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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와 함께 하는 시간여행, 노원 기차마을&타임뮤지엄

2024.04.12. 1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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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기차는 현재를 싣고 미래에 있는 추억의 간이역으로 달리는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시간은 레일 위에서 반짝이며 시간 여행의 기차에 올라탄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 한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타임뮤지엄,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마테호른이 우뚝 솟았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마테호른이 우뚝 솟았다.

●작은 세상 큰 기쁨,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그곳에 있으면 풍선을 타고 하늘로 둥실둥실 떠오르는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을 작게 만들어 놓은 작은 세상, 그 속에서 마음은 하늘만큼 부풀어 오른다.

빙하특급열차.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빙하특급열차.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스위스 마테호른 산정에서 흘러내린 알프스산의 풍경 아래 스위스의 여러 건축물과 시설물들을 실물의 1/87 규모로 축소한 축소모형 세상이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에 펼쳐진다.

UN유럽본부 건물 옆에서 클래식 콘서트가 열린다. 그 옆으로 기차가 달린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UN유럽본부 건물 옆에서 클래식 콘서트가 열린다. 그 옆으로 기차가 달린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제네바 근교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있는 유럽연합의 입자물리학 연구소인 세른 입자물리 연구소. UN유럽본부 건물 옆에서 클래식 콘서트가 열리고 UN유럽본부 건물 앞에 게양되는 여러 나라 국기들. 베른 대성당 광장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실내조명을 어둡게 해서 저녁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를 만들면 베른 대성당 창으로 새어나오는 불빛은 성스러운 밤을 연출한다. 다시 날은 밝아지고 산 중턱 푸른 언덕에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내고, 대관람차가 있는 놀이공원에 신나는 시간이 흘러간다. 프라우뮌스터 성당 앞으로 어깨동무한 연인이 수녀님들 앞을 지나가고, 취리히 시청과 루체른 펜싱 체육관 건물도 눈에 들어온다.

산 중턱 자동차 도로.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산 중턱 자동차 도로.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사진 가운데 베른 국회의사당이 있다. 사진 왼쪽 인터라켄역에 기차들이 보인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사진 가운데 베른 국회의사당이 있다. 사진 왼쪽 인터라켄역에 기차들이 보인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산 중턱 자동차 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리고, 베른 시내 자동차 행렬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 호숫가 자전거길을 달리는 자전거, 호숫가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 열기구와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 숲속 동굴에 산다는 전설의 괴물을 보러 동굴 앞에 모인 사람들, 강변에는 백조와 오리들이 노닐고, 로이스 강에 떠다니는 배들, 교회를 수리하는 수리공, 마테호른 중턱 산사태 장소로 출발하는 구조헬기, 스키장의 케이블카,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했던 피츠글로리아 전망대를 오가는 케이블카.
축소 모형 기차가 그 세상 곳곳을 누비며 달린다.

인터라켄역.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인터라켄역.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축소 모형 세상으로 떠나는 기차여행의 중심에는 인터라켄역이 있다. 제네바 열차노선, 산 정상 높이에 설치 된 철교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인 스카이패스 노선, 제네바 협곡기차, 호숫가를 달리는 호숫가 열차, 융프라우 산악열차, 산악기차들, 2008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 된 스위스의 아름다운 열차 노선인 베르니나 특급열차, 스위스 대표관광지를 지나는 골드패스 노선, WAB 열차노선, 빙하 특급열차 노선. 축소 모형의 세상 곳곳에 가득한 더 작은 한 장면 한 장면에 마음을 주면 더 큰 즐거움과 재미있는 시간을 선물 받는다.

기차 회전 차고지.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기차 회전 차고지.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2층으로 올라가면 기차 회전 차고지 축소 모형이 있다. 운행을 마친 기차의 운행 방향을 바꾸어 차고지에 들여놓기 위해 기차를 통째로 회전시킬 수 있는 시설이다. 그 축소 모형을 볼 수 있다. 축소 모형 기차와 기차를 회전시키는 시설은 실제로 작동 한다.

