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투트가르트=김흥식 기자] 100년 후 ‘인류’는 계속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누구도 ‘절대적으로 그러하다’라고 확언하지 못할 질문이다. 지구 온난화 및 ‘자원의 고갈’, ‘에너지 선순환’ 구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누구도 답하기 어려운 과제다.
답을 하기 위해 인류는 무엇으로 이런 현상들에 대응하는 ‘가이던스(guidance)’를 상호 공유하며 솔루션을 찾아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현답 수준의 가이드 정도’를 바라보는 의지적 방향성이 중요한 때다. 그 중 하나가 인류가 끓임없이 소비하고 있는 자원의 재활용(Recycle)’이다.
이를 실천하는 현장을 찾았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21일(현지 시간) 문을 연 유럽 최초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이다. 독일 남부 쿠펜하임독일 남부 쿠펜하임에 있는 재활용 공장 개소식에는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와 테클라 발커(Thekla Walker)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환경부 장관 등이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현지 반응과 관심이 뜨거웠다.
벤츠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 기술 파트너 중에는 독일 기계 엔지니어링 회사 SMS 그룹과 호주의 프로젝트 개발사 네오메탈스(Neometals)의 합작사인 기술 파트너 프리모비우스(Primobius)가 있다. 또한, 3개의 독일 현지 대학들과 진행하는 과학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 연방 경제 및 기후 보호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 이사회 회장은 “우리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매력적인 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유럽 최초의 기계식-습식야금 통합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원자재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톨의 금속까지 회수하는 기계식-습식야금 통합 재활용 공정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직접 살펴봤다. 공장에서는 배터리 모듈을 분쇄하는 단계부터 활성 배터리 물질을 건조하고 가공하는 모든 작업이 이뤄졌다. 기계적 공정은 복잡하고 여러 단계의 과정을 통해 플라스틱, 구리, 알루미늄, 철 등을 분리하고 선별한다.
이후 습식야금 과정에서는 '블랙매스(black mass)'라고 불리는 활성 물질을 처리한다. 블랙 매스는 배터리 셀 전극을 구성하는 물질로 핵심 금속인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을 일컫는다. 여러 단계의 화학 공정을 통해 각각의 물질이 추출되고 다시 배터리에 사용될 수 있게 거듭난다.
공장 관계자는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는 건식야금(pyrometallurgy) 공정과 달리, 습식야금 공정은 에너지 소비와 물질 낭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덜 집약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최대 섭씨 80도의 낮은 공정 온도로 인해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장점을 갖고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재활용 공장이 100% 친환경 전기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공장 건물의 옥상에는 최대 출력 350kW 이상의 거대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재활용 공장 처리 능력은 연간 2500톤에 달했다.
기계식-습식야금 방식으로 회수된 희소 물질은 벤츠의 새로운 전기차에 탑재할 5만 여개의 배터리 모듈 생산에 사용한다. 재활용 과정에서 습득한 노하우와 지식은 중장기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핵심 전략
벤츠는 배터리 시스템의 순환 경제에 대해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순환 설계, 가치 보존, 자원 순환이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가 중점이다. 벤츠는 ‘순환을 위한 설계’ 접근 방식을 통해 배터리 기술의 가치 사슬을 처음부터 고려한다.
올해 슈투트가르트 운터튀르크하임에 개소한 ‘메르세데스-벤츠 e캠퍼스(Mercedes-Benz eCampus)’에서도 순환적 사고방식을 적용한다. 새 배터리 셀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벤츠는 전 세계 3개 대륙의 배터리 공장의 생산 과정을 순탄소중립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순환적 사고에 따라 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벤츠의 모든 전기차 예비 부품으로 재생 배터리를 제공한다. 또한, 자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에너지(Mercedes-Benz Energy)는 대규모 고정형 저장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그리고 더 이상 차량 사용에 적합하지 않은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일부로 재사용한다.
벤츠에게 지속가능성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벤츠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다. 지속가능성은 더 넓은 생태적, 사회적 및 경제적 측면을 포용하는 포괄적인 기업 사고 방식의 근본적인 구성 요소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