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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세계가 주목하는 '흐름 전지' 전기 에너지를 휘발유처럼 채운다면

2024.01.30. 11: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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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는 짧은 주행거리보다 충전 불편이 더 크다. 충전기가 많이 보급되면서 충전소를 찾는 불편은 줄었지만 충전 속도에 비례한 대기 시간에는 사실 변화가 없다. '리튬 이온'은 물론 '리튬 인산철' 배터리 모두 예전보다 주행 거리는 늘었지만 충전 시간이 초래하는 불편은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 에너지를 휘발유처럼 채우는 방식이면 어떻게 될까? 리튬 계열 배터리를 대체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레독스 흐름 전지(Redox Flow Battery)는 전기를 충전하지 않고 기름을 넣듯 전해액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수년 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기존의 이차 전지는 배터리 셸의 전해질에 전기 에너지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레독스 흐름 전지는 쉽게 말해 탱크 1에서 탱크 2로 전해액이 흐르면서 산화·환원 반응으로 발생한 전기 에너지를 전해질에 저장하고 사용 후 수거하고 다시 채워넣는 방식이다.

전기를 충전하지 않고 채워 넣는 방식이어서 휘발유를 주유하는 것과 시스템과 시간에 차이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위험물이 아니고 설치 공간에 제약이 많지 않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수명에 제한이 없고 부가적인 환경 오염의 걱정도 덜 수 있다.

인플루잇 에너지 나노일렉트로퓨얼(NEF, Nanoelectrofuel) 추출 과정 인플루잇 에너지 나노일렉트로퓨얼(NEF, Nanoelectrofuel) 추출 과정

문제는 레독스 흐름 전지의 주원료로 사용하는 바나듐 역시 희소금속이라는 점이다. 차세대 소재로 주목을 받으면서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다행인 것은 국내에도 상당량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민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리노이 공대 스핀오프 기업인 인플루잇 에너지(Influit Energy)는 바나듐을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로 에너지 밀도를 높인 흐름 전지를 최근 첨단 기술 매체인 'IEEE 스펙트럼(IEEE Spectrum)'에서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인플루잇 에너지는 고가의 바나듐을 나노일렉트로퓨얼(NEF, Nanoelectrofuel)로 대체해 실제 차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플루잇 에너지는 NEF가 일반적인 전기차 배터리의 평균인 250~500Wh/kg보다 배가량 높은 550~850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 1위 기업인 중국 CATL이 지난해 발표한 응축형 배터리의 최대 에너지 밀도는 500Wh/kg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에너지다. 만약 850Wh/kg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면 항공기와 선박은 물론 소형 전투기와 일부 우주 비행체 사용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플루잇 흐름 전지 개념 인플루잇 흐름 전지 개념

에너지 밀도보다 더 인상적인 건 400ℓ의 전해액을 단 5분 만에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말 그대로 차세대를 넘어 꿈의 이차 전지가 될 수 있다. 인플루잇 에너지는 이미 미 공군, 나사(NASA)와도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향후 2년 안에 전기차용 NEF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흐름 전지가 꿈의 이차 전지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진 리튬 계열 그리고 전고체 배터리와 경쟁할 수 있는 비용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어쨌든 휘발유처럼 전해액을 채워 넣는 전기차가 등장한다면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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