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80년대에 대우에서 출시한 콘솔 게임기 '재믹스'를 휴대용으로 만든 '재믹스 보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80~90년대 히트 게임기.. 재믹스 모르는 분 없죠?]
조기자: 안녕하세요검떠님,조기자입니다. 80년대부터 90년대를 수놓았던 한국 토종 게임기! 재믹스! 그 재믹스를 다시 한 번 다루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검떠: 흐 그렇군요. 저희 어린 시절에 재믹스의 위상은 정말 대단했죠. 대우에서 MSX 규격을 수입해와서 아이큐 1000과 아이큐 2000으로 엄청난 히트를 하고, 나아가 재믹스라는 세계 유일의 콘솔 게임기를 출시했으니 참 기념비적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재믹스의 휴대용 기기를 제작했다고요?
조기자: 네 그렇습니다. 재믹스는 아시다시피 빨간 빤스 모양이 가장 유명하죠. 우주선 모양의 이 재믹스는 지금 봐도 세련됐다고 할 만큼 디자인 적으로 앞서간 게임기였습니다. 빨간 색에 까만 색 양옆 테두리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조기자: MSX 기반의 전용 콘솔 게임기라는 사실이 저를 너무 즐겁게 합니다. 다만.. 어렸을때 저는 부모님이 다소 엄한 편이어서, 재믹스가 아니라 아이큐 1000과 아이큐 2000을 메인으로 사용했었죠. 대우 RGB 모니터와 3.5인치 2슬롯.. 아마 당시 선진 게임기?로는 국룰이었던 세팅이었습니다.
교육용 컴퓨터.. 안사면 공부 못한다는 느낌으로 마련된 기기이지만.. 뭐 거의 전용 게임기나 다름없었죠
검떠: 99%는 다 게임기로 썼을 겁니다. 주말에 컴퓨터 학원 가면 하루종일 켜서 게임 시켜주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검떠: 이 컴퓨터를 보니 추억 돋네요.. 정말 멋진 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저렇게 세팅하시려면 돈이 엄청 깨지죠
조기자: 네 그렇긴 하지만.. 너무 매력적이라 추억이 있다면 무조건 구하셔야죠.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니 늦었다 생각하는 지금이 가장 빠르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재믹스 휴대용을 만들다, 재믹스 미니를 이용해서!]
검떠: 그런 추억의 재믹스가 휴대용 게임기로 변신하다니..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정말로 손에 들 수 있는 핸드헬드 기기로 재탄생했다는 거죠?
조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제작한 건 아니구요, 제가 이런 거 만들었으면 좋겠다... 고 얘기하고나니 기술력의 대가, 독수공방의 불지옥님께서 작업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재믹스를 휴대용으로 즐기는 날이 오다니 정말 대단한 감동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작업은 실제 재믹스로 진행된 것은 아니고, 네오팀에서 복각한 '재믹스 미니'를 사용해서 작업되었습니다.
조기자: 이 재믹스 미니의 케이스를 활용해서, 앞쪽에 액정을 달고 안쪽에 다양한 장치 및 배터리를 달아서 완성하게 된 것이 바로 휴대용 재믹스인 '재믹스 보이' 입니다. 세상에 단 1대 뿐인 휴대용 재믹스, 재믹스 보이의 제작 과정을 공개합니다.
우선 케이스에 대대적인 가공이 들어가야 했습니다. 앞 부분을 파서 LCD를 달아야했거든요. 그리고 양옆 날개도 뚫어야했고요.
검떠: 컥.. 처음부터 대공사인데요?
조기자: 그렇죠.. 아무래도 유선형으로 휘어있다보니 이렇게 가운데를 아예 드러내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게 살리는 길이었다고 하더군요.
검떠: 정말 쉽지 않았군요. 시작부터 워...
조기자: 그렇게 모양을 잡은 다음에는 빈틈을 메꿔야겠지요.
조기자: 이렇게 케이스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느정도 메꿔주고 사포질까지 끝나면.. 한 번 추가로 칠을 해주게 되죠. 빨간색으로 작업해야하기 때문에 밑 부분에 흰색을 먼저 칠해줍니다.
조기자: 독수공방님이 엄청 고생을 하셨지요. 이러한 도색 작업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시간도 엄청나게 빨리 지나가죠. 막상 사포로 잘 갈아냈다는 생각이 들어도 한 번 초벌로 칠해보면 티가 확 납니다.
그러면 다시 보강하고 다시 칠해서 확인하고 다시 보강하고.. 장인정신이 아니면 절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게 이런 자작 작품의 세계인 것 같습니다.
검떠: 네에.. 독수공방님이 또 꼼꼼하게 작업하시는 스타일이라 거의 한 달 꼬박 걸렸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조기자: 이렇게 가공을 어느정도 마친 뒤에, 드디어 다음 도색 작업이 들어가게 됩니다.
검떠: 이야~ 이렇게 해서 거의 반은 끝났군요. 엄청난 노가다가 있었기에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가공될 수 있는 거겠죠. 쉽지 않은 과정이네요..
조기자: 그렇네요. 저도 예전에 도색 쪽에 도전을 해볼까 하다가.. '아 나의 길이 아니구나' 하면서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쉽지 않죠
여튼 이렇게 도색을 어느정도 마친 후, 본격적으로 내부 작업이 들어갑니다. 아시겠지만 이번 프로젝트도 '라즈베리파이'를 사용해서 진행되었습니다.
조기자: 어떻습니까? 이런 사진과 설명 따라가실 수 있는지요?
검떠: 윽.. 무슨 도깨비 방망이로 금나와라 뚝딱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어려운 과정을 이렇게 사진 몇 장으로 소개하실 수 있는 겁니까
조기자: 저희가 뭐 자세히 소개해봐야 0.001%의 분들만 이해를 하실 거에요. 저희는 그저... 재믹스 미니의 작은 화면에 LCD, 조작, 라즈베리파이, 배터리까지 다 우겨넣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지.. 조금이라도 아시라는 정도의 내용만 공유하면 됩니다.
검떠: 네 정말 공간이 좁더라구요. 여기에 라즈베리파이 까지 해체하시고 작업해주신 독수공방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검떠: 그래서.. 이 완성작이 레트로 장터에서 시연됐던 거죠?
조기자: 네 그렇죠. 엄청난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대박이었죠 뭐...
조기자: 이 작품은 독수공방님께서 제게 기증을 해주셨는데요, 저도 아크릴 박스에 잘 보관해서 두고두고 이 기념작을 잘 간직하여, 언젠가 재믹스 관련 발표회나 박람회 같은 것들이 있을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검떠: 그러게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닌텐도에게 게임보이가 있다면, 한국엔 재믹스 보이가 있다~~
조기자: 이외에도 이번 레트로 장터에는 재믹스 모양을 본 딴 파우치 같은 재미난 굿즈들이 많이 등장했었죠. 레트로 장터도 역사가 생기다보니 다양한 게임 굿즈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네요. 벌써부터 다음 행사가 기대됩니다.
검떠: 그러면 오늘은 이만 할까요? 세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재믹스 휴대용 게임기를 소개해주셨네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조기자: 그러게요. 이런 귀한 것을 받아도 될지.. 독수공방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검떠: 그럼조기자님, 다음주에 또 재미난 주제로 찾아뵙지요. 조기자: 네에 검떠님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휴대용 재믹스 게임기, 재믹스 보이'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