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소식에 빠싹하신 분들은 이미 다들 알고 계실 내용입니다. AMD AM5 플랫폼의 보급형 칩셋인 A620에서 PBO를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A620이나 PBO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또또또 자기들만 아는 이야기 하네'라고 생각하실테니 본론을 시작하기 전에 PBO와 A620에 대해서, 그리고 이 둘의 조합이 왜 이야기거리가 되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PBO: AMD의 자동 오버클럭
PBO는 Precision Boost Overdrive의 줄임말입니다. 이름은 매우 거창한데, 더 쉽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AMD의 자동 오버클럭 기능이라고요. 자동이니까 사용자가 일일이 설정 값을 바꾸고 테스트를 하며 클럭을 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CPU가 코어에 걸린 부하, CPU의 온도, 메인보드에서 공급할 수 있는 전력까지 클럭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스스로 파악해서 자동으로 클럭을 올려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높아진 클럭은 당연히 성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바이오스에서 이 기능을 켜 두기만 하면 바로 작동하기에, 실질적인 성능 향상과 더불어 추가 성능을 날로 먹었다는 보람까지 뿌듯하게 느낄 수 있는 좋은 기능입니다.
A620: AM5 플랫폼 보급형 칩셋
초기 AM5 메인보드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라이젠 7000X 같은 고성능 프로세서가 먼저 출시되면서 전원부도 거기에 맞춰 보강할 필요가 있었고요. 최신 기술인 PCIe 5.0을 넣으면서 가격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지금은 많이 저렴해졌지만 당시에만 하더라도 DDR5 메모리가 많이 비쌌기에, 시스템 전체 비용이 올랐다는 인상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DDR5 메모리의 가격이 많이 저렴해져 부담이 줄었고요. 라이젠 7000X 시리즈보다 TDP가 줄어들고 가격 역시 저렴해진 라이젠 7000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고성능 메인보드를 고집할 필요도 줄어들었습니다.
A620은 그런 AM5 플랫폼의 상황을 반영해서 나온 보급형 칩셋입니다. 기존의 고급형 칩셋과 비교하면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는데요. 가장 먼저 꼽을만한 건 PCIe 5.0의 부재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전혀 단점이 되지 않지요. 왜냐면 PCIe 5.0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는 없고, 일부 SSD가 이걸 쓰긴 하지만 그 수는 많지 않은데다 PCIe 4.0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성능을 내주거든요. 그리고 USB 포트 수가 줄어들었으며 USB 3.2 Gen2x2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USB 포트는 허브로 대체할 수 있으며 USB 3.2 Gen2를 지원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기에, 고성능 외장형 SSD를 쓰는 게 아니라면 실사용에 별 지장을 주진 않습니다.
AMD A620 칩셋을 쓴 기가바이트 A620M 게이밍 X 메인보드
8+2+1 페이즈의 전원부. TDP 65W의 라이젠 7000 non-X를 구동하기엔 충분합니다.
그런데 A620에 PBO가 되요?
이렇게 보면 물가도 가뜩이나 물가도 오르고 경제도 나쁜 이 시기에, A620이 아닌 비싼 칩셋의 메인보드를 쓸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A620에서 빠진 건 더 있습니다. 바로 오버클럭 기능입니다. 메모리 오버클럭 프로파일인 AMD EXPO는 남아 있어 고클럭 메모리를 쓸 수는 있으나 CPU 오버클럭 기능은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CPU 전원부의 구성도 줄어들었습니다. 세후 400 이하 오마카세 금지처럼 암묵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을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보급형 칩셋 메인보드가 전원부에 잔뜩 돈을 발라서 제품 가격을 높일 필요는 없잖아요? 그 돈이면 A620이 아니라 B650을 사고 말지요.
그런데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말은 앞서 소개한 PBO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수동이 아니라 자동이라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PBO도 엄연히 오버클럭 기능이니까요. 그래서 A620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에는 PBO에 관련된 메뉴 자체가 없어야 정상입니다. 여기까지 나왔으면 다음에 무슨 말을 할 건지 다들 짐작하시겠지요. A620은 분명 오버클럭이나 PBO를 지원하지 않아야 하는데, A620 칩셋 메인보드 중에는 이걸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메인보드가 몇 개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에선 기가바이트 A620M 게이밍 X 메인보드에서 PBO 기능을 써 봤습니다.
기가바이트 A620M 게이밍 X 메인보드입니다. 설치된 바이오스 버전은 F4a인데요.
이 버전에서 AMD 오버클럭킹 메뉴는 있지만 PBO 메뉴는 없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T1 버전의 바이오스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건 2번, CPU 성능 최적화입니다. 이게 바로 PBO 기능을 가리키거든요. F 시리즈는 PBO가 없는 버전이고 T 시리즈는 PBO 기능이 추가된 버전입니다.
F4a에서 T1으로 바이오스를 업데이트해 봅니다.
그럼 AMD 오버클럭킹 메뉴에 프리시전 부스트 오버드라이브가 생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PBO를 활성화합니다.
라이젠 7000+A620의 가성비 조합
현재 출시된 모든 라이젠 7000 시리즈는 PBO를 지원하지만, A620과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면 라이젠 7000 non-X 시리즈입니다. 라이젠 7000X 시리즈는 높은 성능만큼 전력 사용량이 많아서 전원부 구성에 한계가 있는 A620에서 쓰긴 알맞지 않고요. 라이젠 7000X3D는 라이젠 7000X 보다 전력 사용량은 낮고 게임 성능은 확실하지만 가격이 다소 높습니다. 라이젠 7000X3D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고 해도 64만 원의 라이젠 7 7800X3D인데요. 이 정도 되는 CPU를 쓰겠다면 메인보드에 더 투자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그럼 남는 건 값싸고 TDP 65W라 부담 적은 라이젠 7000 non-X 시리즈밖에 없군요.
그 중에서도 가성비가 가장 높은 조합이 라이젠 5 7600과 A620 메인보드입니다. 가성비 중에서 성능은 이미 충분하게 증명이 됐고요. https://gigglehd.com/gg/13568795 PBO를 활성화하면 최고 클럭이 오르면서 대부분의 상황에서 성능이 향상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라이젠 5 7600은 라이젠 7000 시리즈 중에서 가장 싼 CPU이며, 여기에 가장 싼 A620 칩셋을 함께 골랐으니 가격적인 매리트는 당연히 가장 높습니다. 또 CPU 전력 사용량도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낮기에, 전원부 구성이 상대적으로 간략한 A620 칩셋 메인보드에서도 큰 부담 없이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AM5 소켓은 최소 2025년까지 유지가 보장되는 제품이기에, 현재 시장에 판매 중인 그 어떤 플랫폼보다도 미래지향적인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CPU-Z 싱글
CPU-Z 멀티
시네벤치 R23 싱글
시네벤치 R23 멀티
X.264 1080p 영상 인코딩
블렌더: 몬스터 렌더링
wPrime 1024M(낮을수록 좋음)
하드웨어에서 막혀 있어야 정상인 기능이 풀리는 건 종종 있는 일입니다. 그럴 때마다 이슈와 흥행을 노린 제조사의 큰 그림인지,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든 메인보드 회사의 지독한 노력인지 논란이 일곤 하는데요. 둘 중에 뭐가 됐건 사용자 입장에선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드웨어를 활용할 방법이 하나 더 늘었고, 이걸로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중요할 뿐이죠. 라이젠 5 7600과 A620 칩셋 메인보드로 가성비 시스템을 새로 조립한다면, 큰 준비 없이 간단하게 성능을 높일 수 있는 PBO 설정을 꼭 해보라고 말씀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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