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2004년을 기억하는지? 2004년은 KTX가 개통하고 핸드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시점이다. 누군가는 그때 태어나기도 또 다른 누군가는 군대에서 20대 청춘을 보내기도 했다. 올해 5월 15일 성년의 날을 맞아 주인공인 2004년생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는 것도 좋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각자의 2004년을 추억해보는 건 어떨까?
대박, 핸드폰이 가로로 접히잖아?
▲ 2004년 최신 핸드폰 애니콜 가로본능 CF (출처 : 광고바)
2023년 현재,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에서 땔 레야 뗄 수 없는 물건이 되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화, 웹 서핑, 음악 감상, 게임 등 취미 생활부터 물건 구매, 사진 촬영, 메일 확인 등 수많은 작업이 가능하다.
19년 전인 2004년에는 스마트폰이란 단어가 생기기 전이지만, 전화 기능 자체에 충실한 핸드폰은 존재했다. 음악 재생이나 영상 재생 같은 기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성능이었다. 2004년과 2023년, 19년 동안 핸드폰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 2004년을 강타한 애니콜 가로본능 SCH-V500
2004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핸드폰은 삼성전자 애니콜 가로본능 SCH-V500이다. 2004년 8월에 출시된 폴더폰으로, 핸드폰 화면을 가로로 돌릴 수 있어 ‘가로본능’ 핸드폰으로도 불렸다. 이 기능이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도 활용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핸드폰을 세로로 쥐고 있으면서 화면을 돌리면 가로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이한 매력을 겸비한 제품이었다.
▲ 삼성전자 갤럭시 S23 256GB 938,980원
19년이 지나 2023년의 최신 핸드폰으로는 갤럭시 S23을 꼽을 수 있다. 애니콜 SCH-V500을 만든 삼성전자 제품이지만, 19년 사이 놀랄 만큼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먼저 디스플레이는 2.2인치 LCD 320 X 240에서 6.8인치 다이내믹 아몰레드 2340 X 1080 해상도로 좋아졌다.
카메라 성능도 100만 화소에서 5천만 화소로 대폭 높아졌으며, 1,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로도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내장 메모리 또한 90MB에서 256GB로 대폭 증가했다.
준중형이었던 내가 현세계에서는 소형급이라고 합니다만?
▲ 성우의 강렬한 샤우팅이 돋보이는 2004년 투싼 광고 (출처 : 광고고전)
2004년에 출시해 아직도 출시 중인 자동차로는 무엇이 있을까?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인 투싼이 2004년에 처음으로 출시한 뒤 아직도 신제품이 나오고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다.
2004년 당시 투싼은 준중형 SUV로 출시된 자동차였지만, 현재는 전체적인 크기와 내부 공간이 넓어지면서 중형급에 가까운 크기가 되었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2004 투싼과 2023 투싼의 크기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더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형 SUV로 분류되는 기아 자동차 셀토스와 비교해보면 2004 투싼의 크기와 최근 자동차 트렌드까지 알 수 있다. 출시 당시에는 준준형 SUV로 분류되던 1세대 투싼의 크기는 2023년 기준으로 소형 SUV인 셀토스와 비슷하다. 이는 자동차 대형화 트렌드에 맞춰 차가 계속 커진 결과 때문이다.
▲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CD와 카세트 테이프가 있어야 하는 2004 투싼
당연히 자동차 내부도 크게 변화되었다. 기어 변속 작동은 기어봉 디자인에서 버튼형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CD플레이어는 사라지고 8인치(프리미엄 모델에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변경되었다.
▲ 첨단 디지털 시스템이 탑재된 2023 투싼 운전석
최신 주행 보조와 주차 보조 시스템도 적용되었다.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 차로유지보조(LF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를 기본 탑재해 안전·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 방향지시등 조작 시 좌/우 후측방을 볼 수 있는 2023 투싼의 후측방 모니터
옵션으로는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BCA), 안전 하차 경고(SEW), 후측방 모니터(BVM),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RCC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후석 승객 알림(ROA) 등이 있어 2004년보다 운전과 주차가 더 수월해졌다.
19년의 세월동안 출고가도 크게 상승했다. 2004년형 투싼의 출고가는 1,452~2,269만 원이었지만, 2023년형 투싼의 출고가(가솔린 모델 기준)는 2,584~3,530만 원으로 50% 이상 올랐다. 물가가 그만큼 오른 것도 있지만, 기본 옵션이 좋아졌고 옵션 선택이 다양해진 만큼 가격 차이도 커졌다.
19년째 후속작 나오기를 기다리는 갓겜
▲ 최근에도 즐기는 게이머가 있는 갓겜 하프라이프 2 (출처 : 연두부 풀영상)
2004년에 출시된 게임 중에서 명작을 꼽는다면 단연 ‘하프라이프 2’이다. 지금은 스팀 플랫폼으로 더 유명한 밸브가 아직 게임 개발에 진심일 때 출시한 명작으로, 2004년 올해의 게임상을 석권했고 현재도 FPS 장르 최고 명작으로 불린다.
하프라이프 2는 게임 자체도 재밌었지만, 당시로는 상상도 못 했던 뛰어난 그래픽과 물리엔진이 획기적이라고 평가받았다. 현재는 물리엔진이 제대로 적용 안 되면 이상한 게임으로 취급받지만, 하프라이프 2 이전 게임들은 물리엔진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하프라이프는 밸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복 엔진을 기반으로 뛰어난 물리엔진을 선보였고 이를 통한 다양하고 섬세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하프라이프 2를 기점으로 게임이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되려면 물리엔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게이머나 게임 제작사 모두 알게 된 계기일 것이다.
