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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테헤란로를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보행자 거리처럼 바꾸면?

2023.11.06. 16: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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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보행자 중심 거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보행자 중심 거리

[오토헤럴드=김흥식 기자]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그리고 명문 클럽 FC 바르셀로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에 이어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경기도 수원시보다 작은 101.4km²의 면적에 약 16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다. 유럽에서 네번째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다.

그래서인지 최근 찾은 카탈루냐 광장 인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사람으로 북적였다. 도로는 더 혼란스럽다. 버스 한 대가 꽉 채울 정도로 도로 폭이 좁고 이륜차와 자전거 주차장, 버스전용차로까지 마구 얽혀 혼잡의 정도가 서울 강남을 능가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2016년 도입한 '슈퍼 블록' 프로그램으로 도심내 차량 진입과 통행 속도를 억제하면서 도로가 더 혼잡해 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도심 제한 속도를 30km 아래로 낮추는 구간이 많아져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슈퍼 블록은 바둑판 처럼 설계한 바르셀로나 신도시 지역의 여러 블록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 교통 체계를 바꾼 프로그램이다. 이 구역은 주민 차량 이외에는 대중교통도 다닐 수 없다. 도로의 남는 공간은 놀이터, 문화 시설 등으로 전환했다. 

바르셀로나 구도심 이면도로에서 보행자와 자동차가 뒤 섞여 가고 있다.  바르셀로나 구도심 이면도로에서 보행자와 자동차가 뒤 섞여 가고 있다. 

물건을 싣고 내릴 차량 통행이 어려워진 블록 내 상가의 반발과 풍선 효과로 주변도로 혼잡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포블레노우 지역을 시작으로 한 바르셀로나 슈퍼 블록은 구도심 지역으로까지 확장 중이다.

그리고 유럽과 미국 등의 대도시가 바르셀로나 슈퍼 블록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가장 성공적인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가 됐다. 

그 유명한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 보행자 거리도 걸어 봤다. 카탈로냐 광장에서 컬럼버스 기념비가 있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에 닿는 길이다. 편도 3차선 도로였던 이 곳은 중앙부를 걷는 길로 바꾸고 좌우 1차로만 자동차 길로 내줬다.

차량 대부분은  걷는 속도보다 느리게 가고 있었다. 널찍한 길을 걷는 보행자들은 끓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기념품 가게를 들르고 먹을 것, 그리고 거리 예술 등을 만끽하고 있었다. 서울로 치면 테헤란로 전체 도로 면적의 80%를 보행로로 바꾼 셈이다. 

자동차를 더 곤혹스럽게 하는 건 보행자 도로 건너편 구도심 이면도로다.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어 모든 차량은 사람이 걷는 속도에 맞춰 요리조리 피해가야 한다. 차가 온다고 길을 내 주는 사람이 없고 비켜달라고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도 없다. 사람과 자동차가 뒤섞여 느릿느릿 움직인다.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보행자 천국이었다. 도로는 어린이 놀이터가 됐고 보행자에게 더 많은 길을 내 줬다. 바르셀로나시는 동시에 자전거 전용 도로를 대폭 확장하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재정비하고 확충하는데 주력했다. 자전거 도로에 끼어드는 자동차나 이륜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자동차 운행을 불편하게 하고 억제하는 과감한 정책으로 바르셀로나의 차량 운행 빈도는 60만 회 이상이 줄었고 지난 8년간 시 전체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줄었다고 한다. 

바르셀로나가 슈퍼 블록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도로 체계를 보행자 우선 순위로 전환한 건, 서울이 지금 그런 것처럼 극심한 교통혼잡과 소음공해, 대기오염,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갈수록 비대해지는 도시의 교통수요에 맞춰 무한정 도로망을 확충하기 보다 자동차를 불편한 것으로 만들고 이동의 방법을 걷거나 자전거, 대중 교통으로 유도해 해결하고 있었다. 테헤란로를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보행자 거리처럼 바꿔보면 어떨까?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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