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레이크, 애로우레이크에 따른 성능 구성은?
지난 9월, 인텔이 28W 급 모바일 프로세서인 코드명 ‘루나레이크’를 정식 공개했다. 루나레이크는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로 불리며, 제품 코드명인 코어 울트라 200V로 지칭된다. 루나레이크는 높은 배터리 수명과 AI 성능이 집중한 제품으로, 주로 LG 그램이나 삼성 갤럭시북 등 경량 노트북에 탑재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애로우레이크S는 인텔의 첫 AI 데스크톱 프로세서다.
구성 면에서는 인텔의 3D 반도체 적층 기술인 포베로스 3D 기술이 적용되며, 루나레이크와 동일하게 라이언코브 아키텍처 기반의 성능 코어(P코어)와 스카이몬드 아키텍처 기반의 효율 코어(E코어)가 사용된다. 당초 인텔 20A 공정으로 제조될 예정이었지만, 애로우레이크와 마찬가지로 TSMC N3B로 제조된다. 코어 구성 면에서는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가 최대 8개의 성능 코어와 16개의 효율 코어를 탑재해 총 24코어로 구성된다.
동작면에서는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달리 코어의 작업 효율을 분산하는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제외해 더 이상 다중 스레드가 아닌 코어 숫자만큼의 스레드로 구성된다. 대신 반도체 배치 면적을 더 확보해 와트당 성능은 약 15% 정도 더 확보했고, 동작 속도도 최대 5.7GHz로 더 높였다.
면적을 늘린 덕분에 성능 코어의 클럭당 속도(IPC)는 전작인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대비 약 9%씩 향상됐다. 스카이몬드 코어는 L2캐시를 코어당 4MB씩 공유해 메모리 효율이 더 높아졌다. 덕분에 전작인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효율 코어 대비 단일 스레드 정수 처리 성능은 약 32%, 부동소수점 처리 성능은 최대 72%까지 개선됐다. 다중 스레드 성능도 각각 32%와 55% 늘어 저전력 및 분산 작업 효율이 개선됐다.
전력 효율 최대 40% 향상, GPU는 큰 변화 없어
최근 컴퓨팅에서 중요시되는 부분이 전력 효율이다. 몇 년 전만해도 게이밍 PC 등의 전력 소모는 크게 개의치 않는 풍토가 있었으나, 전력 효율을 높여야 발열과 소비전력이 줄어들어 최근에는 중요 성능으로 떠올랐다. 게이밍 노트북은 더 발열이 적고 배터리가 오래가고, 데스크톱은 파워 서플라이의 요구 성능과 쿨러 효율을 좀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UL프로키온 오피스 생산성 및 AI 컴퓨터 비전, 시네벤치 2024 등의 생산성 측면에서의 전력 효율성은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42%에서 44% 좋아졌고, 게임 플레이 시 소비전력도 최소 54W에서 최대 165W까지 덜 소비한다. 평균 온도 역시 약 13도 가량 낮아져 360mm 일체형 수랭식 쿨러 사용 시 50도 내외의 온도를 유지하며, 최상급 공랭식 쿨러로도 버틸 정도로 회귀했다.
AMD의 최상급 게이밍 CPU인 AMD 라이젠 9950X와 게이밍 성능을 비교한 차트에서는 CPU 자원이 덜 필요한 일부 게임에서만 성능이 떨어졌고, 문명 6 : 몰려드는 폭풍이나 토탈워 : 워해머 III 등 CPU 자원을 많이 먹는 게임에서는 각각 11% 및 28%까지 프레임을 더 확보했다. 물론 AMD R9 9900X3D 등의 제품이 나온다면 다시 역전될 여지가 크다.
내장 그래픽 성능 자체는 두 배 늘었으나, 효율은 비슷하다. 애로우레이크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전작 대비 두 배 향상되어 내장 AI 성능 등이 나아진 건 맞지만, 이는 GPU 구성 자체가 두 배 커진 덕분이다. 전작과 아키텍처는 동일하며 NPU를 포함한 전체 AI PC로의 성능은 약 36TOPS다. 데스크톱, 특히 이번에 공개된 K 및 KF 시리즈는 외장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는 게 기본이어서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새로운 LGA 1851 소켓 도입, 메모리는 최대 192GB
애로우레이크에서 가장 난해한 부분은 소켓이다. 앞서 인텔은 12세대 및 13세대, 14세대까지 LGA1700 소켓을 유지했다. 따라서 소비자는 12세대용 메인보드를 보유하고 있어도 업데이트를 통해 추후 14세대 프로세서를 장착해서 쓸 수 있었다. 애로우레이크부터는 새로운 LGA 1851 소켓이 사용되며, 이에 호환되는 Z890 칩셋 메인보드가 판매된다. 메인보드는 이미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에서 대거 공개된 바 있으며, 인텔은 나머지 800시리즈 칩셋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소켓이 변경됨에 따라 LGA 1700까지 지원했던 DDR4 메모리 호환 시대는 끝났다. AMD는 이미 AM5 소켓부터 DDR4를 미지원했다. 메모리는 최대 6400MHz 속도의 DDR5를 공식 지원하고, 소켓당 최대 48GB까지 전체 최대 192GB 용량까지 지원한다. 또 작업용 PC 환경을 위해 ECC(오류 정정 코드) 메모리도 지원한다. 내부 통신 규격은 PCIe 4세대 및 5세대를 모두 지원하고, 2개의 썬더볼트 4도 쓸 수 있다.
데스크톱 제품군은 인텔 코어 울트라 5, 7, 9 라인으로 세분화되며, 최상위에 코어 울트라 9 285K 24코어 24스레드가 배치된다. 해당 프로세서는 8개의 성능 코어 및 16개의 효율 코어를 갖추며, 최대 5.7GHz의 동작 속도까지 발휘한다. 통상적으로는 5.4GHz 수준의 속도로 동작한다. 그 아래로 20코어 구성의 코어 울트라 7 265K, 보급형 라인업에 14코어 구성의 245K가 배치된다. 가격은 인텔 코어 9 285K가 589달러(약 79만 원대), 울트라 7 265K가 394달러(약 53만 원대), 울트라 5 245K가 309달러(약 41만 원대) 선이다.
인텔 애로우레이크, B2C 구원투수로 뜰까
인텔에게 있어 올해 여름은 잔인한 시기였다. 지난 8월 주가가 급락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심지어는 경쟁사 인수설이 나오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모바일 프로세서 루나레이크는 그나마 점유율이 높은 노트북 시장에서 다시금 치고 올라갈 발판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애로우레이크로 데스크톱 시장에서의 시장 신뢰를 복구하려 한다. 앞서 13 및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마이크로코드 및 전력 오류 등으로 성능 등에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시장 흐름은 나쁘지 않다. 노트북의 경우 루나레이크처럼 전력 효율 및 성능을 끌어올려 완성도를 높였고, 데스크톱은 13세대 및 14세대의 단점이었던 높은 소비전력 및 발열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번에 발표된 성능만 놓고 보자면 14세대에서 지적됐던 발열, 소비전력, 성능 향상 등의 문제점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애로우레이크 출시를 통해 인텔이 AI PC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이를 발판으로 성장 동력을 다시 끌어올 수 있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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