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수입차 시장이 9월 반짝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올해 1월 1만 3000여대로 202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으로 출발했지만 3월부터는 2만 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19만 47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줄어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추세로 가면 수입차 연간 신규 등록 대수는 약 26만 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 감소는 수입차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볼륨 브랜드의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BMW는 9월까지 신규 등록 누적 대수가 3.6%, 메르세데스 벤츠는 11.6% 줄었다.
아우디(-53.7%), 쉐보레(-73.8%), 폴스타(-62.8%), 푸조(57.9%), 벤틀리(-57.9%) 등은 작년 신규 등록 대수보다 절반 이상 판매가 급감했다. 법인 차량의 연두색 번호판 도입으로 롤스로이스(-40.5%), 포르쉐(-32.7%), 마세라티(-39.2%), 랜드로버(-20.9%), 벤틀리 등 고가 브랜드도 여전히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독특한 것은 람보르니기가 3분기 현재 2.2%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차 업계는 그러나 람보르기니의 판매량도 연간 기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미국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요타는 1월부터 9월까지 16.8% 증가한 7059대, 렉서스 브랜드는 1.5% 증가한 1만 45대를 각각 기록 중이다. 혼다는 신규 등록 대수 순위가 중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증가율은 142.1%로 전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다.
독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누적 기준 62.1%로 높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 71.3%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8.5%에서 9.9%로,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16.6%로 증가했다.
하지만 상당수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을 수입하고 있는 테슬라를 제외한 순수 미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5.1%로 낮아진다. 그럼에도 포드의 약진은 주묵할 부분이다.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 링컨은 118.1% 증가한 1821대를 기록했고 포드 브랜드도 13.6% 증가한 2951대를 팔았다.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과 미국 브랜드가 선전하는 이유는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연료별 신규 등록 누적 대수 가운데 하이브리드카는 9만 6258대가 팔렸다. 올해 판매가 54.2% 증가하면서 전체 연료별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1.6%에서 올해 49.4%로 상승했다. 올해 신규 등록 수입차 절반이 하이브리드카로 채워진 셈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전동화 라인업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수입차 브랜드의 실적이 갈리고 있다"라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탄탄한 일본, 전동화 선택권이 많은 독일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라고 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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