는 위닉스 HSTE400-LWK(272,110원).
대용량 제품이 시장의 주류를 차지한 와중에도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소형 건조기와 세탁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배란다, 다용도실과 같이 다소 협소한 장소에 배치하게 되는 세탁기, 건조기 특성상 제품 자체의 부피는 작을수록 좋다. 별도의 세탁실을 조성할 수 없는 작은 평수의 집에선 선택의 여지없이 소형 제품을 장만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대형 제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 지난해 LG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대체로 소형 세탁기와 건조기가 저렴한 편이긴 하나 그렇다고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없는 건 아니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LG전자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W10EGN(2,574,920원)가 그 예이다. 기존 워시타워 대비 용량은 세탁이 25kg에서 13kg로, 건조가 20kg에서 10kg로 줄어들었지만 부피는 약 15% 작아져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용이해졌다.
백색가전은 옛말!
색상도 다채로워
디자인 트렌드는 무난하고 청결한 이미지의 ‘백색가전’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 각각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유색가전’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그 선봉장에는 LG 오브제컬렉션과 삼성 비스포크가 있다.
▲ 두 가지 색상을 조합해 개성 있는 디자인을 완성한 LG 워시타워(3,125,340원).
공간 인테리어를 표방한 LG 오브제컬렉션은 미국 색체연구소인 팬톤컬러연구소와 협업하며 컬러 선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네이처 그린, 네이처 베이지, 클레이 민트가 대표적인 색상이다.
▲ 과하게 튀기보다는 대체로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색상이 적용된다.
삼성 비스포크 라인은 LG 오브제컬렉션보다 더 선택지가 많다. 컬러뿐 아니라 재질에서까지 선택 옵션이 주어진다. 예컨대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는 새틴 메탈과 클래식 등 2가지 재질이 있다. 전자는 새틴 그린, 새틴 세이지그린 새틴 라이트베이지 색상을, 후자는 블랙 캐비어, 화이트, 그레이지 색상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지금 주목할만한
드럼세탁기, 건조기는?
드럼세탁기
국내 최초 미세 플라스틱 저감 기능 탑재
삼성전자 비스포크 그랑데 AI WF25CB8895BF
국내 최초로 미세 플라스틱 저감 기능이 탑재된 25kg 대용량 드럼세탁기. 세제를 녹여 만든 버블워시와 섬세한 모션 조작으로 옷감 마찰을 줄여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을 감소시킨다. 1년 사용 시 약 49g(신용카드 10장)의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막을 수 있다. 1,950,000원.
드럼세탁기+건조기
국내 최대 용량의 일체형 조합
LG전자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W21GEH
드럼세탁기+건조기 일체형 제품. 세탁 25kg, 건조 21kg로 국내 최대 용량을 자랑한다. 중앙 컨트롤러 하나로 세탁과 건조 모두 조작이 가능하며 같은 용량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직렬로 배치한 것보다 높이가 8.7cm 더 낮아 세탁물을 넣고 빼기 편하다. 3,001,660원.
드럼세탁기+건조기
좁은 공간에도 설치 가능한 LG 워시타워
LG전자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W10EGN
LG전자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의 소형 버전. 기존 워시타워 대비 높이 23.5cm, 폭 10m, 깊이 17cm가 작아져 좁고 낮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세탁 용량은 13kg, 건조 용량은 10kg이며 디자인과 편의 기능은 그대로 계승했다. 2,574,940원.
건조기
AI 맞춤 건조 기능을 개선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그랑데 AI DV20CB8890BG
20kg 대용량 건조기. 내부 센서가 주기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감지해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최적의 AI 맞춤 건조 코스를 제공한다. 전용 앱의 AI 절약모드를 설정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5%까지 줄일 수 있다. 2,050,000원.
건조기
미니건조기 시장을 이끄는 대표주자
위닉스 HSTE400-LWK
4kg 용량의 미니 건조기. 크기가 506x695x506mm밖에 되지 않아 공간 활용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무게는 24kg로 일반 성인이 도구 없이도 들어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부담 없는 가격이지만 자동 맞춤 건조와 99% 살균 기능을 지원한다. 272,110원.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양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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