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중장기 미래 전략의 핵심 추진 내용으로 '전동화와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8일 가진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550만 대로 제시하고 이 가운데 전기차가 200만 대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장재훈 사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하이브리드카'다. 미들급 세그먼트에 집중해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그리고 럭셔리 차급으로 확장해 현재 7개 차종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14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도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세계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한 도요타도 픽업트럭 등 일부 상용차를 제외한 대부분 세그먼트와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탑재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TMED-Ⅱ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evice) 대비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현대차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한 개의 모터로 구동하는 현재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다르게 TMED-Ⅱ는 2개의 모터가 각각 발전과 구동 역할을 담당한다. 주행 중에 발생하는 회생 제동 에너지와 내연기관을 통한 발전으로 배터리를 상시 충전해 전기 모드 주행 거리를 늘려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이다.
TMED-Ⅱ는 현대 트랜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듀얼 모터(P1+P2)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 'e²AT(e-square Automatic Transmission)'를 기반으로 한다. 현대차는 TMED-Ⅱ가 기존 시스템과 동등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효율을 향상해 출력 및 연비 면에서 경쟁사 시스템 대비 우위를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완전 변경 팰리세이드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장 의지와 함께 차세대 TMED-Ⅱ를 최초로 탑재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TMED-Ⅱ를 탑재한 신형 팰리세이드 양산을 위한 조립 설비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다.
TMED-Ⅱ를 탑재한 하이브리드카는 일상에서는 전기차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혼다와 르노가 앞서 선보인 비슷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 주행의 75%를 전기 모드로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이보다 긴 전기 모드 주행과 함께 스마트 회생제동, V2L(Vehicle to Load) 기능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세계 시장 조사 기관 보고서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오는 2030년 연평균 21%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일관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시장도 다르지 않다.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 하이브리드카 판매 대수가 사상 처음 40만 대를 돌파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2% 성장한 수치다.
현대차의 글로벌 최대 경쟁력은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캐즘과 포비아로 순수 전기차가 주춤하는 때, 내년에 선보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탑재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벌써 기다려진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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