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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쇼핑 천국은 여기! 판도르프 아웃렛

2023.08.01. 14: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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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덫에 걸렸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판도로프 아웃렛에서.
문제는 절대, 절대로, 도망치고 싶지 않다는 점이다.

●치즈를 좇는 생쥐처럼

엄청난 인파다. 양손이 버거워 보이는 쇼퍼들이 우르르 또 어딘가로 향한다. 단체로 뭔가에 홀린 것 같기도 하고, 덫에 걸린 생쥐들 같기도 하다. 꼭 예쁘게 놓인 치즈 한 조각을 열렬히 좇는 몸짓이다. 오늘은 금요일. 불금을 맞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판도로프 아웃렛은 불타는 쇼핑욕으로 들끓는 중이다.

유니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구찌의 아우터들
유니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구찌의 아우터들
고민하는 순간조차 쇼핑의 재미가 된다
고민하는 순간조차 쇼핑의 재미가 된다

짐작했겠지만, 판도로프 아웃렛은 세월아 네월아 한가롭게 쇼핑할 만한 곳은 아니다. 오히려 적당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오후가 되면 웬만한 빅브랜드 매장엔 줄이 늘어서 있고, 조금만 늦어도 눈독 들인 제품들이 싹 다 솔드 아웃된다. 쇼퍼들에게 필요한 건 현명한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 그리고 스피드. 그래서 쇼핑 만렙들은 오픈 시간에 입장해 빅브랜드부터 훑고, 점심 후엔 로컬 또는 스트릿브랜드를 공략한다. 또 주말 장사를 위해 목요일 즈음 제품들이 대거 입고되니, 이왕이면 목요일이나 금요일을 노리는 게 좋다. 확실히 다른 날보다 득템 가능성이 높아진다.

센터 내에는 틈틈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센터 내에는 틈틈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인기 비결은 ‘근본’에 있다. 낮은 가격, 높은 퀄리티, 다양성과 접근성. 이름 좀 날린다는 아웃렛들이 공통으로 갖추고 있는 근본. 맥아더글렌의 다른 지점들과 마찬가지로 판도로프 아웃렛도 할인율이 연중 30~70%에 달한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패션 패스포트를 지급 받으면 10%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프라다 체인 백과 여름 샌들을 각각 900유로, 300유로대에 구입한 건 꽤 쏠쏠한 수확이었다. 호기심에 정가를 물으니 직원이 답한다. “거의 두 배죠(Almost double)!” 택스 리펀 한도도 75유로로 낮은 데다, 센터 내에서 바로 리펀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카드를 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다음은 어느 매장을 가 볼까. 두 손이 자꾸만 묵직해진다

무려 16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니 종류도 압도적으로 다양하다. 이건 매장을 조금만 돌아다녀 봐도 알 수 있다. 타 아웃렛에서는 보지 못한 컬러와 디자인이 속속 눈에 띈다. 그런데 사실 아무리 가짓수가 많아도 퀄리티가 낮으면 양으로 승부 보는 것밖에 되지 않는데, 명품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MD들이 이 갈고 준비한 게 느껴지는 컬렉션이 다수다. 접근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 비엔나 시내에서 40분, 비엔나 국제공항까진 30분. 귀국 전 들르기 딱 좋은 위치다.

기막히게 고소한 프레첼을 파는 가게. 쇼핑 도중 먹으면 더 맛있다
기막히게 고소한 프레첼을 파는 가게. 쇼핑 도중 먹으면 더 맛있다

이대로 가면 다음 달 카드값이 옥죄어 올 텐데. 옭아매일 걸 알면서도 지갑을 꺼내고 덫으로 들어간다. 이런 덫에선 정말이지, 그저 치즈를 향해 달리는 생쥐가 될 밖엔, 달리 방법이 없다. 절대로 도망치고 싶지 않은, 이상하고도 달콤한 덫이다.

●VIENNA NASCHMARKT
씬 넘버 #1, 벼룩시장

비엔나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는다면, 첫 번째 씬에 등장시키고 싶다. 비엔나 6구역, 나슈마르크트 시장. 과일부터 생선까지 각종 식료품을 판매하는, 비엔나 시민들의 부엌이자 비엔나만의 정취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곳. 하이라이트는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벼룩시장이다. 새벽부터 거래상들이 천막을 치고 세월이 수북이 쌓인 골동품들을 진열한다. LP판, 필름 카메라, 중고 책, 액자, 촛대…. 하나하나 촬영 소품 같고, 사고파는 순간순간이 영화의 장면 같다. 클라이맥스도, 대단한 줄거리도 없지만, 왠지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그런 영화. 이럴 때면 여행객은 한 명의 관객이 되어 스토리 속을 걷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사진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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