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 대형면허를 땄다. 처음 대형면허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20대 여성이 큰 차를 어떻게 모냐며 모두가 웃었다. 하지만 나는 면허시험에서 당당히 100점을 맞았다. 대형면허를 도대체 어디다 쓰냐고? 그건 바로 내 로망이 답을 해줄 것이다.
난 커다란 캠핑카를 몰고, 가족과 친구들을 삼삼오오 태워 전국을 누비는 것이 로망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가족 캠핑을 실행하고자 엄마에게 “우리 캠핑 갈까?”라고 말했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이 돌아왔다. “귀찮아.”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이어서, 프로 주부인 엄마는 캠핑이 노동이라 말했다. 텐트 치기도 힘든데 밥까지 직접 해야 하고, 장은 누가 보고, 재료 손질은 누가 하고, 다 먹으면 누가 치울 거냐는 틀린 것 없는 말에 어깨가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으면 느껴지는 수풀림의 시원함, ASMR 마이크도 담지 못할 생생한 모닥불 소리, 누우면 보이는 여름밤 은하수의 향연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해야 가족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막막했다. 고민 끝에 나는 답을 찾았다. 그래, 일단 식사가 간편해야 한다. 식기도 필요 없고, 일일이 장을 보지 않아도 되고, 맛도 있는 ‘밀키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재미있는 건 이들을 모아 놓고 보니, 세 종류씩 ‘산’과 ‘바다’에 어울리는 요리로 나눠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정한 오늘 콘셉트는 결정! 맛 대 맛이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하는 밀키트들은 모두 조리가 매우 간단하고, 조리 시간 역시 15분 이하로 조리 난이도가 낮은 제품들로만 꾸렸다.
ROUND 1
산속 캠핑에 잘 어울리는 ‘된장찌개’ vs 바다 캠핑에 잘 어울리는 ‘어묵탕’
프레시지 고깃집 된장찌개 2인분 535g (1개) (8,500원)
산속 캠핑에 어울리는 첫 번째 밀키트 추천은 ‘프레시지 고깃집 된장찌개 2인분 535g’이다. 구성은 우삼겹, 두부, 쥬키니호박, 팽이버섯, 청양고추, 대파, 된장소스가 담겨 있다. 모든 재료를 냄비에 우르르 담고 10분간 끓이면 끝이다. 두부 한 모가 통째로 들어있어 가족들 모두 배 채우기 좋다. 저녁 8시, 산속 캠핑장에서 싸르르 올라오는 풀냄새에 섞인 고깃기름 냄새, 작은 모닥불과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거기에 달빛에 반짝이는 소주 한 잔을 입에 탁 털어 넣으면 영화 속 한 장면이 부럽지 않다. 아쉬운 건, 2인분 기준 인지라 온 가족이 먹기엔 다소 허전할 수 있다. 그럴 땐 그릴 구이에 구웠던 바비큐를 조금 썰어 넣어보자. 된장찌개도 메인이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프레시지 고래사어묵 어묵탕 320g (1개) (6,320원)
바다 캠핑에 어울리는 어묵탕 밀키트, ‘프레시지 고래사어묵 어묵탕 320g’이다. 구성은 다섯 가지의 어묵과 육수 베이스로 이루어져 있다. 육수 베이스는 양파, 버섯, 파, 꽃게를 활용해 만들었다. 어묵은 각각의 맛이 달라 먹는 재미가 있다. 아이, 어른 구분 없이 대체로 다들 좋아할 맛이지만, 다소 얼큰한지라 아이들이 먹기에는 너무 매운 것이 아닌지 염려될 수 있겠다. 그럴 땐 만두나 수제비를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개 냄새나는 바닷가에서 먹는 어묵탕은 어떤 낭만도 따라올 수가 없다. 와인 시장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What grows together, goes together. (함께 자란 것이 함께 간다)” 본 고장에서 난 음식들의 궁합이 최고라는 뜻이다. 그러니, 바다 생선을 으깨 만든 어묵이 시원한 바다 캠핑과 어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칼칼함’을 좋아하는 어른들은 위에 제품들이 약간 허전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캡사이신을 더 하자니 속이 아프고, 후추는 자칫하면 요리를 텁텁하게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일 땐 ‘고춧가루’를 따로 챙겨 보자. 입맛에 따라 적당히 넣어주기만 해도 시원함이 더해진다.
