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8일, 제주올레 8코스가 새 이름을 가졌다. ‘제주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
한국과 아세안 사이, 또 하나의 튼튼한 가교가 생겼다.
또 하나의 가교
지난 11월8일, 제주올레 8코스가 드디어 새 이름을 갖게 됐다. 한-아세안 대화 관계 35주년을 기념해 한-아세안센터가 제주도청,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함께 제주올레 8코스를 ‘제주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로 명명하는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이번 제막식은 아세안 방문객들의 제주 지역 방문 활성화 및 제주-아세안 지역 간 인적 교류 증진을 독려하기 위해 이뤄졌다. 행사 당일엔 기념 공연과 함께 한국과 아세안의 우정을 기념하는 상징 시설물인 표지판과 벤치 제막도 진행됐다. ‘제주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 기념 벤치 및 표지판은 이곳을 오가는 관광객들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접할 수 있다. 표지판에는 한국 및 아세안 10개국 정보가 적혀 있으며, 화산섬인 제주의 지형에서 착안해 만든 벤치에는 ‘한-아세안 올레’를 상징하는 로고가 담겨 있다. 이로써 한국과 아세안 사이를 이어 줄 또 하나의 튼튼한 가교가 생긴 셈.
제막식 이후엔 제주국제평화센터에서 아세안의 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하는 도서가 비치된 ‘아세안 문화관광 북코너’의 개관식도 진행됐다. 북코너에서는 한-아세안센터와 아세안 10개국의 대사관이 기증한 도서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아세안 대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에 직접 서명을 남기는 서명식도 같은 날 함께 진행됐다.
양 지역 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한-아세안센터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센터는 2022년에 제주국제평화센터에 ‘제주 아세안홀’을 개관해 아세안의 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아세안 뮤지엄 시리즈’, ‘아세안 파빌리온 2024’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양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던 터다. 센터는 향후 ‘제주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 내 아세안 10개국을 각각 소개하는 국가별 벤치를 설치하고, 아세안 지역 내 유명 관광지에도 한국과 아세안의 우정을 상징하는 길을 열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번엔 양 지역 사이에 또 어떠한 다리가 놓일지 기대되는 이유다.
●제주올레 8코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폿 7
‘제주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아왜낭목 쉼터에서 출발해 국내 최대 주상절리대를 지나 대평포구까지 이르는 길은 내내 푸르고 맑다. 올레길 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7개의 주요 관광 스폿을 소개한다.
제주올레 8코스
코스 : 월평아왜낭목 → 약천사 → 대포포구 → 대포주상절리 → 베릿내 공원 정자 → 논짓물 → 대평포구길이 총 19.6km
소요시간 : 5~6시간
난이도 : 중
1. 아왜나무가 있는 길목
월평아왜낭목
제주올레 8코스의 시작점으로, ‘아왜나무가 있는 길목’이라는 뜻을 지녔다. 예로부터 월평마을 사람들은 아왜나무가 마을의 정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지금은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아왜나무는 벌채되고 소나무만 남게 됐지만, 여전히 마을 주민들이 심은 몇 그루의 아왜나무를 볼 수 있다.
2. 서귀포 앞바다를 한눈에
약천사
웅장함이 남다르다. 동양 최대 규모의 법당을 자랑하는 절, 약천사. 사철 마르지 않는 약수가 솟는 곳이라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1982년부터 본격적인 불사가 시작됐고, 30m 높이의 대적광전이 지어졌다. 법당에는 국내 최대의 비로자나불상과 1만8,000기의 원불 등이 모셔져 있다. 단순히 규모만 큰 게 아니라, 보이는 풍광 역시 시원시원하다. 대적광전에서는 탁 트인 수평선과 서귀포 앞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3. 선 물놀이, 후 해산물
대포포구
올레길 코스의 중간 즈음에 자리한 포구. 보트와 요트,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풍경 뒤로 푸른 바다가 드넓게 펼쳐진다. 대포항에서는 요트 투어가 가능하고, 360도로 회전하는 제트보트 등 이색적인 해상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근처에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이 많아 실컷 놀고 난 뒤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도 좋다.
4. 국내 최대 주상절리
대포주상절리
주상절리는 액체 상태의 용암이 고체인 암석으로 굳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생기는 기둥을 말한다. 화산섬인 제주엔 주상절리가 곳곳에 있지만, 그중 대포주상절리는 제주도에서는 물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날카로운 조각칼로 깎은 듯한 30~40m 높이의 각진 기둥들이 1km에 걸쳐 계단처럼 겹겹이 서 있는 모습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이동 통로와 전망대가 있는 덕분에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한-아세안 올레’ 기념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니, 걷다 피로해지면 잠시 쉬어 가도 좋겠다.
5. 설레는 피크닉을 위한
베릿내 공원
천제연 폭포 하류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와 청아한 새소리가 함께 울려 퍼지는 공원. 넓은 평상과 정자 등이 잘 정비돼 있어 소풍, 피크닉, 캠핑, 산책과 같은 간질간질하고 설레는 단어들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인근에 위치한 베릿내오름과 함께 묶어 여행하는 것도 추천.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베릿내오름은 해발 약 100m 정도로 높지 않아 가볍게 오르기 좋다.
6. 천연 해수욕장
논짓물
한라산에서 흘러내려 온 지하수가 바다에서 솟아 나와 바닷물과 만나면서 만들어진 천연 해수욕장. 논짓물은 제주 방언으로 ‘그냥 버리는 물’이라는 뜻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바람에 식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못해 붙은 이름이라고. 지금은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의 양이 많아 둑을 막고 풀장과 샤워장을 설치한 덕분에 여름철이면 물놀이를 즐기러 온 피서객들로 붐빈다.
7. 해안 절벽을 배경 삼아
대평포구
제주올레 9코스의 시작점이자 8코스의 종착점. 고려 시대 땐 제주도 말을 송출하는 포구로 이용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낚싯배나 작은 어선들만이 한적하게 정박해 있을 뿐이다. 포구에 서면 ‘박수기정’이라 불리는 웅장한 해안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니, 해 질 녘 포구에 위치한 빨간 등대와 박수기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 보자. 찍는 사진마다 인생숏은 기본이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경제 및 사회, 문화 분야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설립 이래 현재까지 아세안 10개국의 문화 및 관광 자원을 소개, 한-아세안 지역 간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글 곽서희 기자 자료제공 한-아세안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