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협업 및 디지털 목업으로 설계 효율 높이는 ‘버추얼 트윈’
버추얼 트윈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환경에서 선박에 발생 가능한 구조적 결함이나 균열 정도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도록 돕는다. 선박 설계 시 어떤 방식을 택해야 효율적인지도 가늠하도록 돕는다. 첨단 기술이 속속 적용되는 슈퍼요트 건조 시 버추얼 트윈 기술은 빛을 발한다. 정밀한 설계가 필요한 요트의 디지털 목업(Mock Up) 제조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실시간으로 협업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일례로 슈퍼요트 건조 기업인 히센 요트(Heesen Yachts)는 프랑스 소프트웨어 기업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 기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첨단 요트의 디지털 목업을 제작, 설계 정밀도를 높이고 시제품 제작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요트 내 공간을 어떻게 할당할 것인지, 시스템 라우팅과 기계 부품 패키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하며,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두고 조선소와 공급업체, 선주, 항만 운영사 등이 실시간으로 소통했기에 설계 프로세스 가속화가 가능했다.
히센 요트는 다쏘시스템의 CAD 워크플로우에 기본적으로 통합된 가상 현실(VR) 기술 및 라이브 모션 캡처로 인적 요소를 직접 평가했다. 이후 VR에서 탐색하기 기능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제조 방식과 인력 투입 방식은 무엇인지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
버추얼 트윈, 환경 규제 충족에도 기여
버추얼 트윈 기술은 선박 제조 기업의 환경 규제 충족에도 기여한다. 전 세계 무역의 약 90%가 해상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해운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한 연료의 사용을 늘려 업계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0%를 차지하도록 수정된 온실가스(GHG) 전략을 수립했다. 이처럼 국제해사기구(IMO),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가 해운업과 조선업의 친환경 전환을 요구하자, 친환경 선박 수주 비중도 커진다.
조선 기업이 이 같은 환경규제를 충족하려면, 선박의 각 부품이 탄소 배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해야 하지만, 수십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선박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조선 기업은 버추얼 트윈 기반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선박의 다양한 구성 요소와 시스템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 파악하고 시스템의 동작을 독립적 또는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하며 탄소배출량을 파악했다. 선박 설계 시 연료와 추진 방식 및 선박 부품 간의 상호 관계와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 이해해, 효율적인 선박 설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선박 설계 시 지속 가능성에 보탬이 되는 부품을 식별하고, 선백 제조 과정과 운행 후 에너지 소비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버추얼 트윈 기술이 선박 설계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 충족에도 기여하자, 국내 조선 기업도 속속 해당 기술을 도입한다.
일례로 HD 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및 HD현대미포는 최근 버추얼 트윈 전문 기업 다쏘시스템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선박 설계와 제조에 쓰일 버추얼 트윈 기반의 설계-생산 일관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정운성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이사는 “버추얼 트윈 전문 기업인 다쏘시스템이 대한민국 선박제조의 지속가능한 디지털화에 진전을 가져올 파트너십을 주요 조선 기업과 체결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다쏘시스템은 계속해서 검증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기반 조선해양 솔루션을 통해 대한민국 선박 제조의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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