ROUND 2
산속 캠핑 '숙주볶음' vs 바다 캠핑 '순대볶음'
프레시지 차돌박이 숙주볶음 2인분 421g (1개) (10,830원)
산속 캠핑에 어울리는 두 번째 밀키트 추천은 볶음류인 ‘프레시지 차돌박이 숙주 볶음 2인분 421g’이다. 의외로 밀키트가 빛을 발하는 요리 중 하나가 ‘나물류’다. 가족들의 건강까지 챙기면서, 바비큐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나물류 밀키트를 이용해 보자. 구성은 다음과 같다. 소고기(차돌박이), 숙주, 양파, 부추, 마늘, 베트남 고추, 볶음 소스까지 들어있다. 칼칼한 베트남 고추와 볶음 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간을 봐가며 소스 양을 조절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숙주는 수분을 많이 갖고 있어 조리 후 양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동나는 것이 요 인기 많은 숙주 볶음이니, 넉넉히 준비해 가자. 의외로 아이들도 어른들도 자꾸 찾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캠핑 식사의 퀄리티는 이러한 디테일에서 승부가 난다.
프레시지 뉴 매콤 깻잎 순대볶음 2인분 627g (1개) (9,510원)
바다 캠핑에 어울리는 볶음류 밀키트는 ‘프레시지 뉴 매콤 깻잎 순대볶음 2인분 627g’이다. 의외로 바다와 순대는 잘 어울린다. 생각해 보면 ‘해물 순대볶음’이라는 인기 조합도 있지 않은가. 구성은 다음과 같다. 순대, 양파, 양배추, 대파, 당근, 깻잎, 들깻가루, 볶음 양념까지 들어있다. 리뉴얼을 거쳐 양을 200g에서 350g으로 대폭 늘렸다. 그러니 혹시라도 양념이 부족할까 봐, 고추장과 간장 같은 것을 바리바리 싸가지 않아도 된다. 동봉된 매콤달콤 볶음 양념을 넣고 볶아주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여기서 팁을 하나 알려 주자면, 순대를 미리 익히면 딱딱해지기 때문에 다른 채소를 팬에 볶다 마지막에 약한 불로 순대를 살살 버무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게다가 잘 흘리지 않고 한입에 쏙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마구 돌아다니는 아이들에게도 제격이다.
ROUND 3
산속 캠핑 '장칼국수' vs 바다 캠핑 '베트남 쌀국수'
이마트 피코크 원주식 장칼국수 611g (1개) (5,933원)
산속 캠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은 ‘이마트 피코크 원주식 장칼국수 611g’으로 마무리해 보자. 장칼국수가 밀키트로 나온 것이 놀랍다. 산에서 먹는 장칼국수는 의미부터 다르다. 애초에 된장, 고추장은 산의 흙으로 빚은 옹기 속에서 탄생한 것 아니던가. 의외로 달콤하고 매콤한 이 요리는 엄마들이 더욱 좋아하는 요리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생 칼국수 면 2개, 장칼국수 소스, 날계란, 볶은 참깨와 김 고명, 칼국수용 채소가 들어있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가족들은 아침에 푹 자게 놔두고, 내가 솔선수범해 보자. 오늘은 내가 장칼국수 요리사다. 함께 동봉된 날계란까지 톡 까서 넣으면 식당에서 파는 장칼국수 부럽지 않은 비주얼을 자랑한다. 맛은 살짝 얼큰한 편이라, 매운 것을 아예 못 먹는 사람들은 별도의 수제비 등을 챙겨 넣어 먹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이 제품은 주부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제품이라 재고가 있을 때 사놓는 것이 좋다.