1930년대 말 나치 독일이 프랑스의 방어선을 뚫기 위해 제작한 구스타프 열차포의 축소 모형도 전시됐다. 포탄 무게만 7t이었고, 그 무게의 포탄을 최대 47km까지 날려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구스타프 열차포의 무게는 약 1350t이었다고 전해진다. 기차선로가 아니면 이동할 수 없었다. 프랑스 방어선에서는 사용되지 않았고, 소련 연방의 세바스토폴을 침공할 때 사용됐다는 이야기가 안내판에 적혀 있다.

미국의 기계 공학자인 에프라임 셰이가 발명한 셰이 증기기관차 축소 모형도 있다. 안내글에 따르면 수직으로 위치한 실린더에 기어와 크랭크로 이루어진 전달 장치를 통해 동력을 전달하게 됨으로써 산악 지형에서도 운행이 가능했던 증기기관차였다.

기차마을에 밤이 왔다. 베른 대성당 창으로 불빛이 새어나온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기차마을에 밤이 왔다. 베른 대성당 창으로 불빛이 새어나온다.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전시된 축소 모형들도 눈길을 끌지만,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2층의 매력은 마테호른과 그 산줄기 아래 펼쳐지는 축소 모형, 꿈의 세상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에서 감동을 느끼다
타임뮤지엄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 부근에 타임뮤지엄이 있다. 말 그대로 시간박물관이다. 시간의 탄생부터 시계의 역사, 시계와 예술의 조화, 시간의 철학, 그리고 시간의 의미까지 보고 듣고 새겨 느끼는 곳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박물관에 들어선 마음은 박물관을 나서면서 시간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새기게 된다.

타임뮤지엄.
타임뮤지엄

기차 차량 6대를 이어 만든 타임뮤지엄은 기차를 타고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흐르는 시간의 의미와 여행의 뜻을 함께 느끼기에 기차만한 게 없을 것이다.
첫 차량으로 들어서면 시간의 탄생에 대한 안내 음성과 함께 영상이 상영된다. 사람들은 공동체 사회를 만들고 살아가면서 모두 똑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내용의 시간 탄생 이야기를 안내음성으로 듣고 다음 전시관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타임뮤지엄 전시품. 로마 시대 해시계(모형)
타임뮤지엄 전시품. 로마 시대 해시계(모형)

6000여 년 전 이집트의 해시계(모형), 로마시대 해시계(모형), 유럽 정원용 해시계(모형)와 우리나라 신라시대 해시계 파편(모형), 옛 사람들은 일정하게 움직이는 건 태양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시계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해가 보이지 않는 날은 시간을 어떻게 측정했을까? 해시계 등장 이후 2600여 년이 흘러 물시계가 등장한다. 그 다음 등장한 건 연소시계였다. 서양에서는 양초가 타면서 벽에 비쳐지는 그림자의 높이로 시간을 측정하는 양초시계가 등장했다. 오일 램프에 불을 붙여 오일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시간을 측정하던 오일 시계도 있었다. 동양에는 향에 불을 붙여 향이 타들어가는 속도로 시간을 재는 향시계가 있었다.

타임뮤지엄 향시계.
타임뮤지엄 향시계.

그 다음 등장한 게 모래시계였다. 연소시계가 등장한 지 1400여 년이 지나 모래시계가 첫선을 보였다. 그리고 현재로부터 약 700여 년 전에 동력을 이용한 시계가 처음 만들어졌다. 이를 분동시계라고 불렀다. 추의 무게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 방식이었다. 진자운동을 접목시킨 진자시계도 등장했다. 시간 측정의 오차를 줄이는 게 시계 발달의 지표가 됐다. 수정시계가 등장하면서 시계의 정확도는 높아졌다. 그리고 소형화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백만 년에 1초의 오차가 생긴다는 시계가 등장 했다.

