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톱 PC 사용자에게 멀티탭은 사실상 필수품과 같다. 한두 개 정도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은 별로 특별한 일도 아니다. 데스크톱 PC 본체, 모니터, 스피커, 공유기, 프린터, NAS 등 다양한 장비와 연결해 사용하려면 멀티탭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만큼 멀티탭은 너무나도 익숙한 물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익숙함에 의해 멀티탭의 위험성을 살짝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멀티탭은 제품마다 한계가 존재하는데, 이 한계를 넘어서면 전기가 차단되거나 혹은 화재가 생길 수 있다. 안전하게 사용해야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비전공자나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조금만 알아보면 그렇게 어려울 것도 없다.
우선은 정격전류(허용전류) 확인부터

다나와의 멀티탭 상품페이지를 잘 보면 ‘정격전류’라는 것이 표기되어 있다. 정격전류는 전선에서 안전하게 흘릴 수 있는 전류(A)의 한도를 뜻한다. 케이블은 가운데 구리 재질의 도체에서 전류가 흐른다. 그 과정에서 누전의 위험을 막기 위해 도체의 겉을 절연체(피복)로 감싼다. 그게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케이블이다. 그런데 해당 도체가 허용할 수 있는 전류를 넘어서게 되면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한다. 이 열이 계속 올라가 임계점을 넘기면 절연체가 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멀티탭 구입의 첫단계는 정격전류 확인이다. 온라인 구매는 상품페이지에 명시된 정격전류를 확인하면 되고, 직접 보고 살땐 멀티탭 뒷면에 나오는 내용을 참고하자. 정격전류, 혹은 정격이라 해서 A로 표시된다. 보급형은 10A, 많이 팔리는 건 16A가 대다수다. 가정용이 아닌 산업용은 30A 제품도 존재한다. 이렇게 정격전류를 파악하게 되면 정격용량 계산을 할 수 있게 된다. 정격 용량 공식은 다음과 같다.
정격용량(W)= 전압(V) x 멀티탭 허용 전류(A)
우리나라에서는 전압(V)이 기본적으로 220V다. 그런데 멀티탭은 250V라 표기된 경우가 많다. 이것도 별 것 없다. 콘센트가 버틸 수 있는 전압의 한계라 보면 된다. 이후 10A 멀티탭, 16A 멀티탭을 사용했을 때를 가정하면 결과는 다음과 같다. 10A x 250V = 2,500W, 16A x 250V = 4,000W 다. 당연하지만, 16A가 더 정격용량이 크다.


다나와 상품리스트에선 허용전력이라 표기한다. 2800W라함은 해당 멀티탭에 소비전력 2800W까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말 그대로 허용한다는 것. 소비전력은 전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되어 있다. 우리 주위의 가전 제품의 대략적인 소비전력은 다음과 같다.
전기밥솥 1000W~1500W 이상
전자레인지 700W~1000W 이상
전기그릴 1500W 이상
에어프라이어 1500W 이상
인덕션 최대 3500W 이상(모든 화구 다 썼을때)
헤어 드라이어 1500W 이상
게이밍 PC(라이젠 9 7900X, RTX 4070 Ti SUPER, 모니터 포함) 600W 이상
위 리스트를 바탕으로 10A, 즉 허용전력이 2500W인 멀티탭에는 전기밥솥, 전기그릴을 동시에 작동시키면 열이 발생해 화재 위험성이 있다는 말이다. 흔히 멀티탭의 플러그 수가 많다고해서 허용전력이 크다고 착각할 수 있다. 4구든 6구든 연결된 모든 가전 제품의 소비전력의 합을 계산해야한다는 말이다. 또한, 가전 제품은 순간 전류와 운전 전류가 다르다. 쉽게 말하자면 단순히 전원을 켠 상태와 풀로 가동될 때 전류가 다르다는 것이다. 처음 켜질 때는 순간적으로 6~8배 높게 전류가 발생할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허용전력의 80% 정도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여유를 두는 게 안전하다. 10A 2500W 멀티탭은 대략 2000W까지만 사용하는게 좋다는 말이다.
접지 유무를 확인하자

전류는 전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다. 접지는 전위가 0에 가까운 땅으로 전기를 흘려보내는 것을 말한다. 최근 지어진 집이나 건물은 이 접지 처리가 제대로 되어있지만 구옥이나 접지 처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주택이라면 항상 감전과 누전의 위험에 노출된 거나 다름 없다.
이 누설 전류는 특히 전자기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스피커에서 균일한 잡음이 들린다거나 금속 재질 PC 케이스에 손을 대면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면 어딘가에서 전류가 새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누설 전류를 땅으로 흘려보내는 접지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다.

▲ 접지가 되는 플러그(左), 무접지 플러그(右)
멀티탭에 접지 기능이 있는지는 딱 두 가지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벽면 콘센트에 연결하는 플러그 상하단의 접지부다. 위 사진과 같이 위아래로 금속 재질 접속면이 있다면 접지 기능이 내장된 멀티탭이라는 말이다. 당연히 금속 재질 접속면이 없다면 접지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당연히 멀티탭 콘센트에도 접지 핀이 있어야 한다. 접지 기능을 제공하는 멀티탭 플러그에는 플러그를 꽂는 두 개의 구멍 위 쪽과 아래쪽 대칭으로 금속 접지부가 있다. 여기에 접지 플러그의 금속면이 닿게되는 것이다. 최근엔 화재 방지 기능을 하는 부품까지 추가되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개별 차단 스위치 유무를 확인하자

멀티탭 중에는 개별 차단 스위치가 달린 제품이 있다. 이게 은근히 쓸 만한 이유는 바로 대기전력이다. 전자제품은 전원을 꺼도 대기전력이 발생한다. 간혹 대기전력이 0인 제품도 많이 나오지만,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서는 0.1W든 1W든 계속 전기를 소모하고 있는 게 기본이다. 주변 가전제품 중 상시 전원 연결상태인 TV, 세탁기, 주방가전에서 특히 그렇다. 냉장고야 계속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쳐도 개별 차단 스위치로 안 쓰는 가전의 전원을 차단해 놓으면 안전함과 동시에 전기 요금을 꽤 줄일 수도 있다.

더불어 이런 개별 차단 스위치가 달린 제품 중에는 과부하 차단 기능이 탑재된 제품도 있다. 이는 사용 중 정격용량(15A, 250V) 이상의 과부하가 걸리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시키는 기능이다. 멀티탭 내부에 일종의 퓨즈가 장착되어 과부하가 걸릴 경우 이를 차단해 준다. 개별 차단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이 과부하 차단 기능을 확인해 주는 것이 좋다. 과부하 차단 기능만 있어도 적어도 화재의 압박에서는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
멀티탭은 소모품이란 걸 잊지 말자!

영원히 쓰는 멀티탭은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멀티탭은 소모품이다. 적어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바꿔줘야 한다. 특히 전기를 많이 쓰는 환경, 혹은 여러 기기를 멀티탭 몇 개에 몰아서 연결한 집이라면 지금 당장 멀티탭의 상태를 확인하자. 난방기의 영향으로 전기 사용량이 배로 늘어난 겨울철에는 화재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멀티탭 점검으로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PC 사용자라면 자신의 PC의 소비전력의 합을 계산해 보고, 전기를 많이 먹는 가전과 함께 연결되었는지 체크하여 안전사고 예방에 힘쓸 것을 권고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글 / 곽달호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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