이랜드이츠 애슐리 우삼겹 듬뿍 베트남 쌀국수 600g (1개) (10,980원)
바다 캠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은 ‘이랜드이츠 애슐리 우삼겹 듬뿍 베트남 쌀국수 2인분 600g’을 먹어보자. 저칼로리에 깔끔하고 가벼운 맛이 여성들에게 인기다. 전날 먹은 술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간다. 정신없이 후루룩 먹다 보면 눈앞 바다가 동해안인지 다낭 해변인지 헷갈릴 수 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청경채와 숙주, 쌀국수 면, 스리라차 소스, 우삼겹, 쌀국수 육수까지 들어있다. 기호에 맞게 얼큰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스를 동봉한 점이 세심하다. 얇게 저민 우삼겹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아삭한 숙주와 잘 어울려 캠핑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힘을 내게 도와줄 것이다. 이국적인 음식이라고 조리 방법도 특이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넣어둬도 좋다. 어쩌면 라면보다도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이 쌀국수다. 냄비에 쌀국수를 넣고 4분 30초 삶은 뒤, 우삼겹 구워주고, 육수와 함께 끓이면 끝이다. 약 4시간 30분을 비행기로 날아가야 먹을 수 있는 베트남 쌀국수를 10분 만에 해먹을 수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프레시지 마라탕 2인분 512g (1개) (13,550원)
결정, 맛 대 맛! 1, 2, 3라운드를 끝냈다. 여러분의 픽은 무엇인가? 이대로 끝나면 섭섭하다. 아직 비장의 카드가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프레시지 마라탕 2인분 512g’이다. 캠핑을 반대하는 가족들을 설득할 마지막 밀키트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소고기,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흑 목이버섯, 청경채, 배추, 대파, 포두부, 당면, 고추기름, 마라탕 소스, 즈마장 소스까지 들어있다. 사실, 마라탕은 집에서 먹기 은근히 까다로운 음식이다. 산초 향이 집안에 퍼져서 잘 지워지지 않고, 설거지하다 싱크대에 고추기름이 묻어 벌게진다. 그 때문에 야외에서 먹으면 간편함이 배가 된다. 집에선 골칫거리였던 산초 향이 밖에선 은은한 아로마 향처럼 느껴질 것이다. 캠핑하면 빠지지 않는 술인 소주,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코로나에 호캉스가 유행했다면, 이젠 먹핑과 캠프닉이다. 먹고 마시는 캠핑, 캠핑과 피크닉을 합친 신조어다. 아무리 돈을 주고 고급 숙박 시설을 이용해도, 해결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 답은 자연에 있다. 우리는 캠핑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캠핑이 어려울 뿐이다. 일일이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설거지까지 해서 돌아올 생각에 지친 것이다. 그러나 밀키트가 있다면 캠핑의 난이도는 확 내려간다. 음식을 준비하는 데 썼을 최소 1시간을 가족들과 더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독특한 요리 경험을 선사해 주는 것도 좋다. 모든 순간이 당신에게 추억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번 봄은 코로나로 고생한 나에게 자연을 선사해 보자.
▼ 오늘 소개한 제품 한 번에 살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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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
프레시지 |
프레시지 |
프레시지 |
프레시지 |
제품명 |
고깃집 된장찌개 2인분 |
고래사어묵 어묵탕 |
차돌박이 숙주볶음 2인분 |
뉴 매콤 깻잎 순대볶음 2인분 |
총중량 |
53g |
320g |
421g |
627g |
100g 당 가격 *23.04.24 기준 |
1,589원 |
1,972원 |
2,572원 |
1,517원 |
구매 POINT |
두부 한 모가 통째로! 온 가족이 먹기엔 조금 부족한 편 |
각각의 맛이 다른 다섯가지 어묵! 국물은 다소 얼큰한 맛 |
칼칼한 베트남 고추와 볶음 소스가 동봉 |
350g으로 넉넉한 소스 용량 |
실시간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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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
제조사 |
이마트 |
이랜드이츠 |
프레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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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
피코크 원주식 장칼국수 |
애슐리 우삼겹 듬뿍 베트남 쌀국수 |
마라탕 2인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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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중량 |
611g |
600g |
512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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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g 당 가격 *23.04.24 기준 |
5,933원 |
1,830원 |
2,646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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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POINT |
날계란이 동봉되있음 맛은 살짝 얼큰한편 |
얼큰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스 동봉 되어있음 |
뒷처리로 부담스러웠던 마라탕을 부담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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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글 / 정누리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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