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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켈러의 텐스토렌트, RISC-V로 AI 반도체 통일할까?

2023.08.01. 17: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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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올해 3월,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트위터를 통해 라자 코두리 전무 부사장 겸 수석 설계자가 회사를 떠나 실시간 생성형 AI 스타트업 ‘미히라 AI’를 설립한다고 전했다. 라자 코두리는 2017년 인텔에 합류해 인텔 아크(Arc) 시리즈 그래픽 카드 및 폰테 베키오 GPU에 대한 설계를 책임졌으며, 이전에는 AMD에서 폴라리스, 베가 및 나비 아키텍처를 설계했고 애플에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전환 등을 구상하는 등 그래픽 하드웨어 업계에서는 널리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짐 켈러와 텐스토렌트의 AI 가속기 ‘그레이스컬’ / 출처=IT동아

그런데 그의 퇴사소식, 그래고 새로 설립하는 회사보다 더욱 주목받은 것은 그가 퇴사한 지 한 달 만에 ‘텐스토렌트’라는 스타트업의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소식이었다. 그가 AMD에서 나올때도 안식년을 가졌던 만큼 어느정도 기간을 두고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았지만, 이례적으로 본인 사업보다 더 빨리 텐스토렌트에 합류했으니 이목이 집중됐다.

텐스토렌트는 캐나다의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AMD 및 엔비디아에서 10년 이상 반도체를 설계해 온 류비사 바이치가 2016년 설립했다. 텐스토렌트는 현재 임직원 수가 약 300명 수준으로 작은 기업이지만,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수준에 이를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다. 라자 코두리조차 퇴사하자마자 합류한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어떤 회사일까?

전설적인 반도체 설계자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

텐스토렌트는 기계 학습용 프로세서와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RISC-V) 기반의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다. RISC-V는 반도체는 생산 및 개발에 대한 권리가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칩과 소프트웨어를 설계, 제조, 판매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반도체다. 텐스토렌트는 이 방식을 활용해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설계, 제조하고 있으며, 류비사 바이치의 주도 아래 2021년 ‘그레이스컬’이라는 이름의 RISC-V AI 가속기를 공개해 시장의 주목을 받던 참이었다.

그런데 2021년 초에 짐 켈러가 텐스토렌트에 기술최고책임자(CTO)로 취임하면서부터 텐스토렌트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짐 켈러는 AMD와 인텔, 애플, 테슬라 등 전 세계 주요 기업에서 반도체를 설계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엔지니어다. 그는 AMD에서 애슬론 64를 포함한 다양한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설계해 현대적인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개념을 정립하였으며, 이후에 다시 AMD에 합류했을 때에는 젠 아키텍처를 설계해 AMD를 파산의 위험에서 구해냈다.

또 애플에서는 애플 A4 및 A5 프로세서 설계에도 관여했으며, 2016년에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2018년부터 20년 사이에는 인텔에 합류해 기존 코어 프로세서를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 설계된 오션 코브 아키텍처를 제안했고, 21년부터 텐스토렌트에 CTO로 합류했다. 그러다 2023년부터는 창업자인 류비사 바이치가 인공지능 연구를 이유로 보직을 내려놓고 이사회로 옮겨가고, 본격적으로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로 올라서면서 텐스토렌트의 반도체 설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텐스토렌트의 반도체 라인업 / 출처=텐스토렌트

텐스토렌트는 여러 종류의 인공지능용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21년 출시된 그레이스컬은 피시아이 익스프레스 4.0 기반의 RISC-V 반도체로, CPU가 장착된 컴퓨터에 부착하는 형태로 사용한다. AI 가속기는 그레이스컬에 이어 웜홀, 블랙홀 라인업으로 발전하며, 2024년부터는 새로운 설계를 적용한 그렌델(Grendel) 칩셋으로 나아간다. 텐스토렌트가 RISC-V에 주력하는 이유는 짐 켈러 스스로가 RISC-V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RISC-V 반도체는 오픈소스 기반이므로 설계만 제공된다면 복잡한 라이선스 과정 등을 거치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 또한 Arm 칩과 비교해 칩 면적도 작고 소비전력도 적기 때문에 생산 단가나 유지 비용도 훨씬 적다. 게다가 짐 켈러는 텐스토렌트의 ‘부다 소프트웨어 스택’도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고, 또 해당 소프트웨어 스택이 CPU 유형에 구애받지 않으므로 인텔과 AMD 또는 RISC-V CPU 코어에 모두 호환된다. 짐 켈러는 향후 5년에서 10년 안에 RISC-V 반도체가 데이터 센터에 장착할 것이고, 특히 과학 분야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도입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텐스토렌트는 LG전자와 스마트 TV, 차량용 제품, 데이터센터 구동칩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스마트 TV의 인공지능 구현을 위해 텐스토렌트의 텐식스 AI 가속기와 아스칼론 CPU 기술을 제공받고, 텐스토렌트는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에 LG전자의 비디오 코덱 기술을 적용한다. LG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AI 반도체 기술에 대한 도움을 받고, 텐스토렌트는 데이터센터에서 영상 데이터를 다룰 때 효율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두 기업 모두 시장 영향력도 그만큼 넓힐 수 있다.

RISC-V에 주력하는 텐스토렌트, 향후 시장 방향은?

텐스토렌트의 주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AI 가속기 시장에서 어떤 형태의 반도체가 대세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출처=텐스토렌트

그렇다고 해서 텐스토렌트가 인공지능 반도체의 정답이냐 한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는 범용 연산이 가능한 GPU를 비롯해 인공신경망 기반의 NPU,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인 FPGA, 주문형 반도체 ASIC까지 모두 동원되고 있다. 이 가운데 RISC-V는 하나의 형식일 뿐,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확산이 쉬운 오픈소스의 특성과 설계 자체에서 오는 높은 확장성이 텐스토렌트의 성능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앞으로 어떤 반도체가 인공지능 가속기의 대세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텐스토렌트의 행보는 유독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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