▲ 하프라이프 3 출시 희망에 산소호흡기 부착한 하프라이프 : 알릭스
2004년 출시 이후부터 19년이나 지난 2023년까지도 하프라이프 3는 출시되지 않았다. 밸브의 다른 게임인 ‘포탈’,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프트 4 데드’, ‘팀 포트리스’ 모두 3을 넣은 작품이 출시되지 않아 3을 모르는 게임 개발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 2020년, VR 게임인 ‘하프라이프: 알릭스’가 출시되면서 하프라이프 3에 대한 희망이 생겼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참고로 2000년대 초중반 출시되어 아직도 신작 시리즈가 나오는 있는 게임이 여전히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좀비 게임의 대명사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있다.
▲ 4K UHD로 즐길 수 있는 바이오하자드 RE:4 (출처 : 홍반장)
올해 3월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RE:4는 2005년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4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약 18년 만에 리메이크된 바이오하자드 RE:4는 현재에 맞게 게임 플레이가 개선되면서 원작의 재미도 그대로 가져왔다. 원작도 명작으로 유명하지만, 리메이크 작품은 원작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연히 2004년과 2023년의 최신 게임 권장 사양도 크게 높아졌다. 하프라이프 2의 권장 사양은 2.4GHz 이상 클럭의 CPU, 512MB RAM, 다이렉트X 9.0급 그래픽카드, 4.5GB 이상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요즘 PC 기준으로는 최신 CPU 내장 그래픽으로도 원활하게 구동할 수준이다.
▲ 바이오하자드 RE:4 한글판 스팀코드 68,760원
반면, 바이오하자드 RE:4의 권장 사양은 FHD 해상도/60프레임 기준으로 인텔 코어 i7-8700 or AMD 라이젠 5 3600 이상 CPU, 16GB RAM,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 혹은 AMD 라데온 RX 5700 그래픽카드, 60GB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레이 트레이싱 옵션을 사용하고 싶다면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2060 혹은 라데온 RX 6700 XT 이상이 있어야 한다. 요즘 게임들이 최적화가 부실한 편인데 바이오하자드 RE:4는 최적화까지 잘 되어서 이 정도 성능이면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다.
막내야, 올해 병장 월급 얼마냐?
2004년과 2023년의 변화를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군 복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을 작성한 필자의 입대 년도가 2004년이다. 따라서 2004년의 군 시절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먼저 군 복무 기간을 비교할 수 있다. 2004년부터 군 복무 기간(육군 기준)이 26개월에서 24개월로 변경되었다. 2004년부터 입대한 사람은 군대에서 딱 24개월을 복무하면 되었고 2002년과 2003년 입대한 사람은 입대 시기에 따라 군 복무 기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26개월까지는 유격이나 혹한기를 3회나 겪는 사태도 존재했지만, 24개월로 바뀌면서 유격이나 혹한기를 1번만 받는 행운아가 등장하게 되었다.
반면, 2023년의 군 복무 기간는 2004년보다 6개월 더 줄어든 18개월이다. 군 복무 기간은 2011년과 2018년에 두 차례 줄어들게 되면서 현재 수준인 18개월이 되었다. 24개월이었던 때는 입대 시기를 잘못 잡으면 대학교 복학이 1학기 늦어졌기 때문에 코스모스 졸업이 여전했지만, 이제는 이러한 걱정이 줄었다. 예를 들어 2023년 상반기에 입대한다면 2024년 하반기에 제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20년 7월부터 병사들도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졌다. (출처 : 국방부)
군대 월급도 크게 변화되었다. 필자가 군대에서 처음 받았던 이등병 월급은 25,600원이었다. 그렇다고 병장이라고 해서 많은 금액이 아닌 34,000원 수준이었다. 반면, 2023년에는 이등병 월급이 60만 원이고 병장 월급이 100만 원까지 상승했다.
만약 군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얼마일까? 2004년 1월 군번 기준으로 월급을 모두 모은다면 약 81만 원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정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즉, 2004년 1월 입대자가 한 푼도 안쓰고 모은다면 현재 기준으로 애플 아이폰 SE 3세대 256GB를 몇 만원 더 보태서 구매할 수 있다.
▲ 2004년과 2023년 1월 군번이 월급 다 모으면 살 수 있는 것은?
(아이폰 SE 3세대 256GB 869,990원 VS 현대 더 뉴 아반떼 스마트 A/T)
반면, 2023년 1월 군번 기준으로 월급을 모두 모은다면 약 2,327만 원을 모을 수 있다. 2025년까지 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으로 150만 원까지 오르며 월급과 함께 병사들을 위한 장병내일준비적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입대자가 모을 수 있는 2,327만 원으로는 신형 준중형 자동차인 현대 더 뉴 아반떼 기본형을 살 수 있다.
2023년 성년이 된 2004년생이 할 수 있는 것은?
▲ 19세가 되면 받을 수 있는 병역판정검사 (출처 : 국방부)
성년이 된다면 무엇이 바뀌는지 궁금할 것이다. 먼저 만 19세부터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운전면허 중에서 1종 대형과 1종 특수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또한,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부동산 계약이나 핸드폰을 개통할 수 있다. 성인이니까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의 영화나 게임 같은 콘텐츠도 얼마든지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안 좋아지는 부분도 있다. 먼저 청소년 대중교통 요금 혜택이 끝난다. 서울 기준으로 만 19세가 되면 버스 요금은 720원에서 1,200원이 되고 지하철 요금은 720원에서 1,250원으로 상승한다. 성인 된 만큼 교통 요금이 더 오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남자라면 신체 검사와 군입대가 가능해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의무이니 자랑스럽게 다녀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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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병선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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