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문화예술 관련 고퀄리티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 줄 친절한 큐레이터가 나타났다. 한-아세안 대화 관계 35주년을 맞아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와 아세안의 대표 뮤지엄들이 공동 기획한 특집 시리즈, ‘아세안 뮤지엄 여행’이 그 주인공이다.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법
너무 많은 정보의 시대다.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가. 어느 것을 취하고 버려야 하는가. 멀고도 험한 팩트 체크의 길. 유익한 정보를 찾기까지의 여정이란, 주말 오후 성수동 카페에서 빈자리를 찾는 것보다 더 피로하다. 그래서 우리에겐 전문가가 절실하다. 기왕이면 믿을 만한 정보를 쉽고 재밌게 소개해 줄, 그런 친절한 큐레이터. 한-아세안센터의 ‘아세안 뮤지엄 시리즈’는 과연 그런 존재다.
지난 6월부터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아세안 트래블’에 ‘아세안 뮤지엄 시리즈’가 게재되기 시작했다.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의 문화예술 관련 정보들이 올라오는 연재 코너다. 지금까지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3개국 글이 게재됐고, 내년 2월까지 나머지 7개국에 대한 뮤지엄들이 소개될 예정. 매달 한두 개씩, 선물을 열어 보는 느낌으로 읽어 보면 된다.
콘텐츠는 미술관 하나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하고, 해당 국가에서 꼭 가 봐야 할 뮤지엄들을 모아서 추천해 주기도 한다. 마우스를 내리다 보면 ‘이런 곳이 있었어?’의 순간이 연속된다. ‘여기 가 볼 걸’이란 얄팍한 후회와 함께.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미술사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서강대학교 강희정 교수의 기고문도 만나 볼 수 있다. 문체마저 따뜻해, 마치 곁에서 귀에다 대고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느낌이다.
이뿐만 아니다. 현지 대표 큐레이터들이 작성한 국가별 주요 뮤지엄 소개글도 게재될 예정이라고. 태국 현대미술이 왜 피렌체 미술의 영향을 받게 되었을까? 싱가포르의 페라나칸 문화는 어떻게 문화예술에 스며들었을까? 그저 읽기만 해도 아세안 문화예술의 문턱이 부쩍부쩍 낮아진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뮤지엄 여행 코스도 제공하고 있으니, 동남아시아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꼭 미리 아세안 여행 사이트를 확인해 보자.
단순한 ‘지식의 습득’보다 ‘유용한 지식의 습득’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자신 있게 확신한다. 아세안 뮤지엄 시리즈만 한 큐레이터는 또 없을 거라는 걸.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경제 및 사회, 문화 분야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아세안 여행’ 페이지를 통해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여행 정보, 특집기사,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게시하고 있다.
글 곽서희 기자 자료제공 한-아세안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