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onVivere!
한국인에게 생소한 이탈리아 여행지 ‘랑게 몬페라토 로에로(LANGHE MONFERRATO ROERO)’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BuonVivere(부온비베레, 즐기며 누리는 삶)’가 가장 적당하겠다. 기억해야 할 중심 도시로 ‘알바(Alba)’와 ‘브라(Bra)’, ‘아스티(Asti)’가 있으며, 미식과 와인, 풍경, 액티비티, 전통과 문화 등을 즐길 수 있다. 밀라노와 토리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화이트 트러플의 고장
지역이 가장 추천하는 여행 콘텐츠는 미식과 와인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 풍경, 수준 높은 접객 서비스도 더해진다. 바롤로(Barol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아스티 스푸만테(Asti Spumante) 등 훌륭한 와인을 비롯해 루케(Ruchè), 펠라베르가(Pelaverga), 그리뇰리노(Grignolino), 아르네이스(Arneis)와 같은 토종 품종으로 주조한 와인도 있다. 여기에 피에몬테 전통 음식, 생 파스타(타야린·플린 라비올리·정사각형 아뇰로띠 등), 엔초비, 올리브 오일, 헤이즐넛, 치즈, 꿀 등 풍부한 재료와 조리법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목을 끄는 건 단연 알바의 ‘화이트 트러플(White Truffle)’이다. 매년 10월부터 1월까지 한정된 기간에만 만날 수 있는 화이트 트러플은 땅속에 숨겨진 보석이다. 땅의 기운을 머금은 화이트 트러플은 특유의 향으로 식도락가를 유혹하고, 파스타와 리소토,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에 방점을 찍어준다. 특히, 알바는 미식과 와인 분야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유네스코 미식 분야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게다가 매년 이 지역에서는 알바의 화이트 트러플을 알리는 행사도 있다. 10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초에 열리는 ‘알바 국제 화이트 트러플 박람회(Fiera Internazionale del Tartufo Bianco d’Alba)와 ‘알바 국제 화이트 트러플 옥션(Asta Mondiale del Tartufo Bianco d'Alba)’이 대표적이다. 참고로 올해 홍콩 경매에서는 약 1kg의 화이트 트러플이 15만4,000달러(한화 약 2억1,500만원)에 낙찰됐다.
순례자의 길을 따라서
랑게 몬페라토 로에로 지역은 문화적으로도 흥미롭다. 순례자의 길 비아프란치제나(Via Francigena)를 따라가는 여정,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이 있는 베촐라노 수도원(Abbazia di Vezzolano), 세라룽가 달바와 바롤로(Serralunga d’Alba e Barolo) 같은 중세 고성, 몬페라토 북부 ‘성인들의 땅’의 종교적인 가치를 찾아 여행할 수 있다. 이탈리아 문학에 관심이 많다면, 시인 비토리오 알피에리(Vittorio Alfieri)가 태어난 아스티로 향해도 된다.
활동가에게 추천하는 코스
랑게 몬페라토 로에로를 새로운 관점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야외 액티비티를 즐기면 된다. 트레킹, MTB 및 로드사이클링, 승마, 노르딕워킹, 골프, 열기구 등 연중 즐길 수 있다. 포도밭 사잇길, 탁 트인 도로, 요새, 언덕에 자리한 마을, 숲 등 자연과 가까운 이상적인 환경이다. 참고로 랑게 몬테라토 로에로 구릉은 201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정 중 지하 와인저장고 칸티나(cantina) 또는 특산품 상점에서 맛있는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격한 운동이 힘들다면 전기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포도밭을 달려도 된다.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