타임뮤지엄. 100~200년 전 유럽의 시계들
타임뮤지엄. 100~200년 전 유럽의 시계들

100~200년 전 유럽의 시계들을 모아 놓은 전시실에 도착했다. 황동, 대리석, 금 재질로 만든 시계들. 시계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시계와 예술의 조화를 보았다. 시간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타임뮤지엄에 전시된 100년~200년 전 유럽의 시계들
타임뮤지엄에 전시된 100년~200년 전 유럽의 시계들

시간의 의미와 철학을 시계에 담은 현대 작가들의 작품 시계들이 전시된 곳에서 한참 머물렀다. 작품 하나하나 마다 걸음을 멈추고 오래 자세히 보았다. 시계와 시간에 대한 생각과 상상의 한계가 허물어졌다. 확장된 생각은 마음을 움직여 감동으로 다가왔다.

타임뮤지엄 전시품. 고든 브라듯 작가의 그랜드파더 세븐맨 클락.
타임뮤지엄 전시품. 고든 브라듯 작가의 그랜드파더 세븐맨 클락.

동작조형물 작가인 고든 브라듯이 만든 ‘그랜드파더 세븐맨 클락(Grandfather Sevenman Clock)’은 시계의 톱니바퀴 사이에 끊임없이 동작하는 동작인형 여러 개를 배치했다. 시계(시간)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부정적으로 느껴지다가도, 시간을 역동적이고 생산적으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활기찬 인간의 모습으로도 느껴진다. 시계가 인간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우울한가요? 활기찬가요?’

재활용품으로 시계 작품을 만든 로저 우드. 모든 부품을 나무로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 시계를 만든 주인공 목공예가 제랄드 존슨. ‘메가 볼 클락’을 만든 목공예가 제프 펑크하우저. 이밖에도 현대 작가들이 만든 작품 시계를 보며 시간의 의미와 철학에 대해 생각해본다.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마지막 전시실에 도착했다. 30년 뒤의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생사진관’, 당신의 시간을 계산해드리겠다는 ‘시간계산기’를 한 번씩 체험해본다. 그리고 마음에 남은 문구 한 줄, ‘당신에게 남은,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타임뮤지엄 전시품. 제임스 보든의 시간은 쏜살 같이 흐르며 시간은 유수 같다 라는 의미가 담긴 작품
타임뮤지엄 전시품. 제임스 보든의 시간은 쏜살 같이 흐르며 시간은 유수 같다 라는 의미가 담긴 작품

전시실을 나서며 벽에 붙은 쪽지에 적힌 관람 후기를 읽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꼬옥’ 안아주고 한 번 더 안아주는 시간 가질 겁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들린 타임뮤지엄, 시계를 감상하다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나에 대해, 사랑하는 당신에 대해, 우리에 대해 생각하다 맘이 찡해졌어’

●기차가 배달해주는 차 한 잔으로 하루 여행을 복기하다

타임뮤지엄을 나서서 근처에 있는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을 들렀다. 한나절 돌아본 노원 기차마을 스위스관과 타임뮤지엄에서 받은 재미와 감동을 생각하며 차 한 잔 마신다.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주문한 차를 싣고 축소 모형 기차가 테이블 옆에 도착하고 있다.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주문한 차를 싣고 축소 모형 기차가 테이블 옆에 도착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이 카페는 주문한 것을 축소 모형 기차가 배달해준다는 것이다. 자리를 잡고 테이블 번호를 주문할 때 말하면 주문한 것을 실은 축소 모형 기차가 해당 테이블 옆에 정차한다. 기차에는 ‘기차가 완전히 멈추면 음료를 바로 꺼내주세요’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일정한 시간 동안 정차한 기차는 다시 주문했던 곳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로보스레일 역 테이블’에 앉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환상적인 기차여행을 이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로보스레일의 역이라는 안내문구가 테이블 옆에 붙었다. 창밖으로 조금 전 나온 타임뮤지엄, 6량의 기차가 보인다.


글·사진 장태동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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