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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분명 손해보는 장사" 혼다는 왜 닛산의 손을 잡았을까?

2024.12.26. 13: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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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우치다 닛산 CEO (왼쪽)와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 (오른쪽)가 양사의 합병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마코토 우치다 닛산 CEO (왼쪽)와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 (오른쪽)가 양사의 합병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공식화했다. 두 회사는 23일(현지 시각), 공동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사업 통합 절차를 논의하고 검토하기 위해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혼다는 지난해 기준 385만 대, 닛산은 329만 대를 각각 팔았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별 순위로 보면 혼다는 현대차(399만 대)에 이어 5위, 닛산은 6위다. 두 회사를 합치면 710만 대, 여기에 닛산이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79만 대)를 더하면 789만 대로 현대차와 기아(308만 대)를 합친 것(708만 대)보다 많아진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이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날 MOU를 시작으로 2025년 6월까지 주식 양도 계획을 포함한 사업 통합 내용을 확정하고 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 4월에는 각 사의 주주총회 승인을 받고 2026년 8월 새로운 회사를 출범시킨다는 일정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표면적으로 각 사의 고유한 지식과 인적 자원, 기술 등 경영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플랫폼, 생산 공정, 구매, 공급망, 금융은 물론 AI와 전동화 전환을 위한 인재를 통합고 공유함으로써 엄청난 시너지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매출 30조 엔, 영업이익 3조 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두 회사의 합병을 혼다가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합병의 목적도 닛산의 경영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고 이사 및 대표 이사 또는 최고 경영자의 지명권도 혼다가 갖고 있다. 사실상 닛산이 혼다에 흡수되는 형태로까지 보인다.

외견상 비슷한 규모지만 혼다는 연간 수천만 대 규모의 모터사이클 사업이 있다. 누가 봐도 손해를 볼 것 같은 혼다는 왜 닛산의 손을 잡았을까?

우선은 중국을 견제할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혼다의 미베 도시히로 CEO도 중국에 맞서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추진했고 2030년까지는 반격의 채비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혼다와 닛산 모두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닛산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한 277만 4297대에 그치고 있다. 중국 시장 부진의 영향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닛산의 중국 판매량은 10.0%나 줄었다. 혼다의 중국 판매량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21.48%나 줄었다. 

상황이 비슷하지만, 문제는 닛산의 경우 부진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 극복을 위해 글로벌 생산량 감축과 일자리를 줄이는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친 닛산이 배 이상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혼다의 손을 뿌리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2024년 3월 기준 혼다의 직전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1조 3820억엔, 닛산은 5687억 엔을 각각 기록했다. 서로의 장점을 살린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혼다와 닛산이 각각 갖고 있는 강점은 모터사이클과 전기차 부문이다. 혼다의 모터사이클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간 2000만 대를 팔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다.

닛산은 2010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리프(Leaf)를 만들었다. 지난 2020년 전기차로는 세계 최초로 누적 50만 대 판매를 돌파했고 지금도 팔고 있다. 닛산은 리프로 축적한 전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아리아 등 4종의 순수 전기차 라인을 갖고 있다.

혼다의 모터사이클에 닛산의 전동화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모델의 탄생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직 난관은 남아있다. 닛산과 르노와의 관계, 일본 정부가 거대 기업의 합병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손해 보는 장사를 시작한 혼다가 협상 과정을 어떻게 유리하게 끌고 나갈지도 관심사다. 

혼다코리아가 닛산의 모델을 팔 수 있게 되는 건지도 궁금해진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닛산 브랜드 철수를 아쉬워한 사람들이 있는 만큼 가능하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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